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권혁기 기자] 지난해 주요 5대 은행의 당기순이익이 1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자 이익만 27조3000억원에 달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 등 주요 5대 은행의 지난해 연결 기준(이하 우리은행만 개별 기준) 당기순이익은 9조7007억원으로, 전년대비 20.6%(1조6603억원)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신한은행 2조2790억원, 국민은행 2조2243억원, 하나은행 2조928억원, 우리은행 2조192억원, 농협은행 1조2226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농협은행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전년대비 87.5% 급증한 농협은행은 2012년 은행 출범 후 처음으로 연간 순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전년대비 34.5%, 33.2% 증가했으며 신한은행에 리딩뱅크 타이틀을 내준 국민은행은 2.3% 늘었다.

주요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전년 대비 실적이 감소한 하나은행은 0.5% 줄었다. 전년도 주요 일회성 이익인 SK하이닉스 주식매각익 2790억원 소멸 및 원화약세로 비화폐성 환산이익 전년 대비 3577억원 감소 등 매매평가익이 감소한 데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5대 은행의 호실적을 이끈 이자이익은 27조2773억원으로 전년보다 10.5%(2조5953억원) 확대됐다. 국민은행이 6조1007억원, 우리은행 5조6510억원, 신한은행 5조5860억원, 하나은행 5조2972억원, 농협은행 5조1991억원 순이었다.

이자이익 증가는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를 높게 받는 데서 발생하는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된 영향이다. 주요은행 중 국민은행의 NIM이 1.71%로 가장 높지만 전년과 비교하면 제자리걸음을 했다.  지난해 순이익이 급증한 농협은행은 전년보다 0.12%포인트 오른 1.65%로 국민은행 다음으로 가장 높았다.

5대 은행의 비(非)이자이익은 3조6558억원으로 전년보다 19.6% 감소했다. 은행 실적에서 이자이익에 대한 의존도가 올라간 셈이다. 다만 신한은행은 전년보다 11.6% 늘어난 8826억원, 농협은행은 22.6% 증가한 3024억원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충당금 등 전입액은 1조1249억원으로 전년 대비 55.0%나 급감했다. 지난해 조선·해운업 등 산업 구조조정이 마무리된 영향으로, 충당금 등 전입액 감소는 당기순이익 증가로 이어졌다.

특히 우리은행은 충당금 등 전입액이 763억원으로 전년 대비 86.5%나 줄었다. 금호타이어와 STX엔진이 구조조정과 매각 등 과정을 거쳐 정상화되면서 과거 쌓았던 충당금이 환입된 덕분이다. 신한은행(4.6%)과 하나은행(4.3%) 등도 전년대비 수수료수익이 증가했다.

경영 효율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살펴보면 실적이 개선된 농협은행은 ROE가 2017년 4.52%에서 지난해 8.02%로 거의 두배로 뛰었다. 우리은행은 8.74%로 역시 전년보다 2.29%포인트 올랐다. 신한은행은 ROE가 1.94% 개선돼 주요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9.33%를 기록했다.

이와 달리 2017년 9.35%를 보였던 하나은행은 올해 8.87%로 0.48%포인트 내렸고, 국민은행 역시 전년에 견줘 0.35% 떨어진 8.58%로 나타났다.

권혁기 기자 khk0204@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