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허인혜] 한동안 저점에서 머물렀던 가상화폐 시장이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와 대기업 진출, 새로운 규제안 등의 영향으로 혼돈의 계절을 맞고 있다. 가상화폐 업계는 가상화폐 투자와 기술 중 어디에 방점을 찍을 지 고심 중이다. 블록체인 기술이 실현되기에는 시기상조로 가상화폐가 아직 투자책이라는 반응과 미래 기술을 개발하지 않으면 시장이 무너질 수 있다는 분석이 엇갈린다.

19일(현지시간)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 참석한 각국 대표들./사진=연합뉴스

22일 가상화폐 업계에 따르면 G20 회원국들이 가상화폐 공동 규제안을 보류하면서 가상화폐 시세가 다시 요동쳤다.

20일(현지시간) 발표된 G20 공동성명에서 가상화폐 규제가 제외되면서 대장 코인인 ‘비트코인’의 시세가 1,000만원대를 회복했다. 규제안 마련은 오는 7월 열리는 재무장관 회의로 연기됐다.

G20 회원국들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암호화 자산(crypto-assets, 가상화폐)을 포함한 기술 혁신을 인정한다”, “일정 부분에서 암호화 자산은 금융안전과 관련된 함의를 지니고 있다”는 등의 일부 긍정적인 평가도 내렸다.

잭 도시 트위터 CEO가 21일(현지시간) “비트코인이 10년 내 주요한 글로벌 지급결제 통화가 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면서 시장에 훈풍이 불 가능성도 보인다.

최근 다음·네이버·카카오톡 등 대형 포털 등이 가상화폐 시장에 진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반등에 대한 기대심리도 일부 작용했다.

악재도 있다. 금융정보분석원(FIU)과 금융감독원은 내달 가상화폐 거래 은행을 대상으로 지난 1월부터 시행된 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를 점검할 방침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오는 6월 G20 회원국 대상의 ‘가상화폐·블록체인 관련 국제금융 컨퍼런스’ 계획을 밝히며 호재일지 악재일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가상화폐 거래소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업계 경색 탓에 앞날이 불투명하다는 거래소와 가상화폐 시세와 관련 없이 블록체인 신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전망으로 나뉜다.

대형 거래소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업계가 급격히 경색돼 거래량이 90% 줄었다”며 “블록체인이나 국제 송금 등 신 금융 서비스도 아직 개발 단계라 실 수입원은 거래소인데, 거래소가 안갯속이다 보니 키워놓은 규모를 어찌해야 할 지도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핀테크 업체였다가 거래소를 겸해 연 거래소들은 ‘핀테크 정체성’ 지키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가상화폐를 투자 목적으로 육성했다기보다 블록체인 국제 송금 등 기술을 구현하는 한 수단으로 여겼다는 이야기다.

핀테크 계열사를 갖춘 거래소 관계자는 “가상화폐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은 예견된 바가 아니었다”며 “가상화폐를 투자 목적으로 바라보면서 거래량과 시세가 오르락내리락했을 뿐, 핀테크 업계가 바라보는 가상화폐는 블록체인 기술의 한 이면”이라고 설명했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CEO는 이달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실시간 시세보다) 우리는 XRP 생태계가 잘 커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제 송금 시스템과 블록체인의 접목으로 빠르고 간편한 국제 송금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리플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허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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