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한동훈 “지면 끝, 서서 죽겠다”
이재명 “박근혜 내쫓듯 윤 대통령도”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모습이다. /연합뉴스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모습이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공천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여야가 본격적인 선거모드에 돌입한다. 하지만 각 당내 각종 악재가 터져나오면서 챙겨야 할 민생 현안과 미래비전 경쟁은 뒷전인 모양새다. 혐오와 비난을 총선 전략으로 내세운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현재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나름의 고충이 있다.

국민의힘은 '내부 변수'가 뼈아프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중 주호주 대사로 지명돼 논란이 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언론인 회칼 테러' 발언 논란을 일으킨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거취 문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친윤계(친윤석열계)' 핵심인사인 이철규 의원이 비례대표 후보 순번을 놓고 충돌해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이 다시 갈등을 빚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위원장은 20일 경기 안양 현장선거대책위원회에서 '당정 갈등 2라운드'의 갈림길에 섰다는 관측에 대해 "당과 정부는 운명공동체"라고 선을 그었다.

실제로 황 수석은 이날 오전 자진사퇴했고, 이 전 장관은 자진 귀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위원장은 "저희는 민심에 순응하려고 노력하는 정당”이라면서 "민주당은 민심을 거부하는 정당이다. 이런 상황은 그 차이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의 비례대표 특정 인사 요구 내용에 대해선 "비례대표를 정하는 절차는 시스템 공천에 따라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비명계(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박용진 의원이 서울 강북을 재경선 과정에서 또 다시 탈락하면서 당내에서는 '비명횡사' 논란이 재점화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페널티 55%를 안고 경선에 나선 박 의원은 재경선 과정에서도 '찍어내기' 수준의 조치들을 받았기 때문이다.

또 과거 막말이 소환되면서 도마 위에 오른 양문석 경기 안산갑 후보를 둘러싼 당내 갈등이 더해지면서 공천 마무리를 앞두고 공천 갈등이 또 불거지고 있다.

박 의원은 조수진 노무현재단 이사와 경선을 두고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평한 바 있는데, 실제 결과도 반전 없이 나왔다. 그는 재경선 결과 직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한민국 정치사에 민주당의 앞날에 다시는 이런 이들이 벌어지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적었다.

'노무현 비하' 발언으로 공천 취소 여론이 일고 있는 양 후보 문제도 후폭풍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거대 양당은 서로의 약점을 파고드는 공격적인 네거티브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발대식 및 공천자 대회에서 "남은 기간 죽어도 서서죽겠다는 자세로 뛰겠다"며 "(총선 패배 시) 종북 세력이 이 나라의 진정한 주를 장악하게 되는 선거가 될 것이다. 승리를 위해 반국가세력과도 연대하는 민주당, 한패인 범죄자들끼리 연대하는 민주당 아류 세력들"이라고 주장했다.

한 위원은 20일 험지인 경기 안양을 찾아 "우리 말고는 폭주하는 이재명의 사당화 세력을, 조국의 부패 세력을, 종북 통진당 아류 세력을 막을 수 없다"고 수위를 올렸다.

앞서 이 대표는 춘천과 원주를 방문해 "이제 권력을 회수할 때다. 그 서슬 퍼런 박근혜 정권도 우리가 힘을 모아서 권좌에서 내쫓지 않았나"라며 "윤석열 정권이 겨우 하는 일이 강경 모드로 한반도를 긴장에 빠뜨리는 것이다. 국민을 억압하는 것, 꼬투리 잡아 수사·압수수색으로 겁주는 것 밖에 없지 않느냐"라고 했다.

중앙선거대책위 합동회의 모두발언에선 "국민의 입과 귀를 틀어막고 민생 경제를 나락으로 빠뜨린 윤석열 정권이 이번 총선에서 입법권까지, 국회까지 장악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지겠나"라며 '국민 무서운 줄 모르는 무도한 정권은 반드시 심판받는다"고 꼬집었다.

정치권에서는 '말(言)의 전쟁'이 아닌 민생 경제를 살리는 정책 공약과 미래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한 위원장과 이 대표의 화법은 다르지만, 조급해 보인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는데, 확실한 효과를 내기 위함으로 보인다. 한 위원장은 종북, 폭주 등의 키워드에 집중하고 있고, 이 대표는 정권심판을 내세우고 있다"며 "상대를 물고 늘어져야 이긴다는 혐오정치가 계속되고 있어 씁쓸하다"고 말했다.

김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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