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금융당국 압박에 눈치 보는 중"
손보업계가 올해 세 번째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두고 고심 중이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권혁기 기자] 손해보험업계가 올해 세 번째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손보업계는 올해 세 번째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두고 고심에 빠져 있다. 이미 손보사들은 올해 초 자동차보험료를 3~4% 정도 인상했으며 지난 6월 노동자 정년이 만 65세로 연장되자 1.5% 가량 다시 올렸다.

이미 상반기에만 보험료를 두 번 인상한 업계가 세 번째 인상을 고려하는 이유는 수익악화와 저금리 때문이다.

손보업계는 자동차보험과 장기보험 손해율이 치솟으면서 올해 영업수지 적자가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자동차보험 손해율 급등 원인분석'을 살펴보면 올해 1분기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79.1%로 집계됐다.

상반기를 기준으로 5대 손해보험사 중 한화손해보험이 90.6%로 가장 높은 손해율을 기록 중이다. 이어 삼성화재(87.1%), DB손해보험(86.8%), KB손해보험(86.8%), 메리츠화재(84.7%) 순으로 나타났다. 인건비, 마케팅비용 등 사업비율 20%를 더하면 올해 손해율은 100%가 넘을 것이 확실시 된다.

여기에 물가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 등으로 자동차 부품 가격과 수리비도 같이 오르면서 손해율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한방의료가 자동차보험에 적용되면서 손해가 늘어난 게 아니냐고 지적한다.

손보업계가 실손보험에 주력하면서 손해율이 급증한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손보사 전체 평균 실손보험 손해율이 129.6%로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지난 7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50%로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손해를 메우기 위해 자산운용으로 수익을 창출해야하는데 금리인하로 이마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손보사들은 대부분 국고채와 채권 투자로 수익을 얻고 있다.

2022년 도입될 IFRS17(새 국제회계기준)과 K-ICS(신 지급여력제도)에 대비한 책임준비금을 늘려야되는 상황도 손보업계의 악재다. 자본확충이 어렵다면 경영 악화는 불보듯 뻔하다.

이에 손보업계는 보험료 인상이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내년 총선이 있어 이르면 오는 9월 또는 11월 인상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늦어도 실손보험료 요율 개편이 있는 내년 초에는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이미 보험료를 두 번이나 인상했기 때문에 여론은 보험료 인상에 비판적인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금융당국이 보험료를 인상하지 말고 사업비를 줄이라고 압박하고 있어 눈치를 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1년에 3번 보험료 인상이라는 것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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