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디지털 노마드' 시대가 온다
[포스트 코로나] '디지털 노마드' 시대가 온다
  • 조성진 기자
  • 승인 2020.05.18 08:53
  • 수정 2020-05-18 08:53
  • 댓글 0

글로벌 기업, 재택근무 확대 방안 적극 검토
디지털 노마드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그래픽 김민경기자

[한스경제=조성진 기자] 코로나19의 세계적인 대유행은 평범했던 일상의 많은 부분을 바꿨다. 국내에서도 금융권의 재택근무가 허용되고 언택트(Untact) 소비가 급증하는 등 근로와 소비 환경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디지털 노마드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프랑스 사회학자 자크 아탈리는 1997년 그의 저서 '21세기 사전'에서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를 언급했다. 디지털 노마드는 디지털(Digital)과 유목민(Nomad)를 합성한 말로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스마트폰과 태블릿 같은 디바이스를 활용해 정보를 끊임없이 활용하고 생산하는 유형을 뜻한다.

◆트위터, 코로나19 사태 끝나도 재택근무 허용

재택을 비롯한 원격근무는 이미 세계적인 트렌드가 됐다.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임직원들에게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이동 차단이 끝난 후에도 원하는 경우 재택근무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잭 도시 CEO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집에서 일하는 방식을 전면 시행하는 것을 매우 깊이 고민했다"며 "지역사회의 안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트위터는 오는 2021년 재택근무 확대에 따라 불필요한 자산을 매각해 재택근무를 하는 직원들에게 각각 1000달러(약 122만원)씩 지급할 계획이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폰아레나는 "앞으로 트위터에서는 재택근무가 뉴노멀(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구글 또한 근무시간의 20%를 직원이 하고 싶은 일에 쓰는 '20%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이밖에 페이스북,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재택근무 확대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기업들 사이에서도 원격근무 바람이 불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하루 8시간씩 주 40시간을 채울 필요 없이 원하는 시간만큼 일할 수 있고 출·퇴근 시간 등을 자율에 맡기는 완전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실시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은 월평균 주 40시간 내에서 근로시간을 자유롭게 조절하는 선택적 근로시간제 및 유연근무제를 도입했다. 우아한 형제들은 매주 월요일 오후 1시에 출근하는 주 4.5일 근무제를 시행 중이다.

원격근무에 보수적인 입장이던 금융권의 변화가 가장 큰 특징이다. 지난 2월 26일 금융위원회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일반 금융회사 직원도 원격접속을 통해 재택근무가 가능하도록 허용했다. 이는 국내 금융사가 해킹 등 금융사고 방지를 위해 망분리 환경을 갖춰야 한다는 전자금융감독규정을 이례적으로 완화한 조치다.

망분리란 사이버공격, 정보유출 등을 방지하기 위해 금융사의 통신회선을 업무용과 인터넷용으로 분리하는 금융보안 규제를 뜻한다. 금융위는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환경에서 재택근무 활용 필요성이 늘어남에 따라 각 금융사가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달 초 이태원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는 기업이 언제든지 재택근무를 할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는 것을 인식을 다시 심어줬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은 이태원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분산 및 재택근무 체제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NH농협은행은 대체사업장 운영과 재택근무를 중단했지만 시차근무제는 이달 말까지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사태 위기는 곧 기회 향한 터닝포인트

사회적 거리두기와 함께 최근 언택트 소비 트렌드에 따른 생산·유통업 또한 구조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하이마트에서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하는 모습./연합뉴스

유통업계에선 오프라인 상품을 실시간 방송으로 소개하며 쇼핑을 제안하는 방식의 라이브 커머스가 떠오르고 있다. 라이브 커머스의 가장 큰 매력은 누구나 쇼호스트가 되어 제품을 직접 설명하고 실시간으로 소비자와 소통하고 교감할 수 있다는 점이다.

