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한화생명, 직급 상관없이 가장 적합한 사람을 프로젝트 리더로
보험업계에 혁신성을 추구하는 조직개편 열풍이 불고있다./그래픽 김민경기자

[한스경제=조성진 기자] 보험업계가 최근 디지털 경영에 속도를 내기 위해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실시하고 있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지난 15일 15개 사업본부 중 9개 사업본부를 디지털 및 신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화생명의 디지털·신사업 담당 조직 인원은 본사 사업본부의 60%에 이르게 됐다. 전체 임원 56명 중 디지털·신사업 담당 임원 22명의 평균연령은 45세로 전체 임원 평균연령 53세보다 훨씬 젊은 임원이 배치됐다.

한화생명의 새로운 조직체계에서는 직급에 상관없이 주어진 프로젝트에 가장 적합하고 전문성 있는 사람이 프로젝트 리더가 될 수 있다. 또한 프로젝트 리더에게는 성과 창출에 필요하다면 임원도 프로젝트 조직의 팀원으로 참여시킬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된다.

이 같은 변화는 코로나19가 가져온 언택트 성향의 소비 증가, 제로 금리 현실화,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의 시장 지배력 확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금융업 진출까지 보험업을 둘러싼 경쟁 심화에 따라 빠르고 유연한 조직으로의 전환을 통한 시장대응 강화로 해석된다.

캐롯손해보험은 애자일 태스크포스(TF)팀을 상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애자일이란 계획과 개발, 출시와 같은 주기가 여러 번 반복되며 급변하는 내·외부적 환경에 맞게 요구사항이 추가되거나 변경하는 프로세스 운영 방식이다. 보다 빨리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고 고객의 반응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캐롯손해보험 관계자는 "애자일TF는 개선이 필요한 사항, 시장 상황에 맞는 빠른 상품 개발 및 관련 논의가 필요할 때 구성된다"며 "해당 프로젝트의 배경지식과 무관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직무의 인원을 함께 구성해 기존에 고민했던 방향이 아닌, 새로운 방향, 새로운 시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빠르게 조직하고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애자일TF가 필요한 가장 큰 이유”라며 “유동적이고 시장에 빨리 반응할 수 있는 조직을 운영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했다.

오렌지라이프는 2018년 4월 업계 최초로 고객 행동 흐름을 기준으로 애자일 조직을 구축하고 본사 직원 500여 명 중 200명을 애자일 조직에 배치했다. 오렌지라이프는 부서간 경계를 허물어 멀티기능의 소규모 팀을 구성하고 업무 수행에 관한 전권을 부여했다.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은 "애자일 업무방식과 조직문화를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다고 자부한다"며 "앞으로 애자일의 장점을 더 강화하고 전사적으로 내재화해서 고객 중심으로 스스로 혁신하는 조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혁신성을 추구하는 보험업계의 잇따른 조직개편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각 보험사의 조직개편은 다양한 의견 취합과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를 존중한다는 장점이 있다"며 "하지만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처럼 경우에 따라 기업 오너의 강력한 추진력으로 잘 진행되던 프로젝트가 (새 조직체계로) 방향성을 잃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가 혁신을 추구하는 조직개편을 실시하고 있다./픽사베이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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