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컨테이너선 수급불균형에 '몸살'...유조선은 양호. 건화물선은 보합
올해부터 해상탄소중립 요구 강화, 연료 선택 패착 가능성도 있어
 올해 1월 1일 부산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제공 
 올해 1월 1일 부산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제공 

[한스경제=김우정 기자] 올해 세계 해운시장은 지속되는 경기둔화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혹독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팬데믹 기간에 호황을 누렸던 컨테이너선은 지난해 안정화를 넘어 올해는 공급 과잉으로 시황 하락이 예견된다.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KOBC)에 따르면, 올해 컨테이너선 시장은 세계 교역량 둔화로 물동량이 줄어드는 반면, 2026년까지 신조선들이 대거 유입되며 수급 불균형이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KOBC)의 'KOBC 연간 해운시황보고서-2023년 회고 및 2024년 전망'의 '컨테이너선 수요 및 공급 추이 그래프 / 한국해양진흥공사 보고서 발췌 
한국해양진흥공사(KOBC)의 'KOBC 연간 해운시황보고서-2023년 회고 및 2024년 전망'의 '컨테이너선 수요 및 공급 추이 그래프 / 한국해양진흥공사 보고서 발췌 

영국의 해운시황분석기관인 MSI는 올해 컨테이너선 수요는 전년 대비 4% 성장하지만, 공급은 7%로 상회할 것이라 관측했다. 업계에 따르면, 신규 컨테이너선은 올해 260만TEU에 이어 2025년에 230만TEU가 인도될 예정이다.

특히 전 세계 각지에서 발생하는 지정학적 위기도 컨테이너선 시장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파나마운하는 운송량을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아시아에서 출발해 미국 동부로 향하는 선박은 수에즈운하로 항로를 변경했는데 수에즈운하에서는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선박들이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수출입물류플랫폼 트레드링스의 ‘쉽고(ShipGo)’ 데이터에 따르면, 홍해 사태로 독일 함부르크와 부산 간 평균운항시간과 평균지연일수가 지난해 3분기 대비 6일 증가했다.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VLCC(초대형 원유운반선)선 / HD현대중공업 제공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VLCC(초대형 원유운반선)선 / HD현대중공업 제공

이에 반해 유조선 시장은 공급이 수요를 커버하며 양호한 시황이 예견된다.

올해 전 세계 석유 공급 증가율은 전년 대비 1%에 그칠 전망이다. 국제유가부양을 위해 주요 산유국들이 공급 조절 강도를 증대했지만, 미국과 브라질, 멕시코 등의 석유 생산량 증가가 감소폭을 상쇄한 것이다. 

그럼에도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수요 증가로 교역 규모는 확대돼 올해 유조선 물동량은 전년 대비 3.4% 증가될 전망이다.

특히 전 세계 전쟁 장기화로 형성된 원거리 교역은 선박 공급 감소효과를 유발했다. 최근 수년간 유조선 신조 발주량도 줄은 상황이라 유조선 공급은 수요 대비 부족한 상황이다.

팬오션의 208K 철광석 운반선 ‘PAN COSMOS’호 / 팬오션 제공
팬오션의 208K 철광석 운반선 ‘PAN COSMOS’호 / 팬오션 제공

올해 건화물선 시황은 수요와 공급이 각각 전년 대비 2.1%, 2.3% 증가해 지난해와 유사할 전망이다. 건화물선 시황은 철강, 철광석, 석탄, 곡물 등을 운송하는 만큼 중국경기와 친환경 에너지 정책, 전 세계 곡물 생산량 등에 영향을 받는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 세계 석탄 사용량이 지난해 정점을 찍은 후 올해부터 감소할 것이라 예측한 바 있다. 특히 중국이 석탄 자체 생산과 대기질 개선을 위한 석탄 사용량 통제 등을 시행하고 있어 2026년까지 중국의 석탄 수요는 꾸준히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과 남미의 곡물 생산량로 건화물선 수요는 소폭 증가했으며, 선복량 또한 적은 신조선 발주량과 폐선 증가로 소폭 증가에 그쳤다.

KOBC는 "올해부터 건화물선 선박별 선박탄소집약도지수(CII) 등급이 부여되지만, 탄소배출기준 미충족 선박에 대한 실제적 제재 방안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즉각적인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올해 해운업의 중장기적인 리스크로 ‘해상탄소중립 규제’가 꼽힌다. 올해 1월 1일부터 해운업이 유럽연합(EU)의 배출권거래제(ETS)에 포함돼 EU 항만에 기항하는 5000GT 이상 선박은 온실가스 배출량의 배출권을 구매하여 EU 당국에 제출·지불해야 한다.

수출입은행은 “세계 해상탄소중립 요구의 강화로 규제가 강화되며 선사의 비용 부담이 높아지는 점과 선사의 연료 선택 패착으로 시장에서 실패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이 올해 해운시황의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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