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국내 이통3사, 5G 저가 요금제 내년부터 본격 경쟁
6G 시대 준비하는 통신업계... 신사업 다양화 전망
SK텔레콤→‘AI 컴퍼니’, KT·LG유플러스→‘플랫폼 기업’ 도약 선언

내년 주요 산업의 수출 회복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산업별로는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와 자동차, 디스플레이 산업은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철강과 석유화학 산업은 공급과잉 우려로 개선의 여지가 적은 편이다. 이차전지 산업은 전기차 수요가 위축돼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시장도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건설업의 위기 역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국내 산업 업황은 어떻게 전개될까. 한스경제가 ‘2024년 산업전망’을 각 산업별로 분석한다. <편집자 주>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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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조나리 기자] 올해 국내 통신업계는 ‘탈통신’을 키워드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SK텔레콤은 AI 컴퍼니로의 전환을 발표하고 향후 5년간 AI 투자 비중을 33%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LG유플러스도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하며 커머스, 미디어 등 신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KT는 김영섭 대표가 차기 수장으로 올랐다. 김 대표 역시 KT를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포부다.

◆ 이통 3사, 저가 요금제·알뜰폰 경쟁 치열 전망

올해 통신업계 주요 화두는 ‘저가 요금제’였다. 지난 8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통 3사 중심의 독과점 시장을 개선해 신규 진입할 제4 이동통신사들에게 이통 3사의 망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말한 ‘독과점 시장 개선’의 핵심은 결국 요금제도 개선이다. 앞서 올해 5~6월 이통 3사가 5G 중간요금제를 내놨음에도 정부는 여전히 최저요금제가 비싸다고 지적했다. 이후 지난 10월 LG유플러스가 초개인화 5G 요금제를 선보이면서 이통 3사의 저가 요금제 경쟁이 본격화됐다. LG유플러스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너겟(Nerget)’을 출시, 개인의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선택 할 수 있는 5G 요금제 16종을 선보였다.

지난 10월 5일 LG유플러스가 초개인화 5G 요금제 '너겟'을 출시했다. 사진은 (왼쪽부터)김귀현 통신라이프플랫폼 담당, 정현주 인피니스타센터장(전무), 이규화 사업협력 담당. / LG유플러스
지난 10월 5일 LG유플러스가 초개인화 5G 요금제 '너겟'을 출시했다. 사진은 (왼쪽부터)김귀현 통신라이프플랫폼 담당, 정현주 인피니스타센터장(전무), 이규화 사업협력 담당. / LG유플러스

SK텔레콤과 KT 또한 내년 1분기에 3만원대 5G 요금제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통사들이 저가 요금제 상품을 출시할 시 알뜰폰 가입자들의 대거 이탈이 예상된다.

이통 3사는 5G 저가 요금제 출시와 관련, 정부의 방침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5G 시장이 성숙단계에 접어든 만큼, 자연스러운 현상이란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고객의 니즈도 다양하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도 다양해졌다”면서 “저가 요금제 출시가 단순히 경쟁사의 요금제를 따라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너겟 요금제 출시와 관련해 LG유플러스 관계자도 “최근 정부 방침과 별개로 너겟을 출시하기 위해 몇 년 동안 검토를 거치고 준비해온 것”이라며 “이번 출시로 타사들과 요금제 경쟁이 시작됐다고 보긴 무리지만, 단초를 제공했다는 정도로 보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도 5G 보급이 완성됐다고 보고 있다. 이에 통신장비는 물론 스마트폰 등 글로벌 통신업계 전체가 완만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 6G 시대 준비하는 통신업계, ‘탈통신화’ 가속화 전망

현재 이통 3사는 5G 시장을 넘어 6G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6G는 최소 100Gbps(기가비트), 최대 1Tbps(테라비트) 전송속도와 10km 커버리지를 목표로 하는 차세대 통신 기술이다. 또한 6G는 AI, 양자암호, UAM(도심항공교통) 등 산업 전반에 걸친 차세대 기술의 근간으로, 향후 통신업계의 ‘탈통신’화가 가속화 될 전망이다.

SKT 유영상 대표가 지난 9월 26일 SK T타워 수펙스홀에서 열린 ‘SKT AI 사업전략 기자간담회’에서 키노트를 발표하고 있다. / SK텔레콤
SKT 유영상 대표가 지난 9월 26일 SK T타워 수펙스홀에서 열린 ‘SKT AI 사업전략 기자간담회’에서 키노트를 발표하고 있다. / SK텔레콤

SK텔레콤은 “6G 상용화 시 인공지능과 전력절감, 양자보안 등의 메가트렌드가 네트워크 전 영역에 확산될 것”이라며 “무선접속망과 코어망, 전송망, 상공망 등 각 네트워크 영역별로 특화된 기술들이 적용되며 진화 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SK텔레콤은 UAM용 상공망을 미래 네트워크 기술의 핵심으로 보고,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 3월엔 MWC 2023에서 UAM용 상공망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KT도 차세대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섭 KT 대표는 지난 9월 7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모바일360 아시아태평양(M360 APAC)’ 콘퍼런스에서 통신사업자의 새로운 역할을 제안했다. 

김명섭 KT 대표가 지난 9월 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모바일360 아시아태평양(M360 APAC)' 콘퍼런스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 최대성 기자
김명섭 KT 대표가 지난 9월 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모바일360 아시아태평양(M360 APAC)' 콘퍼런스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 최대성 기자

김 대표는 “통신사업자들이 독점적인 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을 얻는데 만족하는 동안 빅테크기업들은 통신사가 구축한 인프라에 메신저, OTT, 자율주행, 인터넷 금융 등 혁신 서비스를 내놓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직 초기 단계인 스마트시티, 메타버스, 디지털 헬스케어, 에너지 등 영역에서 주도권 확보가 필요하다”면서 “KT는 클라우드, AI고객센터, 보안, 메타버스, 교통과 모빌리티를 주요 사업영역으로 선정해 (사업)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6G의 비전으로 높은 보안성과 AI, 고객 경험 및 서비스 영역의 확장을 들었다. 특히 물리적 네트워크와 동일한 가상 사이버 네트워크를 생성하고 실시간 데이터 동기화가 가능해 질 것으로 기대했다.

올해 통신업계는 통신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신사업을 펼쳤다. 그 중 대표적인 사업이 자율주행 등 모빌리티 영역이다. SK텔레콤은 지난 10월 대형트럭 자율주행 고도화 사업에 착수했다. 특히 올해 LG유플러스를 마지막으로 이통 3사가 모두 뛰어든 미들마일 시장에도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미들마일은 제조업체로부터 상품을 수거하는 단계인 ‘퍼스트 마일’과 고객에게 배송하는 단계인 ‘라스트 마일’의 중간단계다. 통상 판매자로부터 물류센터까지의 B2B 간 운송을 의미한다. 2020년 통계청에 따르면 미들마일 시장은 37조원에 육박한다.

이외에도 LG유플러스는 미래 사업의 핵심인 모빌리티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실제로 스마트 모빌리티 부문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는 LG유플러스는 현재 현대차·기아의 무선통신회선을 수주, 대용량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통신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동통신사들이 다양한 미래 먹거리 산업에 투자하고 있는데, AI는 물론 메타버스, 자율주행도 관심 대상”이라며 “다만 이들 사업은 현재까지는 시작 단계로, 고도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통신업계의 ‘탈통신화’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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