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전 세계 운송량 18%,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
미국 해군 호위로 머스크·CMA CGM 홍해 복귀, 나머지 선사는 ‘아직’
수에즈운하 통과하는 컨테이너선 / 연합뉴스 제공
수에즈운하 통과하는 컨테이너선 / 연합뉴스 제공

[한스경제=김우정 기자] 예멘 후티(Houthi) 반군이 홍해 해협을 통과하는 화물선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이에 유럽으로 향하는 선박들이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항로를 변경하자 운송비 증가와 배송지연이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파나마운하도 막혀있어 글로벌 공급망 혼란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홍해 해협을 지나는 대부분의 선박은 이집트 수에즈운하를 통과한다. 수에즈운하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중요한 관문으로, 전 세계 해상 컨물동량의 30%, 상품무역의 12%를 차지하는 주요 해상 교역로이다.

후티 반군은 지난 12월 한 달간 14척의 상선을 향해 100회 이상의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그 과정에서 스위스 선사 MSC의 컨테이너선 ‘MSC United VIII’호가 공격을 받은 바 있다.

이에 글로벌 선사들은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으로 항로를 우회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우회항로를 이용하면 운송시간이 최소 7일에서 최대 10일까지 늘어나고, 최소 100만달러의 비용이 추가된다고 전했다.

지난 28일 미국 디지털포워더업체인 플렉스포트(Flexport)에 따르면, 총 430만개의 컨테이너를 운반하는 선박 299척이 항로를 변경했거나 변경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주 대비 약 2배, 전 세계 운송량의 18%에 해당한다.

같은날 클락슨리서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2월 마지막 주 컨테이너선 입항은 87%, 유조선은 30%, 자동차운반선은 25%가 감소했다.

장거리 운송이 지속될 경우 선박에 실린 상품에 대한 소비자 가격도 덩달아 높아진다.

노르웨이 해운시장 분석업체인 제나타(Xeneta)의 추산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극동아시아에서 지중해까지의 운송비는 2320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12월 초 FEU당 1865달러에 비해 20% 상승한 것이다.

예멘 후티 반군 / 연합뉴스 제공
예멘 후티 반군 / 연합뉴스 제공

이어 제네타는 “해당 운임은 FEU당 400~2000달러 사이의 추가적인 위험비용과 긴급복구비용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즉 코로나19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글로벌 해상운임이 홍해 사태로 올해 마지막 일주일간 3~4배 급등한 것이다.

일주일 간 홍해 해협 운송을 중단했던 주요 글로벌 선사들은 점차 각자의 살길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세계 2위인 덴마크 선사 머스크(Maersk)와 3위인 프랑스 선사 CMA CGM은 홍해로의 복귀를 발표했다. 지난 27일 머스크는 성명을 통해 “미국 해군 주도 연합인 ‘번영 수호자 작전(OPG)’ 이니셔티브가 가동되며 홍해를 통해 동쪽과 서쪽으로 항해를 재개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적선사인 HMM을 비롯해 독일선사인 하팍로이드(Hapag-Lloyd)와 대만선사인 에버그린(Evergreen)과 양밍(YangMing), 북유럽의 왈레니우스 빌헬름센(Wallenius Wilhelmsen), 일본의 3대 해운사(NYK, MOL, 케이라인) 통합법인 ONE 등은 여전히 우회항로를 유지 중이다.

특히 올해는 가뭄으로 파나마운하가 통항선박 수를 제한하고 있어 플랙스포트는 "최악의 경우 전 세계 운송능력이 20% 감소할 것"이라 경고했다.

이에 이케아(IKEA), 아마존(Amazon), 홈디포(Home Depot) 등 글로벌 유통업체들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발생한 글로벌 공급망 혼란이 되풀이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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