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간 갈등 봉합 수순에 들어가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비서관이 20일 자진사퇴했다. 이른바 '회칼 테러'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인지 6일만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황 수석 사의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황 수석은 지난 14일 MBC를 비롯한 기자들과 오찬 자리에서 1980년대 언론인 회칼 테러 사건을 언급한 사실이 보도되면서 논란이 됐다.
MBC 보도에 따르면 황 수석은 "내가 정보사 나왔는데 1988년에 경제신문 기자가 압구정 현대아파트에서 칼에 찔렸다"고 말했다.
황 수석이 이야기한 사건은 1988년 8월 한 경제신문 사회부장직을 맡았던 오홍근 기자가 자신의 집 앞에서 괴한들에게 회칼로 습격을 당해 크게 다친 '정보사 회칼 테러 사건'이다.
수사 결과 괴한들은 군 정보사령부 소속 현역 군인들로 군을 비판한 오 기자의 칼럼에 불만을 품은 상관들의 명령에 따른 것이었다.
황 수석의 발언이 보도화되자 비판 여론이 확산됐다. 그는 16일 본인 명의 입장문을 통해 "저의 언행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공직자로서 언행을 각별히 조심하고, 더 책임 있게 처신하겠다"고 했다.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이하 총선)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에서는 황 수석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져 왔다. 총선이 불과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부적절한 발언이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발언이고, 본인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셔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경기 성남분당을에 출마한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과 경기 하남갑에 나선 이용 의원 등 대표적인 '친윤'(친윤석열)계 인사는 물론 윤희숙·최재형·김경진 등 격전지에 출마한 후보들 사이에서도 대통령실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황 수석의 사의를 받아들이면서 정부·여당 간 갈등이 봉합 수순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김호진 기자 hoo1006@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