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워니·오재현과 찰떡 호흡
리그와 EASL 우승 다짐
서울 SK 오세근. /박종민 기자
서울 SK 오세근. /박종민 기자

[세부(필리핀)=한스경제 박종민 기자] “동아시아에서 KBL은 높은 수준의 리그인 것 같다.”

서울 SK 나이츠의 빅맨 오세근(37)이 한국프로농구의 강점을 설명했다. 안양 정관장 레드부스터스와 2023-2024 동아시아 슈퍼리그(EASL) 준결승전을 앞두고 본지와 만난 오세근은 “지난해에도 SK(준우승)와 당시 (제가 속했던) KGC인삼공사(현 정관장)가 결승에 올라갔고 올 시즌에도 두 팀이 4강에 올랐다”며 “나라들마다 리그 수준이 높아졌고 특히 필리핀은 개인기가 좋았던 선수들이 많지만 한국 선수들은 슈팅이 좋고 조직력도 훌륭하다. 필리핀, 대만 등보다 앞선 것 같다”고 분석했다.

SK와 정관장의 EASL 준결승전은 8일 필리핀 세부 라푸라푸시의 훕스돔에서 열린다. 오세근은 “규정상 외국인 선수 2명이 뛸 수 있다 보니 제가 경기에 많은 시간을 뛸지는 모르겠다. 출전 시간을 잘 살려서 경기해야 할 것 같다. 올 시즌 정관장에 한 번도 지지 않았다. 선수들이 방심하지 않고 잘 준비해서 임하면 준결승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워니·오재현과 찰떡 호흡

오세근은 KBL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데뷔 시즌이었던 2011-2012시즌에 신인왕과 플레이오프(PO) 최우수선수(MVP)에 올랐고 2016-2017시즌에는 MVP 3관왕(정규리그·올스타전·PO)에 등극했다. 지난 시즌에도 KGC인삼공사 유니폼을 입고 팀 우승을 이끌며 PO MVP를 거머쥐었다.

SK 이적 첫 시즌인 올 시즌 골 밑에서 궂은일을 도맡으며 자밀 워니를 지원사격하고 있다. 오세근은 “훈련과 경기를 하며 대화도 많이 하고 있다. (워니와) 동선이 최대한 겹치지 않게 하려 하고 있다. 저희 팀의 코어는 워니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맞추려고 많이 생각한다. 초반보단 (호흡이) 아주 좋아진 것 같다”고 돌아봤다.

최근 남다른 리딩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후배 오재현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오세근은 “재현이는 (김)선형이가 부상으로 빠지고 주전 가드로 뛰면서 자신감이 많이 올라온 것 같다. 수비는 워낙 잘했던 선수이고 공격에서도 3점슛, 미들레인지슛 등 슈팅에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 보기 좋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엔 패스에 눈을 뜬 것 같다. 대표팀에 다녀와서 특히 그렇다. 그런 부분들이 좋아지면서 저와 워니의 동선도 잘 안 겹치게 되는 부분이 있다. 가드 선수들이 패스를 잘해주면 골 밑에 있는 저희는 득점과 움직임에서 더 좋은 모습이 나오는 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발목 부상으로 이번 EASL 일정에 동행하지 않은 김선형은 조만간 복귀할 예정이다. 오세근은 김선형과 중앙대 시절 52연승 신화를 일궈냈던 막역한 사이다. 그는 “올 시즌 초반부터 선형이와 같이 계속 뛰었다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컨디션이 빨리 회복돼 돌아오면 좋겠다. 남은 시즌 재미있게 같이 잘하면 좋겠다”고 바랐다.

SK 오세근. /KBL 제공
SK 오세근. /KBL 제공

◆리그와 EASL 우승 다짐

1985년생인 허일영이 팀 최고참격 선수이지만, 1987년생 오세근도 어느덧 30대 중반을 넘어선 베테랑이다. 자기관리에 대해 “늘 해오던 대로 하고 있다. 시즌이 바쁘게 흘러가서 보통 때와 다르게 힘든 부분이 있었는데 최근 휴식기에 감독님께서 개인적인 시간을 할애해 주셨다. 그때 몸 만드는 시간을 가졌다. 그게 저에겐 전화위복이 된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는 “무릎 부위가 좋지 못해서 재활했고 슈팅 연습도 많이 했다. 그런 시간이 많이 도움이 됐다. 보약과 영양제도 잘 챙겨 먹고 있다”고 웃었다.

“팀 시스템 내에서 주어진 역할을 잘 수행하며 다치지 않게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오세근은 “SK는 항상 상위권을 유지해 온 팀인 만큼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해서 우승하고 싶다. 이번 EASL에서도 마찬가지다. 선수들도 의욕을 보인다”고 힘주었다. 그는 “선형이가 빠진 상태이지만 (안)영준이가 돌아왔고 일영이 형도 제 컨디션을 찾았다. 기대된다. 일단 정관장과 준결승전을 잘 치른다면 결승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확신했다.

오세근은 “지금까지 이뤄왔던 것처럼 은퇴하는 날까지 열심히 하고 싶다. 꾸준히 응원해 주신 팬분들을 위해서도 열심히 뛰고 싶다”고 밝혔다. 농구 선수로서 뜨거운 열정을 품고 사는 오세근은 가족에 대한 애틋함도 드러냈다. “살아가는 이유가 가족이기도 하다”라는 그의 마지막 말에 적지 않은 감동이 밀려왔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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