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WMO, '온실가스 연보' 발표
이산화탄소 비롯 메탄·아산화질소 농도도 증가세
"온실가스 농도, 상승세의 끝 보이지 않아...2023년에도 증가"
지난해 전 세계 온실가스 농도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전 세계 온실가스 농도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지난해 전 세계 온실가스 농도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이산화탄소 농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50%이상 증가했고, 아산화질소 농도는 기록 이래 최고점을 찍었다. 

15일(현지시간) 세계기상기구(WMO)는 '온실가스 연보(Greenhouse Gas Bulletin)'를 발표하면서 "화석연료 연소로 인해 발생하는 온실가스 농도가 다시 한번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상승세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이어 올해 온실가스 농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는 지난해 약 50% 이상이 증가했다. 그 가운데 이산화탄소의 증가량이 약 78%를 차지했다. 이로 인한 지구 온난화는 49%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이산화탄소 농도는 2021년 대비 2.2ppm 늘어난 417.9ppm을 기록했다. 고무적인 것은 이산화탄소 증가율이 최근 10년 평균치 아래를 밑돌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단기적 변화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자연적인 탄소 순환으로 인한 변화일 가능성이 높다'며 "산업활동 결과에 따른 배출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태평양의 적도 지역에서 저수온 현상이 5개월 이상 일어나 생기는 이상현상인 라니냐 현상이 여러 해 지속되면서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라니냐의 반대 현상인 엘니뇨가 강화되는 만큼 온실가스 농도는 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온실가스 내 메탄과 아산화질소의 농도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메탄가스는 화석연료 산업과 가축 및 폐기물 처리장에서 주로 나오는 가스로, 10여년 동안 대기에 남아 있는 물질로 알려졌다. 

메탄은 지난해 1923ppb가량이 대기에 남아있으면서, 배출량은 지난해 다시 상승 곡선을 그렸다. 2021~2022년까지 증가치(16ppb)은 2020~2021년 수치보다 다소 낮았지만, 지난 10년 동안 연평균 증가치(10.2ppb)보다는 높았다. 

이에 과학자들은 "메탄 배출의 가속화는 습지에 미치는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인해 좋지 않은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산화질소의 경우 오존층을 파괴하는 가스로, 비료의 남용과 농작물 폐기물 연소 및 산업 활동에서 발생한다. 지난해 아산화질소 농도는 기록 이래 최대치인 335.8ppb으로 확인됐다. 

주요 온실가스 증가율(왼쪽부터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 WMO 제공. 
주요 온실가스 증가율(왼쪽부터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 WMO 제공. 

WMO 사무총장인 페테리 탈라스(Petteri Taalas)는 이번 발표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과학계의 수십 년간의 경고와 수천 페이지에 달하는 보고서, 수십 차례의 기후 회의 등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온실가스 농도 수준을 봤을 때 2100년까지 지구 온도를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상승을 억제하자는 파리 협정 목표를 훨씬 웃도는 '기온 상승의 길'로 접어들었다"며 "더 극심한 날씨를 동반하고, 사회경제적·환경적 비용은 치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탈라스 사무총장은 "대기 중 과도한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마법의 지팡이는 없다"며 "다만 WMO의 새로운 글로벌 온실가스 감시(Global Greenhouse Gas Watch)로 기후 변화의 원인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도구를 보유했다. 이는 보다 야심찬 기후 목표를 지원하기 위한 지속적인 관찰과 모니터링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도의 증가세를 비롯해 전문가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는 온실가스 감축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 모양새다. 최근 UN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화석연료 생산자들은 지구의 탄소 예산을 두 배 이상 깎을 계획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계획을 "인류의 미래에 의문을 제기하는 '광기'"라고 비판했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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