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OECD, 후티 공격으로 해상 운임 100% 상승...수입물가 5% 상승 전망
물류업계, “예상치 못한 홍해 이슈로 물류운임 증가하고, 선복확보 어려”
머스크 컨테이너선 / 울산항만공사 제공
머스크 컨테이너선 / 울산항만공사 제공

[한스경제=김우정 기자] 홍해서 발생한 예멘 후티 반군의 선박 대상 공격이 올해 하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선박공급 과잉으로 코로나 당시의 물류난까지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글로벌 2위 컨테이너선사 머스크(Maersk)의 찰스 반 데어 스틴 북미 지역 사장은 14일(현지시간) CNBC과의 인터뷰에서 “단기간 내 홍해에서 어떤 변화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잠재적으로 3분기까지 선박들의 우회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된다”고 답했다.

글로벌 선사들은 후티 반군의 드론, 미사일 공격을 피해 수에즈운하 대신 아프리카 대륙을 따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희망봉으로 우회하고 있다. 국내 최대 선사인 HMM도 아시아-북유럽 운항 일정이 평균 12주에서 최소 2~3주가 늘어났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 1월 희망봉 경유 선박은 일 평균 70척으로, 지난해 11월 평균 49척보다 43%가 증가했다.

홍해 운항을 재개했던 CMA CGM도 지난 1일 홍해 운항 중단을 재선언했다. 이는 CMA CGM이 용선한 8600TEU급 컨테이너선 코이(Koi)호가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지난 1월 세계적인 석유회사 쉘(Shell)도 홍해 운송 중단을 발표했다.

크루즈업계 또한 홍해 내 충돌이 격화되자 예정됐던 크루즈 일정을 수정하거나 취소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크루즈선사 로열캐리비안(Royal Caribbean)과 실버시크루즈(Silversea Cruises)는 올해 1~2월 예정됐던 홍해 통과일정을 취소했으며, MSC 크루즈선도 오는 4월에 예정된 3개의 일정을 취소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 따르면 수에즈운하는 지난해 세계무역의 12~15%를 처리했다. 이는 지난 두달간 무역량이 42% 감소한 것이다. 업계의 조사 결과에서도 지난 1월 한 달간 수에즈운하를 통과한 선박은 하루 평균 46척으로, 지난해 11월 평균 76척보다 40%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량 또한 지난해 11월 수에즈운하에는 50만개의 컨테이너가 이동했지만, 올해 1월 기준 20만개의 컨테이너만 운하를 통과했다.

UNTCD는 “컨테이너 운송의 장기 중단은 글로벌 공급망에 직접적인 위협으로, 운송지연과 비용 상승의 위험을 높인다”며 “현재 컨테이너 운임은 코로나19 위기 당시 최고치의 절반 수준이지만, 소비자에게 1년 이내로 가격 인상의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홍해 해운 위기로 전 세계 화주들이 화물을 운송하기 위해 지불하는 해운운임이 급등했다. 지난 9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166.31포인트로, 작년 11월 17일 999.92포인트에서 지난 1월 5일 이후 지속해서 2000대선을 상회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후티의 홍해 위협으로 해상 운임이 100% 상승해 OECD 38개 회원국의 수입물가가 5% 높아지며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수입물가가 5%p 오르면, 1년 뒤에는 전체 소비자물가지수(CPI)가 0.4%p 오를 수 있다.

OECD는 “분쟁이 확대되면 현재보다 더 광범위하게 해운에 차질이 생기고, 공급 병목 현상이 심화돼 중동에서 아시아, 유럽, 미주로 석유와 가스를 수송하는 주요 경로에 교통이 중단되면 에너지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현재 해운시장에 선박 공급과잉으로 비용 압박이 아직까진 심각하지 않다”고도 덧붙였다.

머스크도 지난해 실적 보고서에서 “올해도 공급과잉 문제가 이어질 것”이라며 “홍해 혼란의 기간과 정도에 대해 높은 불확실성이 남아 있지만 코로나 시기 당시만큼의 인플레이션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단기공급계약이 갱신된 상황이여서 눈에 두드러지는 영향은 없다. 그러나 유럽행 물량에 부과되는 서차지 이슈로 인해 홍해 이슈가 장기화된다면 변동성이 있을 것”이라며 “유럽 체코2공장이 완공된 만큼 물류비 현지화로 물류비 상승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홍해 이슈로 해운시황 자체에서 물류운임이 증가하고, 선복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물류기업들은 선복확보, 대체운송수단을 강구해 고객사들의 불편을 해소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산업부는 “현재 선적이나 인도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고, 운송기간이 지연되고, 운임이 상승해 발생하는 경미한 피해 정도로 확인된다”며 “원유나 가스 측면에서도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고 답했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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