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페이커, 쵸비 등 대어급 FA 쏟아지며 영입 경쟁 가열
템퍼링, 계약 해지, 폭로전 등 팬들 눈살 찌푸린 논란

[한스경제=김재훈 기자] 국내 최고 인기를 자랑하는 e스포츠 리그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의 스토브리그가 마무리되고 있다. 프랜차이즈 도입 후 처음으로 맞이한 이번 스토브리그는 그 어느 때보다도 뜨겁게 전개됐다.

페이커가 T1과 재계약에 성공했다. / 사진=T1
페이커가 T1과 재계약에 성공했다. / 사진=T1 트위터

대형 FA 선수들 국내 잔류, 주전급 이적 활발…LCK 경쟁력 상승 기대 

올해 스토브리그는 국내 4대 미드라이너로 손꼽히는 ‘페이커’ 이상혁, ‘BDD’ 곽보성, ‘쵸비’ 정지훈 ‘쇼메이커’ 허수 등 대어급 선수들의 계약 만료로 향후 진로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

매년 스타급 선수들이 해외 이적을 선언하며 팬들을 아쉽게 했지만 올해는 달랐다. LCK 최고스타 ㅆ1의 페이커와 담원의 전성기를 이끌고 있는 쇼메이커는 각각 원소속팀과 계약을 맺으며 국내 잔류를 선언했다. BDD는 젠지 e스포츠를 떠나 농심 레드포스로 이적했으며 쵸비는 한화생명에서 젠지 e스포츠로 팀을 옮겼다.

이 같은 흐름은 프랜차이즈 도입으로 인한 구단의 영입자금 증가와 함께 내년 개최되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발탁이 이유인 것으로 분석된다. 선수 생명이 짧은 프로게이머 특성상 병역특례에 눈길이 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e스포츠업계 관계자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며 선수들 사이에 국가대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아무래도 해외 리그에서 활동 하다보면 국내에서보다 관심을 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국내 잔류 쪽에 무게를 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각팀에서 기회를 잡지 못한 주전급 선수들 이적도 활발해 내년 LCK 경쟁력도 크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T1은 계약 기간이 남은 유망주와 주전급 기량을 가진 후보 선수들을 배려하기 위해 이적료 등을 받지 않는 계약 해지를 통해 이적 기회를 제공했다.

이 결과 주전 자리에서 물러난 LCK 대표 원거리 딜러 ‘테디’ 박진성은 T1과 계약 기간 1년이 남았음에도 아프리카 프릭스로 이적해 다시 한 번 주전자리를 차지할 수 있게 됐다. 또한 ‘클로저’ 이주현, ‘엘림’ 최엘림 등 도 각각 리브 샌드박스, 아프리카 프릭스로 이적해 새로운 기회를 받게 됐다.

사진=담원 기아
사진=담원 기아

템퍼링, 폭로전, 하이재킹 등 다사다난했던 프랜차이즈 원년 스토브리그

그러나 이번 스토브리그에도 템퍼링 논란, 계약 해지를 두고 선수와 구단간 갈등, 폭로전 등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논란들이 이어졌다.

먼저 스토브리그 시작과 동시에 템퍼링 논란이 터졌다. 템퍼링은 정해진 협상 기간 이전에 타 팀이 선수에게 접촉해 이적을 설득하는 것을 말한다. 태업, 팀 분위기 악화 등을 이유로 라이엇 게임즈 측에서도 엄격히 금지하는 행위다.

스토브리그 시작 전인 11월 15일 특정 구단의 템퍼링 소식이 전해지면 논란이 확산됐다. 결국 농심 레드포스는 “타 팀의 템퍼링 정황을 파악했다”며 “구체적인 정보를 수집하고 대응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으며 담원 기아도 "이메일로만 문의를 받을 예정이니 룰을 어기지 말아 달라"고 경고했다.

또한 계약을 두고 선수와 구단, 구간과 구단 간의 갈등도 수면위로 떠올랐다. 농심 레드포스의 탑 라이너 ‘리치’와 젠지 e스포츠 정글러 ‘클리드’ 김태민은 구단이 일방적으로 너무 늦은 시점에 계약 해지를 통보에 새로운 팀을 알아보는데 어려움이 있고 1년을 쉬어야 할 수 있다고 밝히며 논란이 됐다.

또한 농심 레드포스와 담원 기아는 ‘고스트’ 장용준의 이적을 두고 계약 과정에서 진실 공방을 펼치기도 했다. 프런트간 갈등 양상으로 확대된 이 논란은 지난 11월 23일 농심 레드포스의 공식 사과와 함께 고스트가 농심 레드포스로 이적하며 일단락 됐다.

칸나 이적 관련 기자회견에 나선 최성훈 T1 단장 / 사진=기자회견 화면 캡처
칸나 이적 관련 기자회견에 나선 최성훈 T1 단장 / 사진=기자회견 화면 캡처

T1은 유스 출신 ‘칸나’ 김창동과 이적을 놓고 큰 내홍을 겪었다. T1은 칸나의 이적을 추진하면서 농심 레드포스와 모든 합의를 마친 상황이었다. 하지만 담원 기아가 하이제킹을 시도하면서 칸나가 담원 기아 이적을 원했지만 T1은 이를 거절했다.

결국 칸나 에이전시 측은 담원 이적을 주장하며 “칸나는 잔류를 원했지만 T1 측이 일방적인 이적을 추진했다”며 “고(故) 존킴 COO가 이미 구두로 칸나를 FA로 풀어줄 것이라 약속했는데 팀이 마음대로 이적할 팀을 정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최성훈 T1 단장은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칸나 선수가 고 존킴 COO와 계약 종료 관련해 구두합의했다는 사실은 현재로서 확인하기 어렵다”며 “소통 결과 칸나는 1순위 FA, 2순위는 T1 잔류라고 말했다”고 정면 반박했다.

이후 칸나와 에이전시 측이 별다른 입장을 표하지 않으면서 칸나 측의 폭로는 거짓임이 기정사실화 됐다. 여기에 LCK가 칸나 측의 주장만을 인용해 T1에게 “칸나가 원하는 팀으로 이적을 권고하다”고 밝혀 지나친 월권 행사라는 비판도 받았다.

최 단장도 “LCK는 에이전시와의 약속 이행을 이유로 정확한 사실 여부를 조사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에이전시가 주장하는 걸 믿고 T1에게 칸나의 이적을 강력하게 권고한 건 팀의 권한을 침해하고 공정성을 위반하는 행동이다. 너무나 실망스럽다”며 불쾌한 심정을 드러냈다.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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