롯데하이마트 온라인쇼핑몰 라이브커머스 '하트라이브'는 지난 4월 2만여명의 누적 시청자 수를 기록했다. 또한 지난 3월 롯데아울렛 수완점 듀엘 매장에서 20여 분 동안 진행된 라이브 방송으로 약 100여명이 동시 접속해 1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라이브 커머스는 중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 매체 사우스포스트차이나는 왕 빙난 중국 상무차관의 말을 인용해 "온라인 판매가 소매업의 회복을 촉진하는데 일조했다"며 "특히 라이브 스트리밍은 전자 상거래에서 핫 트렌드가 됐다"고 8일 보도했다.

왕 차관은 "지난 5월 초, 중국 국경일 연휴기간 동안 라이브커머스는 전년 동기 대비 두 배를 기록했고, 일부는 라이브커머스 판매로 1억4000만위안 (약 241억248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6일 제4기 공공데이터 전략위원회에서 "비대면 소비문화 확산으로 세계경제의 디지털화가 가속화 되면서 위기와 함께 기회도 찾아 올 수 있다"며 "재택근무와 화상회의 등 일하는 방식부터 생산과 개발, 유통에 이르기까지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바로 그 기회"라고 강조했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3일 신한·삼성·KB국민·현대·BC·롯데·우리·하나 등 8개 전업 카드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온라인 신용카드 사용액은 9조728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1.3% 급증했다. 반면 같은달 오프라인 신용카드 사용액은 44조82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외출을 자제한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매장 방문보다 온라인 구매를 선호한 결과로 해석된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보유현금 감소와 카드사용 증가, 온라인쇼핑과 간편결제의 확산은 궁극적으로 과거 대비 지급결제 활동이 훨씬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최근 온라인 쇼핑 시장이 급증했다./픽사베이

이러한 추세는 전세계 곳곳에서 확인된다. 한국은행이 지난 4월 5일 발표한 '코로나19 확산이 주요국 지급수단에 미친 영향'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코로나19 발생 이후 소비자의 30%가 스마트폰, 근거리무선통신(NFC)카드와 같은 비접촉 수단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독일 역시 코로나19 사태 이후 카드 사용액 중 비대면결제 비중이 50%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영국, 캐나다 등 많은 국가들에서 비대면결제 이용이 증가하고 있다.

삼일회계법인은 지난 4월 공개한 '코로나19가 가져올 구조적 변화: 디지털 경제 가속화'에서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접촉의 편리함을 느낀 소비자들이 온라인을 선호하게 됨에 따라 오프라인 업체가 누리던 주도권이 사라져 향후 온라인 업체의 주문자상표부착(OEM)·주문자개발생산(ODM) 업체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예상했다.

한국의 경우 오프라인에서 활동 중인 많은 자영업자들이 온라인으로 무대를 옮길 것으로 예상된다. 자영업자 입장에서 온라인은 권리금과 임대료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기 때문에 소셜미디어 채널 등을 활용한다면 오프라인보다 훨씬 다양한 판매 전략을 구축할 수 있다.

◆온라인 콘텐츠 소비 급증에 따른 인터넷망 사업 주목

동영상 시청, 화상회의, SNS, 게임, 웹툰 등 온라인 문화 콘텐츠 소비 급증으로 인터넷망 사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이 지난 4월 공개한 '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주요 업체의 증가 현황'을 살펴보면 마이크로스포트의 협업 솔루션 팀즈는 3월 중순까지 가입자수가 1200만명 넘게 늘었다. 줌(zoom) 비디오 앱은 78% , AT&T 모바일 이용량은 4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성혜 한화자산운용 에쿼티리서치 팀장은 "언택트 소비의 기반이 되는 5G 통신망과 데이터센터 설비투자는 코로나19에도 여전히 견조할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의 클라우드 업체들은 데이터센터 설비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 팀장은 "특히 중국은 코로나19 방역에 마스크 착용 감시 드론, 마스크착용 안면인식기술, 알리바바의 건강코드 시스템 등을 활용하는 등 4차산업 혁명 신기술을 최대 활용하며 글로벌 5G투자를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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