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비대위원장 인선에 따라 한 장관 교체 결정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연이어 ‘2기 개각’ 인사를 단행하면서 마지막 개각 대상으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한 장관의 교체 시기는 2기 개각에서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여권에서는 한 장관이 비상대책위원장직을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은 당무 개입 논란을 사전 차단하며 선을 긋고 있지만, 당이 의견수렴을 마치는 대로 한 장관을 영입할 것이란 관측이 높다.
또 2기 내각에 대한 릴레이 청문회 국면도 본격화했는데, 더불어민주당은 총선을 앞둔 개각이라고 질타했고 국민의힘은 협조를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19일 외교부 장관에 조태열 전 외교부 2차관, 국가정보원장에 조태용 현 국가안보실장을 각각 후보자로 지명하는 외교·안보 인사를 단행했다. 앞서 지난 4일 기획재정부와 국가보훈부, 농림축산식품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6곳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하고, 17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를 지명한 데 이은 것으로 2기 내각의 윤곽을 드러낸 것이다.
2기 내각 인선 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여권 안팎의 시선은 한 장관에게 향하고 있다. 김기현 전 대표의 사퇴 이후 잇따라 열린 의원총회와 연석회의에서 한 장관의 비대위원장 선임을 놓고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친윤(친윤석열)계를 비롯한 주류는 국민적 지지도가 높은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에 적격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는 반면, 비주류 일각에선 한 장관의 정치 경험 부족을 지적하는 신중론을 내세워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한 장관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나 ‘정치 경험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는 질문에 “세상의 모든 길은 처음에는 다 길이 아니었다”며 “많은 사람이 같이 가면 길이 되는 것이고, 진짜 위기는 경험이 부족해서라기보다 과도하게 계산하고 몸을 사릴 때 오는 경우가 더 많았다”고 강조했다.
한 장관이 언급한 ‘길’은 자신이 가보지 않았던 정계를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을 맡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윤 정부 2기 개각을 두고 "어이없는 개각"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 않고 마음대로 임명한 것이 벌써 역대 어느 정권보다도 높다"며 "이제 국가 전체가 대통령의 사유물이 되고 있는 것 같다. 국민의 대표인지 국민을 지배하는 왕인지 알 수가 없다"고 질타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윤석열 정부 2기 개각을 두고 "바꿔야 될 장관은 바꾸지 않고, 안 바꿔도 될 장관은 서둘러 바꾸는 어이없는 개각"이라며 "국정쇄신과 국정기조 전환, 내각 전면 개편을 해달라 했더니 총선용 전면 개각을 했다. 국회에서 인사에 대한 의견을 물어봤다면 국회의 의견을 존중해서 수용해 주길 바란다. 독선과 대결을 원하는지, 협치와 대화를 원하는지는 대통령의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은 처음부터 도주 개각이라는 말로 폄하했다"고 맞불을 놨다. 이양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장관 후보자의 자질을 검증하는 일은 정책 수요자인 국민을 대신해 국회가 꼭 해야 하는 일이다. 정부 인사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대는 국익에 도움이 전혀 되지 않는다"며 "후보자에 대한 무책임한 인신공격이 아닌 후보자의 능력을 검증하는 청문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정치권에서는 늦어도 다음 주 안에 한 장관 임명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장관까지 교체가 확정될 경우 윤 정부는 장관만 10명을 바꾸며 집권 3년 차를 맞게 된다.
김호진 기자 hoo1006@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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