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기후 공포증 현상 짙어져...기후변화에 불안감 증폭
응답자 20%, 기후 관련 뉴스에 불안감...병원 찾아
지구온난화로 인해 극도의 불안감을 느끼는 환자들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극도의 불안감을 느끼는 환자들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지구온난화로 인해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환자들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면서 주변 환경이 빠르게 바뀌는 것에 극도의 불안함을 느낀다는 것이다. 

불름버그통신에 따르면 심리치료사 캐롤라인 힉맨(Caroline Hickman)은 기후변화에 따른 심리 변화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총 10개국에서 1만명의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했다. 

연구 결과, 전체 59%가량이 기후변화를 '매우' 또는 '극도'로 걱정하고 있었다. 45% 이상은 현재 기후변화를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봤다. 

지난해 기후 변화 및 건강 저널(The Journal of Climate Change and Health)에 발표된 영국의 정신 건강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조사 역시 비슷한 결과를 내놨다. 연구에 따르면 정신 건강이나 정서적 고통의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꼽는 환자들이 상당수였고, 해가 거듭할수록 늘어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다만 기후변화에 따른 불안은 기존의 정신 건강 문제와 분리할 수 없어 분석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른바 기후 공포증(climate anxiety) 현상이 짙어지는 것이다. 기후 공포증은 기상 현상에 대한 과도한 두려움과 불안함을 겪는 심리적 장애를 말한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에 과도한 불안감을 겪는 이들의 경우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UN의 기후 관련 회의나 과학 보고서 발표, 악천후 발생 등의 소식을 접할 경우 불안감이 심해졌다. 

블룸버그 자체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20%가량은 이런 뉴스를 듣고 불안함이 증폭될 경우 정신 건강 전문의와 상담한다고 답했다. 

심각한 경우, 강박적으로 날씨를 확인하는 것은 물론 기후변화에 대한 불안감으로 일상 생활에서도 어려움을 겪었다. 힉맨의 연구에 따르면 이들은 친구와 가족에게서 소외감을 느끼며,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괴로워했다. 특히 이런 환경에서 누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까지 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기후 환경 전문가인 사라 레이(Sarah Ray) 역시 "환경에 대해 심각한 자기 혐오적 죄책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음식 섭취를 중단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일부 환자들은 자살이 유일한 해결책이라 생각해 자살 시도를 했다고 고백했다. 여러 연구에서도 기후변화와 자살율은 연관성이 있다고 봤다. 기온이 올라감에 따라 자살 시도가 늘어나고, 관련 증상 호소로 응급실을 방문하는 비율도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 자체 설문의 응답자들도 비슷한 증상을 호소했다. 특히 기후 불안은 자녀 출산이나 거주지 등 많은 것을 선택할 때마다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응답자인 나탈리 워렌(Natalie Warren)은 "치료를 받지 않는 동안 어떠한 행동하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꼈다"며 "기후 불안은 이전의 정신 건강 문제와는 다르게 느껴졌다.  이는 내부가 아닌 외부적인 문제"라고 강조했다.

현재 기후 불안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케네디-윌리엄스는 "특히 아이를 가질지 말지의 문제는 엄청난 고통이 잇따르는 문제"라고 우려했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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