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KBO "ABS의 도입으로 판정 정확도 96% 이상 수준으로 향상될 것"
"스트라이크 기준, 타자의 규정 악용 우려로 맨발 신장을 기준으로 삼았다"
"구종에 따른 스트라이크 판정의 차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
KBO가 7일  2024 KBO 규정·규칙 변화 미디어 설명회를 개최했다. /KBO 제공
KBO가 7일 2024 KBO 규정·규칙 변화 미디어 설명회를 개최했다. /KBO 제공

[한스경제=류정호 기자] 프로야구가 대격변을 맞이한다. 이에 프로야구를 주관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는 7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2024 KBO 규정·규칙 변화 미디어 설명회’를 개최했다.

올 시즌부터 ‘자동투구판정시스템(이하 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가 도입된다. ABS는 경기장에 설치된 카메라가 투수의 공 궤적과 등을 추적하면 기계가 스트라이크와 볼을 판정하는 시스템이다. 주심은 기계의 스트라이크와 볼 판정을 이어폰으로 수신하고 이를 그대로 전달한다.

처음 도입되는 시스템인 만큼 KBO는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설명회에 참석한 KBO 관계자는 “ABS 도입 이전 판정 정확도는 91.3% 수준이었다. ABS의 도입으로 95~96% 이상의 수준으로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스트라이크 존에 관한 문제는 없을 것이다. 존을 벗어난 공이 스트라이크로 판정되거나, 반대의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기를 치르는 선수단에도 태블릿 PC를 전달해 실시간으로 판정 결과를 공유할 것”이라고 전했다.

KBO는 경기 중에 ‘항의’까진 아니지만 확인 요청까지는 허용할 방침이다. 종종 트래킹 오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KBO는 “퓨처스리그(2군) 운영 결과 99.8%가 추적됐다”며 “공정하고 투명한 운영을 위해 확인 절차까지는 허용하고자 한다”고 했다.

KBO의 설명에 따르면 지난 시즌 프로야구의 경기당 평균 투구수는 약 300개였다. 타격과 파울을 제외한 심판 판정 횟수는 약 165개였다. 이 중 심판 판정과 피치 트래킹 시스템(PTS)의 판정 불일치한 투구수는 약 14.4개였다. PTS는 스트라이크였지만, 심판이 볼로 판정한 투구수는 약 7개였다. KBO는 “ABS의 존은 100% 일관성 있게 제공할 수 있다. 양 팀에 공정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ABS 시스템을 적용해 훈련 중인 KBO 심판위원. /KBO 제공
ABS 시스템을 적용해 훈련 중인 KBO 심판위원. /KBO 제공

스트라이크존은 선수 신장의 56.35%, 하단은 선수 신장의 27.64%를 적용한다. 타격 자세와 스파이크를 신었을 때가 아닌 맨발 신장을 기준으로 잡았다. KBO는 “타격 자세를 기준으로 잡으면, 타자가 규정을 악용할 우려가 있다”며 “타격 자세가 특이한 선수가 아니라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도 타격 자세는 고려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투수들은 대체로 낙차가 큰 변화구가 유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포수가 낮은 쪽에서 잡더라도 센서만 통과하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KBO의 답변은 달랐다. KBO는 “스트라이크 존 한 면만 봤을 때는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중간 면과 끝 면을 모두 통과해야 스트라이크로 잡힌다”며 “구종에 따른 차이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동안 프로야구는 중계사가 스트라이크존 그래픽을 자체적으로 선정해 송출했다. 하지만 ABS 도입으로 동일한 스트라이크존을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KBO는 “중계사와 협의 중”이라며 “지금까지는 앞쪽 면을 기준으로 삼아 실제 존과는 차이가 있었다. 구현할 수 있도록 협의 중”이라고 알렸다.

ABS 시스템이 장비 이상으로 오류가 발생했을 경우에는 주심이 대처할 수 있다. KBO는 “현장에서 ABS 운영 요원이 장비에 문제가 있으면 심판에게 전달한다”며 “오류를 복구할 수 있다면, 복구 완료 후 경기를 운영할 계획이다. 복구가 어렵다면 주심이 대체 운영할 수 있다”고 못 박았다. 또한 장비가 존과 구질을 잘못 파악에 판정에 이상이 있을 시에는 현장에서 ABS 운영 요원과 심판이 밟아야 할 절차가 마련돼 있다고 알렸다.

KBO가 발표한 ABS 스트라이크 존 기준. /KBO 제공
KBO가 발표한 ABS 스트라이크 존 기준. /KBO 제공

‘피치 클록(Pitch Clock)’은 전반기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 피치 클록이란 투수들의 투구 간격에 시간제한을 두는 제도다. 투수는 주자가 없는 경우 18초, 주자가 있을 때 23초 이내에 투구를 마쳐야 한다. 피치 클록은 투수가 공을 소유하고, 홈 플레이트 주위의 흙으로 뒤덮인 원 ‘더트 써클' 내에 포수와 타자가 위치했을 때 시작한다. 투수가 타자에게 투구하는 자연스러운 동작을 시작할 때 계측이 종료된다. 투수 교체 시에는 경기장 밖 불펜이 위치한 구장은 다음 투수가 워닝 트랙을 밟을 때 계측이 시작되며, 경기장 내 위치한 불펜은 불펜을 떠나는 순간 파울 라인을 넘지 않아도 계측된다.

KBO는 전반기 시범 도입한 피치 클록이 이른 시일 내 경기 시간을 줄일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는다. KBO는 “전반기는 적응에 주안점을 뒀다. 무엇보다도 원활한 경기 흐름이 우선”이라며 “선수들이 피치 클록 자체를 인지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힘주었다. 이어 “본격적으로 도입된 이후에는 3시간 이내에 경기가 끝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피치 클록에 사용되는 무선 통신 시스템 ‘피치컴(Pitchcom)' 또한 도입을 논의 중이다. KBO는 “피치 클록 도입이 결정된 지난해 말부터 구단들과 논의했다”며 “피치컴이 미국 장비이다 보니 한국 전파 인증을 따로 받아야한다. 해당 업체에 문의한 결과 빠르면 2개월 내 전파 인증이 완료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새로운 규정을 맞이한 프로야구는 9일 시범경기에 돌입한다. 정규 시즌은 23일 열린다.

류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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