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국내 수주량 전년비 5.9% 성장, 높은 신조가로 수출액은 27.5% 증가
수은, “탈탄소 선박연료 중요한 전환점...해사업계 전반 소통과 협력 필요”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에서 화물을 선적하는 HMM 그단스크호 /  HMM 제공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에서 화물을 선적하는 HMM 그단스크호 /  HMM 제공

[한스경제=김우정 기자] 지난 2년간 이어진 글로벌 신조선 시장의 호황과 달리 올해는 신조선 수요가 둔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견고한 친환경 연료 추진선의 수요와 높은 신조선가로 국내 조선업계는 ‘양호’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들은 올해부터 탈탄소 선박연료의 상용화가 본격화될 전망인 만큼, 해사업계의 전략적 움직임을 당부했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 3고(高) 추세는 세계 경제성장률과 해운시황을 둔화시켜 신조선 투자 수요도 감소시켰다. 그러나 업계는 친환경 연료 추진선과 노후선 교체 수요로 수주 감소폭이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DB산업은행(산은)은 ‘2024년 산업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글로벌 수주 규모가 지난해 대비 0.5%가 감소한 4억 1800만CGT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건조량은 2022년까지 증가한 수주물량이 반영돼 11.4%가 증가한 3억 9100만CGT을 전망했다. 전 세계 수주잔량은 지난해 대비 2.2%가 증가한 12만 6300만CGT을 제시했는데 이는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의 평균 대비 32.8%가 높은 수준이다.

KDB산업은행 ‘2024년 산업전망’ 보고서에 수록된 '국내 조선산업 동향 및 전망' 표 / KDB산업은행
KDB산업은행 ‘2024년 산업전망’ 보고서에 수록된 '국내 조선산업 동향 및 전망' 표 / KDB산업은행

이에 따라 국내 수주량·건조량·수주잔량도 모두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수주량은 지난해에 비해 5.9%가 증가한 1억 2500만CGT, 건조량은 지난해 대비 26.3%가 증가한 1억 2000만CGT, 수주잔량은 지난해 대비 1.2%가 증가한 4억 1200만CGT를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올해 수출액은 선박 건조량 회복, 높은 선가 등으로 지난해 대비 27.5%가 증가한 26.4억달러를 예측했다.

높은 신조선가지수는 올해도 국내 조선사의 수익을 보장할 전망이다. 신조선가지수는 지난해 9월 175.4p로, 지난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올해에 이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친환경선 수요 대비 조선소의 캐파 부족, 인력수급 문제 등으로 공급자 우위 시장으로 변모했기 때문이다.

한편 일감이 쌓여있는 국내 조선소의 고질적인 인력문제는 지난 3분기 산업부가 1만 4359명의 생산인력을 투입하며 한시름 놓은 상황이다. 정부는 “우리 조선산업은 코로나19 이후 맞이한 수주 호황에도 심각한 구인난으로 생산에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며 “전문인력비자 조선업 직종 확대 등의 제도개선을 지속해서 추진하고, 외국인 근로자들이 우리 사회와 산업현장에 적응하는데 필요한 준법의식, 한국어 능력 향상 등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올해부터 유럽연합 배출권거래제(EU ETS)에 해운업이 포함돼 선박의 온실가스 배출량도 규제대상이다. 2050년까지 국제해사기구(IMO)의 ‘넷 제로(Net-Zero)’ 규제도 다가오고 있다. 지난해 메탄올 추진선 인도를 시작으로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에 암모니아 추진선도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만큼, 그동안 연료채택을 관망하던 선사들의 발주가 전망된다.

한국수출입은행은 ‘2024 KEXIM 경제·산업전망’ 보고서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액화이산화탄소(LCO2) 운반선 등 새로운 선종의 수요 창출 가능성도 제기돼 탈탄소화를 기반으로 한 신조선 수요가 확대될 전망이다”며 “세계 신조선 발주는 2025년 이후 환경규제 대응 수요와 암모니아연료 추진선 발주 시작 등으로 4000만CGT 내외의 발주량이 지속될 것이다”고 관측했다.

이어 “향후 저탄소 또는 무탄소 연료의 향방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상용화 준비에 막바지 노력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중장기적으로 선박 연료의 채택에 따라 선사들의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이 좌우될 수 있는 만큼 선사와 조선사들은 변화를 주의깊게 살펴보고 고민하며 전략적 행동을 계획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고 역설했다. 이와 함께 “2024년은 어느 때보다 해사업계 전반의 소통과 협력이 필요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산은 또한 “연료채택을 미뤄온 선사들의 노후선 교체 발주, 미국 LNG 수출을 위한 LNG선 발주, 고유가 지속에 따른 해양플랜트 발주가 기대된다”며 “주력 선박 외 해상풍력설치선, LCO2운반선 등의 선박 수주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대형 FLNG인 '코랄 술'의 모습 / 삼성중공업 제공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대형 FLNG인 '코랄 술'의 모습 / 삼성중공업 제공

한편 올해 첫 번째 실적으로 삼성중공업은 2일, 미국 엔지니어링 회사인 블랙앤비치(Black&Veatch)와 2조원 규모의 FLNG(해양부유식 액화설비) 1기를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한승한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중공업은 내년부터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일반 상선 수주분을 해양플랜트에서 충분히 채울 수 있을 것이다”고 분석했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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