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민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송재민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한스경제/송재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도시의 지속가능성은 국내 민간 기업의 환경·사회·거버넌스(ESG) 성과를 활성화하고 향상하는 초석이다. 도시의 지속가능성은 다양한 개념으로 정의되고 측정될 수 있는데, 그중에서 UN의 SDG(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지속가능발전목표)는 전 지구적 차원의 지속가능성 달성을 위한 목표를 정하고 측정하는 대표적인 프레임워크이다. SDG와 ESG는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예를 들어, 탄소 배출량 감축, 근로 조건 개선, 다양성 및 포용성 증진 등 많은 SDG 목표가 ESG 이행을 통해서 달성될 수 있으며, 역으로 ESG 투자는 SDG 달성을 가속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면, 보다 구체적으로 도시의 지속가능성이 기업의 ESG 목표 실현에 중요한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자. 우선, 도시의 다양한 지속가능성 정책에는 청정에너지, 효율적인 교통, 폐기물 관리, 친환경 건물 표준에 대한 투자 등과 같이 주요 인프라 개발과 규제에 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민간 기업은 이와 같은 지역의 지속가능한 인프라를 활용하여 기업의 운영 비용, 에너지 소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다. 또, 정부의 지속가능한 기업 활동에 대한 다양한 세제 및 인센티브 지원은 기업이 배출량 감소 및 자원 절약과 같은 행위를 유도한다. 

둘째, 지속가능한 도시 환경은 교육, 의료, 문화 편의시설에 대한 접근성을 제공하여 높은 삶의 질을 제공한다. 이는 도시를 시민들이 거주하고 일하기에 매력적인 장소로 만들어 나간다. 지역 민간 기업은 지속가능한 도시에 입지하여 혁신과 경쟁력에 필수적인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고 유지할 수 있다는 이점을 누릴 수 있다. 또한, 지속가능한 도시에서는 일반적으로 시민과 주요 이해당사자들의 환경 및 사회 문제에 대한 목표치가 높은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지역의 기업들은 이와 같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지역사회의 지속가능성 가치에 부합하지 못하는 기업은 기업 평판 및 소비자 신뢰에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셋째, 지속가능한 도시는 기상이변이나 사회 불안과 같은 환경적, 사회적 충격을 견딜 수 있는 준비가 더 잘 되어 있다. 지역 기업은 지속가능하고 회복탄력적인 도시에서 운영함으로써 이러한 위험에 대한 노출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ESG의 리스크 관리 및 복원력 차원에서 우위를 가질 수 있다. 

2023년 우리나라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현황 (Sachs, J.D., Lafortune, G., Fuller, G., Drumm, E. (2023). Implementing the SDG Stimulus. Sustainable Development Report 2023. Paris: SDSN, Dublin: Dublin University Press, 2023. https://dashboards.sdgindex.org/profiles/korea-rep)
2023년 우리나라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현황 (Sachs, J.D., Lafortune, G., Fuller, G., Drumm, E. (2023). Implementing the SDG Stimulus. Sustainable Development Report 2023. Paris: SDSN, Dublin: Dublin University Press, 2023. https://dashboards.sdgindex.org/profiles/korea-rep)

마지막으로, 지속가능한 도시 환경은 기업, 연구 기관, 정부 기관 간의 혁신과 협업을 촉진한다. 지역 민간 기업은 이러한 네트워크를 통해 ESG 관련 혁신과 모범 사례를 주도할 수 있는 연구, 기술, 협업 기회에 접근할 수 있다.

따라서, 기업과 기관의 ESG 성과 창출을 위해서는 각 개별적인 조직의 ESG 노력도 중요하지만, 어떤 도시 또는 어떤 국가에 입지해야 하는 지가 다른 어느 시기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그러면 우리나라의 지속가능성 수준은 어떠한가? 매년 SDSN(Sustainable Develoment Solutions Network)에서는 각 국가의 SDG 이행 상황을 모니터링해서 발표하고 있다. 2023년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166개 국가 중 31위를 차지하였다. 성적이란 어떠한 기준으로 측정되었는지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현재 SDGs는 전 세계적으로 지속가능정도를 측정하는 보편적인 프레임워크로 다른 나라와 비교가 가능하기 때문에 현재 우리나라의 수준을 평가하는 데에 중요한 바로미터(barometer)가 된다.

31등이라 하면 수능성적으로는 3등급에 해당하는데, 보는 사람에 따라서 이 성적이 훌륭할 수도 부족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나 국가적 위상을 고려했을 때 현재의 성적은 반성의 여지가 크다. 향후 우리나라의 국가적 차원 및 각 도시 차원에서의 지속가능성 개선을 위해서는 목표별 현황에 대한 이해도 중요한데, 우리나라는 성평등과 자연보호 등에서 아직 낮은 점수를 보인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지역 및 도시에 따라서도 지속가능성의 전반적인 수준 및 부문 간 성과의 편차가 크다.

앞으로 지속가능한 도시는 기업 하기 좋은 도시, 살기 좋은 도시이다. 도시 차원에서는 인구와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이 바로 도시의 환경, 사회, 경제를 좋게 만드는 것이며, 기업 차원에서는 도시의 지속가능성이 ESG 목표를 실현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다. 

 

송재민 교수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