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시중은행, 포롭테크 기업과 협업 통해 신사업 진출 모색
카카오뱅크, 프롭테크 기업에 전략적 투자 단행
은행권이 금융을 넘어 일상생활에 녹아들 수 있는 종합금융플랫폼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프롭테크(proptech)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각 사 제공
은행권이 금융을 넘어 일상생활에 녹아들 수 있는 종합금융플랫폼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프롭테크(proptech)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각 사 제공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로 산업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빅블러(Big Blur) 시대가 도래하면서 은행권이 금융을 넘어 일상생활에 녹아들 수 있는 종합금융플랫폼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프롭테크(proptech) 시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프롭테크(proptech)는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부동산 산업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 IT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산업·서비스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프롭테크 산업 영역은 △투자&금융(Investment & Financing) △프로젝트&개발(Project&Development) △부동산 관리(Property Management) △브로커리지&리싱(Brokerage&Leasing) 등, 4개 영역으로 구분하며 점차 공간에 관한 모든 기술을 포괄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한국프롭테크포럼에 따르면 전 세계 프롭테크 산업은 건설·부동산 분야의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며, 금융(FinTech), 건설(ConTech), 공유경제(Shared Economy) 등 연관 산업과 접점을 이루면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글로벌 핀테크 투자 규모가 2022년과 비교해 감소(2022년 7515건·19666억달러 → 2023년 4547건·1137억달러)한 가운데 프롭테크에 대한 투자는 134억달러 이상의 투자금이 유입되며 큰 성장세를 이어갔다. 

삼정KPMG 관계자는 “지난해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핀테크 시장이 상당히 위축됐지만 프롭테크 투자는 괄목할 만하게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국내 프롭테크 시장 역시 부동산 중개플랫폼, 부동산 정보 제공을 시작으로 부동산 관리 솔루션을 비롯해 공유서비스, 인테리어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프롭테크산업의 역사는 미국이나 유럽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지만, 새로운 트렌드 유입과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3년 8월 기준,  국내 프롭테크 스타트업은 249개(한국프롭테크포럼 회원사 기준)로 2018년 20여 개에 불과하던 것에 비교해 5년 만에 12배 이상의 성장세를 보였다. 

프롭테크 분야의 투자 유치액과 매출, 고용 등도 함께 증가했다. 2023년 기준 프롭테크 산업 매출은 1조 9445억원으로 2018년(5472억원)에 비해 255%가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관련 종사자(2018년 1466명→2023년 1만 965명)는 무려 648%나 늘어났다. 2023년 상반기 기준 프롭테크 투자금액은 5조 7278억원으로 2019년(5050억원)과 비교해 1034%가  증가했다. 

이에 국내은행은 수익 다각화의 일환으로 프롭테크 기업과 제휴 및 업무 협약을 통해 금융 연계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하나은행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2020년 모바일 앱에 ‘부동산 리치고’ 서비스를 출시했다. 부동산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학군·교통·시세· 단지 규모 등, 거주·투자 관점의 다양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아파트 단지별 거주 점수·투자 점수·AI 예측 가격 등을 제공한다. 

2022년에는 프롭테크 기업 트러스테이와 전략적 업무 협약을 통해 △동산 자산 및 임대 관리 플랫폼 ‘홈노크’ 내 임대료 정산 자동화 시스템 구축 △부동산 빅데이터를 활용한 금융 서비스 개발 △‘홈노크’ 제휴 금융 상품 출시 등 프롭테크 기반 금융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프롭테크 플랫폼 홈노크에 '임대료 자동수납 서비스'를 공동으로 출시했다. 

신한은행은 주택 및 숙박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롭테크 스타트업 홈컴퍼니와 손잡고 상호 부동산 데이터 교류·협력을 통한 고객 서비스 및 신사업 발굴 등의 공동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홈즈스튜디오’·‘홈즈스테이’·‘홈즈타운’ 등 홈컴퍼니 서비스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금융서비스 제공하고, 홈컴퍼니는 신한은행 고객을 대상으로 부동산 종합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부동산 임대관리 서비스앱인 ‘렌트온(Rent-ON)’을 출시했다. 이를 통해 각종 부동산을 임대하고 있는 개인 사업자와 법인 고객은 임대물 계약정보, 임대료 일정 등의 현황을 플랫폼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우리은행의 미국법인인 우리아메리카은행은 미국 내 부동산 투자상담·매매·임차사후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 코리니(Koriny)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코리니는 우리아메리카은행의 개인 및 기업 고객에게 온·오프라인 부동산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우리아메리카은행은 모기지대출, 기업대출 연계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우리아메리카은행은 미주 한인은행 최초로 미국내 비거주자에게도 홈 모기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국내 고객의 관련 서비스 이용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우리금융은 프롭테크, 부동산, 여행 등 생활 밀착형 업종 제휴를 통해 디지털 기반 신사업 진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에는 카카오뱅크가 에이치지이니셔티브(HGI), 엠와이소셜컴퍼니 등이 참여한 가운데 프롭테크 기업 빅테크플러스에 전략적 투자 진행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프롭테크 관련 서비스에서의 협업 가능성과 잠재적 성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투자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빅테크플러스는 부동산 등기, 대장을 실시간 열람 기능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롭테크 기업이다. 출범 이후 차별화된 소비자 경험과 고객 효용 중심의 상품을 제공해 온 카카오뱅크는 이번 투자를 통해 향후 임대인의 전세금 보호와 임대차 계약시 주의해야 할 정보 등을 이해하기 쉽고 편리한 서비스로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향후 공공정보 개방은 프롭테크 발전에 부스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며 핀테크 기업은 데이터 축적 및 시스템 고도화 등을 통해 다양한 영역으로 서비스를 확대될 것이다"며 "은행은 프롭테크 기업과 협업을 통해 개인 투자자의 니즈에 특화된 다양한 부동산 금융 상품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서 "프롭테크 영역에 신규 진입한 은행업은 프롭테크 기업과 업무 협약을 통해 부동산 부문에서도 개인에게 맞춤화된 금융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면서 "프롭테크 기업의 서비스에 적합한 금융 상품 개발을 통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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