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여야 모두 지도부 불안정한 상황
여야의 ‘극단 대치’로 인한 ‘정치 환멸’ 원인
이철규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의 모습. /연합뉴스
이철규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의 모습.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여야가 내년 4월 제22대 국회의원총선거를 앞두고 인재 영입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지도 체제가 흔들리면서 관심도가 떨어지는 모양새다. 여야의 '극한 대립'으로 인한 정치 환멸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 탓에 눈길을 사로잡을 인재들이 정치판에 발을 들이기 꺼린다는 것이다.

정치권에 호출된 인재들은 선거와 정치에 참신함을 더하고 지지층의 외연 확장을 이끌어낼 수도 있지만, 되려 선거판에 악재로 작용할 위험도 있다. 내년 총선에서도 어느 정당이 얼마나 인재 영입을 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숙제가 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당 사무총장을 지낸 이철규 의원을,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를 각각 인재영입위원회장으로 지명한 뒤 인적 풀을 넓히려 애쓰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8일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와 하정훈 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 탈북 공학도인 박충권 현대제철 책임연구원 등 5명을 총선 영입 인재 1호로 발표했다. 특히, 이 교수는 최근 국민의힘 후보로 내년 총선에 지역구에 출마해 달라는 제안을 받았고, 2012년 신설된 이후 줄곧 민주당이 차지했던 경기 수원정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가운데) 대표가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가운데) 대표가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와 민생 회복'을 인재 영입 키워드로 내세운 민주당은 11일 기후 환경 전문가인 박지혜 변호사를 1호 인재로 영입한 뒤 14일 2호 영입 인재 인사로 4차 산업 전문가 이재성 새솔테크 고문을 영입했다. 18일에는 윤석열 정부의 행정안전부 경찰국 설치에 반대해 전국경찰서장회의를 주도했다가 퇴직한 류삼영 전 총경을 영입했다.

여야 모두 새로운 인물을 수혈해 정치권의 변화를 주도하고 기득권 정치에 실망한 이들을 끌어안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여야 모두 지도부가 흔들리는 등 내홍이 끊이지 않으면서 인재 영입은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김기현 대표가 사퇴하면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고 민주당은 비명계를 중심으로 통합 비대위 주장이 나오고 있다. 영입 인사들에 대한 관심이 쏠리기 힘든 상황이다.

또 파격적인 인재 영입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인재 영입으로 돌풍을 일으켰던 사례는 2016년 민주당의 표창원 전 의원 사례가 대표적으로 꼽힌다. 당시 민주당 분당 사태로 총선에서 패배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지만 모두의 예상을 깨고 당의 이미지와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이며 제1당 자리를 차지했다.

정치권 상황 탓에 양질의 인재들이 발길을 돌린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민주당에서는 21대 총선을 앞두고 영입된 홍성국, 이탄희, 오영환, 강민정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에 영입된 하정훈 원장은 8일 CBS라디오에서 "저는 정치를 염두에 두지 않았기 때문에 국회의원으로 갈 마음이 없다"고 못박기도 했다.

결국 정치권의 인재 영입이 관심을 받기 위해선 여야 모두 지도 체제부터 정리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르면 이번 주 비상대책위원장을 인선하고 비대위 체제로 본격 전환될 것으로 보이지만, 내부 잡음은 불가피해 보인다. 민주당도 이낙연 전 대표가 신당 창당 발표를 가시화하면서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의 계파 갈등이 확산하고 있다. 또한 비명계를 중심으로는 이재명 대표 사퇴와 통합 비대위 요구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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