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 /KFA 제공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 /KFA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무능한 전술, 전략이라는 비판을 받는 위르겐 클린스만(60)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자신의 운명을 건 시험대에 오른다.

31일 새벽 1시(이하 한국 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한국-사우디의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은 AFC도 주목하는 빅매치다. AFC는 "한국과 사우디는 아시아 축구의 두 거인이다. 두 나라 모두 우승을 목표로 이 대회에 출전했지만 16강에서 한 팀만 살아남게 된다"고 짚었다.

클린스만 감독의 지도력도 이 경기 내용과 결과에 따라 보다 더 냉정한 평가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와 지략 대결을 펼칠 사우디의 사령탑은 한때 이탈리아 세리에A 그라운드를 함께 누볐던 동갑내기 스타 감독 로베르토 만치니다.

선수 경력으론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과 1996년 유럽축구선수권(유로 1996) 우승 경험이 있는 독일 축구의 전설 클린스만 감독이 멀찌감치 앞서 있지만, 지도자 경력을 비교하면 클린스만 감독이 다소 밀린다. 클린스만 감독은 미국 축구 대표팀을 지휘하던 2013 북중미 골드컵에서 정상에 오른 경력이 있지만, 만치니 감독은 맨체스터 시티의 첫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과 이탈리아의 유로 2020 우승 등을 일궈낸 바 있다.

한국은 대회 조별리그 E조에서 1승 2무(승점 5)를 기록하며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일본과 16강전 대결은 피했지만, ‘중동 강호’ 사우디와 격돌하게 되면서 고비를 맞게 됐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로 56위의 사우디보다 앞서지만, 역대 상대 전적으로 보면 양국은 5승 8무 5패로 호각을 이루고 있다.

클린스만호의 불안 요소는 수비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FIFA 랭킹상 비교적 약체들과 맞붙었는데도 3경기에서 6실점(8득점)이나 했다. 이번 대회 16강에 진출한 팀 중 인도네시아와 함께 최다 실점 공동 1위다. 발밑 기술이 뛰어나고 빌드업 축구에 최적화돼 있는 골키퍼 김승규의 부상 이탈도 한국 축구 최후방 수비가 약해진 이유다.

조규성(9번). /KFA 제공
조규성(9번). /KFA 제공

반면 사우디는 F조에서 태국, 오만, 타지키스탄을 상대로 1실점(4득점)을 기록했다. 오현규는 28일 진행된 사우디전 대비 훈련 기자회견에서 "사우디의 실점이 적은 건 아직 한국을 안 만나서 그런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면서 "대표팀 구성원 모두 한마음으로 사우디전을 준비하고 있다. 결승전이란 각오로 경기에 나서겠다. 준비는 모두 끝냈다. 말이 아닌 경기력으로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골 결정력 부재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최전방 공격수들의 분발이 필요하다. 오현규는 2경기에서 교체 출전했지만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조규성은 3경기 연속 선발로 나섰지만 무득점에 그치고 있다. 클린스만호가 사우디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64년 만의 우승에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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