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인구증가로 매립지내 배출량, 2050년까지 두배 증가 전망
"매립지 관리 잘 된다면 대기 및 수질 오염 종식될 것"
메탄 슈퍼 방출 사건이 매달 23건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메탄 슈퍼 방출 사건이 매달 23건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지구 온난화 주범으로 불리는 메탄의 다량 방출 사건이 매달 23.2건가량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메탄은 20년 동안 이산화탄소보다 80배 이상 강력한 영향을 미쳐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12일(현지시간) 가디언이 보도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1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총 1256건의 슈퍼 방출(super emitters)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인구가 많은 남아시아 국가에서 메탄 배출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메탄은 대기 중 존재하는 수명은 10~12년으로 비교적 짧지만, 영향은 다른 물질에 비해 강력하다. 메탄 배출은 2007년 이후 가속화됐고, 오늘날 기후위기의 중심에 있는 지구온난화 원인의 3분의 1가량을 메탄이 차지하고 있다. 이런 가속화는 지구 표면 온도를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하로 유지하자는 전 세계의 목표 달성을 힘들게 하고 있다. 

음식물쓰레기나 나무, 종이 등 유기 폐기물이 산소 없이 분해될 때 배출되고 있다. 이는 인간이 만드는 메탄 배출량의 약 20%를 차지한다. 그밖에 화석연료 관련 산업과 농축산 관련 분야는 각각 배출량의 40%를 치지한다. 

이에 과학자들은 메탄 감축이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도시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관리되지 않는 매립지 내 메탄 배출량이 2050년까지 두 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메탄 연구 권위자인 유완 니스벳(Euan Nisbet) 로열 홀러웨이 런던대 교수는 "대형 매립지는 많은 양의 메탄을 생성한다. 그러나 악취나고 불에 탄 매립지 위로 흙을 밀어내는 데에는 많은 비용이 들지 않는다"며 "이건 어려운 일이 아니(It’s not rocket science)"라고 말했다. 

매립지 위에 흙을 밀어내는 것은 토양 속 미생물이 메탄을 이산화탄소로 전환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니스벳 교수는 이로 인해 온실 효과는 97%까지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카를로스 시우바 필류(Carlos Silva Filho) 국제고형폐기물협회(ISWA) 회장은 "2030년까지 메탄 배출량을 30% 줄이겠다는 150개국의 글로벌 메탄 협약은 폐기물 산업의 배출량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달성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메탄 감축은 전 세계 온도 목표인 1.5도 상승 제한을 충족하는 유일한 해결책"이라며 "우리가 폐기물 부문에서 발생하는 메탄 배출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기후위기의) 판도를 바꾸는 일"이라고 말했다. 

메탄 다배출 국가로는 파키스탄과 인도, 방글라데시 등이다. 대표적으로 인도 수도인 델리에서는 2020년부터 매립지 내 메탄 슈퍼 방출 사건이 124건에 달한다. 

특히 지난 2022년 4월 뉴델리 외곽 발스와(Bhalswa)에서 발생한 매립지 화재는 최악의 방출 사건으로 꼽힌다. 당시 시간당 434톤의 메탄이 대기 중으로 쏟아졌다. 이는 6800만대의 휘발유 자동차가 동시에 운행하면서 내뿜는 오염과 맞먹는 수준이다.

인도의 경우 기후위기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나라 중 하나이기에 메탄 감축이 더욱 절실하다. 리차 싱(Richa Singh) 델리 과학·환경센터 박사는 "매립지 관리를 잘만 한다면 화재와 이로 인해 발생하는 대기 및 수질 오염은 종식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 세계 폐기물의 약 40%는 여전히 관리되지 않는 매립지로 보내지고 있다. 매립지 규제가 잘 이뤄지고 있다는 아르헨티나에서도 수도인 브에노스아이레스에서만 2019년부터 100건에 달하는 슈퍼 방출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지난 2020년 8월에는 시간당 230톤의 메탄이 배출됐다. 이는 자동차 3600만대가 동시에 달리는 것과 맞먹는다. 

메탄 감축을 위해 우선 폐기물에서 발생하는 메탄에 관심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필류 회장은 "폐기물은 여전히 간과되는 주제"라며 "많은 국가, 특히 남반구에 있는 국가들에는 우선순위가 아니"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폐기물이 회수시설로 가거나 매립지로 가거나 상관없이 눈에 띄지 않게 치워지면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폐기물 자체를 줄이는 것이 가장 빠르고 정확한 감축 방안이다. 그밖에 분해 방법을 바꾸거나 매립지에서 방출되는 일부 메탄을 포집하는 것도 감축 방법이 될 수 있다. 

다만 싱 박사는 "매립지를 토양으로 덮는 것은 빠르고 저렴하지만 오염 문제를 부분적으로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인도와 대부분의 개발도상국의 매립지는 과학적인 방식으로 건설되지 않았다. 매립가스나 유해 폐기물을 수집하는 메커니즘도 없다"고 설명했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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