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여야 선대위 체제, 중도층 표심 잡기 시험대
與 도태우·장예찬 등, 野는 정봉주 공천 취소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본회의 대정문질문에서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실질 가계소득 증감율에 대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dpdaesung@sporbiz.co.kr 2024.02.23.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본회의 대정문질문에서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실질 가계소득 증감율에 대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dpdaesung@sporbiz.co.kr 2024.02.23.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이하 총선)를 20여일 앞두고 여야 후보들이 '막말' 논란으로 공천이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 총선 판세에 미칠 악영향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함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한편에서는 스윙보터(부동층 유권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야는 막말 논란으로 물의를 일으킨 후보들의 공천을 취소하는 초강수를 뒀다. 18일 기준 국민의힘은 5명의 후보자의 공천을 취소했다.

5·18 민주화운동 폄훼 발언에 '문재인 죽어도 그만' 발언이 추가로 드러난 도태우 후보, '돈봉투 수수 의혹'이 제기된 정우택 후보, 20대 때 서울시민의 교양 수준을 비하한 글을 올린 장예찬 후보, 불법 선거운동 의혹을 받고 있는 김현아 후보, 밀양시장 재임 당시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박일호 후보의 공천장을 회수했다.

돈봉투와 막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공천 취소로 논란 차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당 지지도가 절정에 달했던 2월 5주차(46.7%) 이후 3월 1주차(41.9%), 3월 2주차(37.9%)까지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막말 논란과 무관하지 않다.

더불어민주당은 'DMZ 지뢰 피해자에 목발 경품' 등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정봉주 후보의 공천을 취소하기로 했다. 민주당도 지지율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직전 조사에서 43.1%의 지지도를 얻었던 민주당은 이번 조사에서 2.3%포인트(p) 하락한 40.8%로 집계됐다.

민주당의 마지막 화약고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실패한 불량품'이라고 비하한 양문석 후보와 서울 강북을 전략 경선에 도전하는 박용진 의원이 거론된다.

양 후보는 "사퇴 여부는 전당원투표도 감수하겠다"며 직접 봉하마을을 찾아 사과했다. 사실상 사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 후보자의 과거 막말로 공천을 취소한 서울 강북을에 대한 관심도 집중된다. 현재 박 의원과 조수진 후보자가 경선을 치르기로 했지만, 박 의원 측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각 당이 공천장 회수에 나선 것은 본격적인 선거를 앞두고 무당층 표심을 고려한 조치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그만큼 이번 총선이 중도층 표심으로 갈라질 만큼 치열하다는 방증이다.

무당층의 추이를 살펴보면 2월 5주 4.2%로 가장 낮았다가 3월 1주(4.6%) 소폭 상승한 뒤 3월 2주에는 6.1%까지 늘었다. 표심을 결정하지 못한 무당층이 총선 승패를 좌우할 변수로 떠오른 만큼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서로를 겨냥한 비판도 빼놓지 않았다.

신주호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공보단 대변인은 17일 논평에서 "민주당은 그야말로 '막말과 국민 비하 정당'이라는 오명을 써도 모자람이 없다"며 "국민을 업신여기며 국민 위에 군림하겠다는 오만한 태도로, 연이어 터져 나오는 국민 비하의 유전자가 민주당 내에 깊이 각인돼 있다는 방증이다"라고 질타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18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공천 기준은 '역사부정과 망언'인가. 친일 집권여당다운 공천이다. 참으로 뻔뻔하다"고 꼬집었다.

연이은 '막말 리스크'로 곤혹을 치르는 가운데 여야는 이제 본격적인 선거모드에 돌입한다.

먼저 254곳 지역구 공천 작업을 끝낸 국민의힘은 이날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서 총선 출마가 확정된 지역구 후보자 의결을 마친 뒤, 19일 총선 후보자 대회에서 후보자들에게 공천장을 수여하며 본격적인 선거 체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은 김부겸 전 총리, 이해찬 전 대표와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3톱 체제를 구축했다. 선대위 공식 명칭은 '정권 심판·국민승리 선거대책위'로 민주당은 당내 공천 과정에서 일어난 잡음을 최대한 빨리 수습하고 윤석열 정권 심판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정당 지지율 조사는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 의뢰로 지난 14일부터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나 리얼미터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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