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마재완 기자] 일본 산업유산정보센터가 일제 강점기 내선일체(內鮮一體)를 연상케 하는 주장까지 전시해 논란이 예상된다. 산업유산정보센터는 조선인 강제동원 역사를 왜곡했다는 지적을 받는 대표 사례다.
'진실의 역사를 추구하는 하시마 도민회'(이하 도민회)의 마쓰모토 사카에(松本榮·93) 명예 회장은 "적어도 제2차 세계대전 때까지는 조선인은 일본의 국민"이라며 "조선인과 일본 국내인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었겠는가. 하시마 탄광에서도 그랬다"고 주장했다.
마쓰모토 명예회장은 일제 조선인 강제동원 현장 중 하나인 군함도에 거주하며, 탄광 노동자로 일했다고 말했다. 그는 "조선인도 일본인도 같은 일본인"이라며 내선일체를 연상케 하는 발언도 이어갔다.
내선일체에서 '내(內)'는 일본, '선(鮮)'은 조선을 의미한다. 1937년 중일 전쟁을 일으킨 일제는 조선인 동원 등을 위해 내선일체 선전을 했다.
마쓰모토 명예회장은 일본 정부가 과도한 '저자세 외교'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일방적으로 뭔가 억압을 받은 듯한 인상을 주는 선전"을 한다면서 "그런 것을 적확하게 부정하는 일본 정부의 노력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마쓰모토 명예회장은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 때처럼 돈을 내는 방식으로 '신성한 하시마 탄광'을 더럽히며 한일 갈등을 해결해서는 안 된다는 망언도 서슴지 않았다.
산업유산정보센터에는 201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메이지(明治) 시대 산업시설 23개가 전시돼 있다. 한국 정부는 세계문화유산 등재 당시 조선인 강제동원 희생자를 기린다는 약속을 일본 정부가 이행하지 않은 채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외교부는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다자외교무대에서 일본에 약속 이행을 압박하는 작업에 본격 착수하기도 했다.
도민회 관계자는 2015년 7월 사토 구니(佐藤地) 주(駐)유네스코 일본대사가 "조선인이 가혹한 조건에서 강제로 노역했다"고 인정한 것에 대해 사토 대사가 잘 알지 못해 잘못 얘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정보센터 관련 서적을 모아놓은 책장에는 이영훈 씨 등이 집필한 '반일 종족주의' 일본어판이 꽂혀 있다. 도민회 관계자는 해당 서적을 전시한 이유에 대해 "일본 측과 같은 입장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재완 기자 jwma@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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