내용요약 한국, 가나에 2-3 패배
경기 내용 좋았지만 승리 실패
12월 3일(한국 시각)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3차전
벤투호가 가나에 지면서 16강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벤투 감독이 경기 중 초조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벤투호가 가나에 지면서 16강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벤투 감독이 경기 중 초조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심재희 기자] 흔히 말하는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표현을 쓰기엔 결과에 대한 아쉬움이 더 크다. 경기 내용이 더 좋았다고 평가하는 것도 별 의미가 없어 보인다.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골이 더 적었고, 공수에 걸쳐 여러 약점을 다시 노출했다. 어려운 상황에서 반격에 성공해 동점을 만들었으나, 결국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벤투호가 '아프리카의 강호' 가나의 벽에 가로막혔다. 우루과이전처럼 조직적인 모습을 경기 초반 잘 보였지만 전반전 중반 급격하게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위기를 맞이했다. 주도권을 잡았으나 제대로 된 슈팅을 날리지 못했고, 결국 흐름을 넘겨준 다음 연속 실점하며 끌려갔다. 또다시 뒤에서 쫓아가는 좋지 않은 흐름에 놓이고 말았다. 

전열을 재정비하고 후반전 초반 승부수를 띄우고 동점을 이뤄 역전승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하지만 힘이 모자랐다. 오히려 추격에 성공한 뒤 잠시 숨을 고르는 타이밍에 다시 실점했다. 치명타였다. 이후 잡힐 듯 잡힐 듯 잡히지 않았다. 체력은 떨어지고 공격의 정확도도 하락했다. 교체 멤버를 투입해 최선을 다했으나 에너지가 부족했다. 

한국은 4-2-3-1 전형으로 가나와 맞섰다. 수비 집중력 부족으로 3골을 내주며 아쉬운 패배를 떠안았다. /그래픽=심재희 기자
한국은 4-2-3-1 전형으로 가나와 맞섰다. 수비 집중력 부족으로 3골을 내주며 아쉬운 패배를 떠안았다. /그래픽=심재희 기자

물론 끝까지 투혼을 발휘한 태극전사들에게 박수를 보내야 한다. 그러나 세부 기록의 숫자에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 점유율이 더 높고 유효슈팅이 더 많아도 지는 경우가 많다. 축구는 여전히 기록의 스포츠가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힘 배분과 집중력, 골결정력과 전형 및 전술 탄력성, 그리고 경기 운까지. 냉정하게 볼 때 벤투호는 가나에 여러 면에서 뒤져 패배의 쓴 잔을 들었다. 

친구들과 술자리에서 축구 이야기를 하면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녀석이 있다. 바로 '만약'이다. '만약에 그때 골을 넣었으면 이겼을 거다', '또 만약에 누구를 투입했으면 더 나았을 거다', '또 또 만약에 심판이 판정을 제대로 내렸다면 달랐을 거다' 등 이야깃거리는 한도 끝도 없다. 취기가 오르면 결국 이런 식으로 마무리 된다. '만약을 더 쓰면 월드컵 우승도 하겠다.'

월드컵 같은 단기전은 결과가 모든 것을 말한다. 그래서 '만약'을 빨리 지우는 자세가 중요하다. 승부에 '만약'이란 단어는 전혀 의미가 없으니 말이다. 지나간 경기는 복기하며 약점을 커버하고 강점을 더 잘 살리는 데 활용해야 한다. 벤투호는 여전히 16강 진출 가능성을 살려두고 있다. 아직 끝난 게 아니다. 포르투갈과 3차전에 모든 것을 쏟아부으면 된다. 

스포츠산업부장

심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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