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역사상 처음으로 남자부 여자부 모두 최종전에서 정규리그 1위 확정
남자부 우리카드, 의정부에서 KB손해보험과 맞대결
여자부 현대건설, 광주에서 페퍼저축은행과 결전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 /KOVO 제공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 /KOVO 제공

[한스경제=강상헌 기자] 프로배구 V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남자부와 여자부 모두 최종전에서 정규리그 1위가 가려진다. 남녀부 선두팀들은 최종전에서 1위를 사수하기 위해선 승리에 대한 부담감을 극복해 내야 한다.

12일까지 치러진 2023-2024 V리그는 팀당 정규리그 1~2경기만을 남겨 놓은 상황이다. 하지만 아직 정규리그 1위는 결정되지 않았다. 남녀부 모두 1위와 2위의 승점 차가 1점에 불과하다. 남녀부 1위와 2위 팀들이 각각 한 경기씩만 남겨뒀기 때문에 최종전 결과에 따라서는 순위가 뒤집힐 수도 있다.

12일 남녀부 경기에서 정규리그 1위 팀이 가려질 수 있었다. 하지만 남녀부 선두에 올라 있는 팀들이 모두 패하며 1위 확정이 불발됐다. 남자부 선두 우리카드는 4위 현대캐피탈에 홈에서 세트스코어 1-3(25-17 20-25 18-25 17-25)으로 덜미를 잡혔다. 여자부 현대건설은 홈에서 2위 흥국생명에 뼈아픈 0-3(22-25 25-27 20-25) 완패를 당하며 턱밑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이날 패배로 순위 변동이 생기지는 않았다. 하지만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순위가 역전될 수 있는 시나리오가 생겼다. 남자부는 우리카드가 23승 12패 승점 69로 1위, 대한항공이 22승 13패 승점 68로 2위다. 여자부도 현대건설이 25승 10패 승점 77, 흥국생명이 27승 8패 승점 76으로 1, 2위에 올라있다.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 /KOVO 제공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 /KOVO 제공

20번째 시즌을 맞은 V리그 역사상 이 정도로 치열했던 선두 경쟁은 손에 꼽을 정도다. 2005년 출범한 V리그에서 정규리그 1위가 최종전에서 가려진 건 남자부 3번, 여자부 한 번 등 총 4차례에 불과하다. 특히 남녀부 모두 최종전에서 1위가 결정되는 것은 올 시즌이 처음이다.

올 시즌 남녀부 선두에 올라 있는 팀들은 모두 여전히 유리한 고지에 서 있다. 자력 1위가 가능하다. 우리카드와 현대건설은 최종전에서 승점 3을 따면 2위 대한항공, 흥국생명의 결과와 관계없이 정규리그 1위와 함께 챔피언결정전 직행 티켓을 거머쥔다.

승점 3을 챙기지 못했을 경우에는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한다. V리그는 세트스코어 3-0 또는 3-1로 이기면 승점 3, 3-2로 승리하면 승점 2를 얻는다. 2-3으로 패하면 승점 1만 챙긴다. 만약 이 규정에 따라 최종전에서 승점 동률 상황이 나올 경우에는 1, 2위 팀 간의 다승을 비교해 최종 정규리그 순위를 산정한다.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 양효진. /KOVO 제공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 양효진. /KOVO 제공

남녀부 선두 우리카드와 현대건설 입장에선 경우의 수 없이 최종전에서 승점 3을 챙기는 게 최고의 상황이다. 최종전 일정을 보면 남녀부 모두 2위 팀이 먼저 경기를 치른다. 남자부 2위 대한항공은 14일 의정부체육관에서 KB손해보험을 상대하고, 1위 우리카드는 16일에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삼성화재와 맞붙는다. 여자부 2위 흥국생명은 홈에서 GS칼텍스와 만난다. 1위 현대건설은 그다음 날인 16일에 광주페퍼스타디움에서 페퍼저축은행과 정규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남녀부 모두 2위 팀이 먼저 경기를 치르는 일정이기 때문에 결과에 따라서는 선두팀들이 엄청난 압박감을 느끼게 될 것으로 보인다. 남녀부 2위 팀이 모두 승점 3을 챙기게 되면 선두팀들은 최종전에서 반드시 승점 3을 따야 하는 부담스러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12일 경기에서도 우리카드와 현대건설은 1위 확정의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하며 허무하게 무너졌다. 우리카드는 1세트를 먼저 손에 넣었으나 범실로 인해 역전패의 쓴잔을 들이켰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우리가 못했고, 상대가 잘했다. 선수들이 마음가짐을 다져야 한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 /KOVO 제공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 /KOVO 제공

현대건설은 매 세트를 리드하는 듯했으나 승부처에서 터져 나온 범실로 3세트를 내리 내주며 자멸했다. 1, 2세트 모두 결정적인 순간에서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해 집중력이 떨어진 것이 패인이었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1세트는 경기력이 좋았음에도 결정력에서 아쉬움이 남았다”고 경기를 되돌아봤다.

우리카드와 현대건설은 최종전에서 맞붙는 상대 팀도 장소도 모두 부담스럽다. 모두 원정에서 최종전을 치른다. 특히 우리카드는 최종전 상대인 삼성화재와 올 시즌 맞대결에서 2승 3패로 열세다. 올 시즌 삼성화재 원정에서는 한 번도 못 이겼다.

현대건설은 최하위인 페퍼저축은행을 만난다. 올 시즌 5전승을 거뒀다. 다만 페퍼저축은행의 최근 경기력이 예사롭지 않다. 시즌 4승 중 절반인 2승을 6라운드에 거뒀고, 8일에는 홈에서 흥국생명을 세트스코어 3-1로 잡는 이변을 연출하기도 했다. 부담감을 안고 경기에 임해야 하는 현대건설 입장에서는 방심할 수 없는 상대다.

강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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