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한국, 2026 북중미 월드컵 C조 4차전 태국 원정에서 3-0 승리
황선홍호, 원팀과 새 얼굴의 등장으로 여러 소득 얻어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태국 원정에서 3-0으로 승리한 한국 선수단. /KFA 제공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태국 원정에서 3-0으로 승리한 한국 선수단. /KFA 제공

[한스경제=류정호 기자] 한국 축구가 어수선한 분위기를 다잡고 여러 소득을 얻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6일 오후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4차전에서 3-0 승리를 거뒀다. 한국은 이번 경기 승리로 2차 예선 C조 4경기에서 3승 1무 승점 10을 기록, 조 선두로 올라섰다. 한국은 상위 2팀에 주어지는 3차 예선 진출권을 목전에 뒀다. 한국은 승리와 함께 팀 분위기, 새로운 얼굴, 연속 실점 종료 등을 함께 챙겼다.

◆ ‘탁구 게이트’ 종료… 손흥민·이강인 골 합작

2차 예선 C조 4차전 태국전에서 팀의 두 번째 골을 합작한 손흥민과 이강인. /KFA
2차 예선 C조 4차전 태국전에서 팀의 두 번째 골을 합작한 손흥민과 이강인. /KFA

한국 축구는 올해 초반 여러 논란을 빚었다. 64년 만에 우승을 노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에서 탈락했고,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은 외유와 태도 논란으로 끝내 경질당했다.

가장 큰 문제는 선수단 내부 불화였다. 일명 ‘탁구 게이트’ 사건으로 알려진 선수단 불화는 주장 손흥민(32·토트넘 홋스퍼)과 떠오르는 핵심 선수 이강인(23·PSG)이 사건의 중심에 있어 충격을 줬다. 해당 사건은 이강인이 런던을 찾아 손흥민에게 직접 사과를 건네며 일단락됐다.

3월 A매치 태국 2연전을 위해 임시로 지휘봉을 잡은 황선홍 감독은 선임 당시 ‘원팀’을 강조했다. 황 감독은 “하나 된 모습이 중요하다”며 “마음을 열고 화합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힘주었다.

황 감독의 바람대로 태국 원정에서 드디어 대표팀의 하나 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후반 9분, 이강인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태국 골키퍼의 다리 사이를 뚫어내며 추가 골을 기록했다. 이후 이강인은 곧장 손흥민에게 달려와 포옹했다. 경기 종료 후 인터뷰에 나선 손흥민은 “오랜만에 강인 선수를 안아봐서 좋았다”며 “너무 귀엽고 앞으로도 잘해줬으면 좋겠다”는 말과 함께 웃었다. 이어 “오늘 분명히 보셨을거라 생각한다. 우리가 한 팀이 돼서 정말 멋진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기쁜 마음을 전했다.

황 감독 이후 새롭게 선임될 신임 감독에게 좋은 분위기로 팀을 넘겨줄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또한, 지난 카타르 아시안컵 1차전 바레인전부터 지난 21일 태국전까지 7경기 연속 실점을 틀어막은 점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 대표팀에 불어온 ‘K리거 바람’

A대표팀 데뷔골을 터뜨린 박진섭(5번). /KFA 제공
A대표팀 데뷔골을 터뜨린 박진섭(5번). /KFA 제공

이번 태국 2연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프로축구 K리그1(1부) 울산 HD의 주민규였다. 주민규는 지난 11일 소집 명단 발표 기준 33세 333일로 대표팀 사상 가장 늦은 나이에 처음 발탁된 선수가 됐다. 이어 주민규는 21일 태국과 맞붙은 C조 3차전에서 선발로 출전하며 33세 343일의 기록으로 역대 최고령 A매치 데뷔 기록을 새로 썼다.

주민규는 뜨거운 감자였다. 주민규는 K리그1 통산 179경기에 나서 82골을 넣으며 토종 공격수의 자존심을 세웠다. 2021시즌과 2023시즌에는 각각 22골과 17골을 몰아쳐 득점왕에 올랐다. 2022시즌에는 17골을 넣었지만, 조규성(당시 전북 현대)보다 더 많은 시간을 출전해 눈앞에서 득점왕을 놓쳤다. 대신 리그 베스트 11에 포함돼 활약을 인정받았다.

주민규는 화려한 K리그1 성적에도 불구하고, 대표팀 경력이 전무하다. A대표팀뿐만 아니라 연령별 대표팀에도 선발된 적이 없다. 선수 경력 초창기 미드필더를 맡았고, 공격수를 소화한 이후에는 ‘활동 반경이 좁다’는 등의 이유로 외면받았다. 주민규의 활약이 정점을 찍던 2021시즌과 2023시즌에도 하마평에 올랐으나 당시 파울루 벤투,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끝내 주민규를 선발하지 않았다.

하지만 황 감독은 달랐다. 황 감독은 태국전 선수 선발 기준을 묻자 “K리그1에서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을 염두에 뒀다. 대표팀은 최고의 기량을 선보여야 하는 자리”라고 힘주었다. 이어 “축구에는 여러 요소가 있지만, 득점력은 다른 영역이라 생각한다. 3년간 리그에서 50골 넣은 선수는 전무하다. 더는 설명이 필요 없다”고 주민규를 선발한 이유를 설명했다. 주민규는 아쉽게 태국 2연전에서 득점에 실패했지만, 본인의 장점인 키핑력을 유감 없이 선보이며 대표팀 주전 공격수 경쟁에 불을 지폈다.

주민규의 팀 동료 이명재도 늦깎이 A대표팀 데뷔를 마쳤다. 이명재는 명단 발표일 기준 30세 128일로 최고령 데뷔 순위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명재는 3차전 후반 28분 김진수와 교체되며 운동장을 밟으며 데뷔 무대를 가졌다. K리그1 광주FC의 정호연도 4차전 후반 29분 황인범과 교체되며 데뷔전을 치렀다. 정호연은 데뷔전임에도 위축되지 않으며 멋진 탈압박 능력을 선보였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백승호와 교체로 투입된 박진섭은 후반 37분, 팀의 세 번째 골을 넣었다. 이는 박진섭의 A대표팀 데뷔골이며, 6경기 만에 나온 첫 골이다. 박진섭은 내셔널리그(3부리그, 현 K3리그) 대전 코레일에서 선수 경력을 시작해 K리그2 안산 그리너스와 대전 하나 시티즌을 거쳐 K리그 최다 우승팀 전북 현대로 이적하며 드라마를 썼다. 박진섭은 하부 리그를 거쳐 A대표팀 득점까지 올리며 차기 미드필더 운영에 유연함을 더해줄 전망이다.

류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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