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키움증권, 수익모델 다각화 실패로 고전...3분기 실적도 어려워
증시에 민감한 사업구조를 가진 키움증권이 3분기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사진=키움증권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키움증권의 3분기 실적이 2분기에 이어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다. 증시 환경에 민감한 사업 모델을 영위하다보니 주식시장 위축에 따른 영향을 피하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단기간 수익모델 다변화가 힘든 만큼 4분기에도 증시 반등 이외의 돌파구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19% 증가한 828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어닝쇼크’를 기록한 지난 2분기보다 조금 나아졌지만 ‘깜짝실적’을 거둔 1분기와 비교하면 실망스러운 성적표다.

증권가에선 이러한 키움증권의 실적을 두고 증시환경 변화에 의존적인 사업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본업과 연결 자회사가 모두 증시에 연동된 사업 모델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타사 대비 매크로 추정에 민감하다”며 “증시 둔화에도 실적을 방어하는 요소인 강한 IB역량이나 시장금리 하락으로 개선되는 채권평가익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3분기 주식시장은 코스닥시장 위주로 크게 하락할 것”이라며 “키움증권의 실적은 주식시장 상황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실적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자기자본투자(PI) 부문에서 주식 비중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국내 증시는 미·중 무역분쟁 격화와 바이오 업종 약세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2분기 말 대비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8.7%, 11.2% 하락했고 신용공여 잔여도도 11.9% 감소했다.

증시 약세에 따라 8월 일평균 거래대금도 전년 동기(약 9조3900억원)보다 줄어든 8조6700억원을 기록했다. 위축된 증시는 키움증권에 직격탄으로 날아왔다.

키움증권의 사업 모델이 증시 의존성을 극복하지 못한 것은 꾸준히 추진했던 수익원 다각화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키움증권은 지난 5월 의욕적으로 추진해오던 인터넷전문은행 예비 인가를 받는 데 실패했다. 금융위원회는 상반기 키움증권이 제출한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안과 관련해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이 요구하는 금융과 정보통신기술의 융합 구현이나 혁신성이 충분히 제시되지 못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키움증권은 이외에도 부동산신탁업 예비 인가 획득에도 실패하면서 쓴 입맛을 다셔야 했다. 하이자산운용·하이투자선물 인수전에서도 홍콩계 사모펀드 ‘뱅커스트릿프라이빗에쿼티’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적극적으로 신사업 확대에 나섰지만 받아든 성적표는 실망스러운 상황이다. 업계에선 키움증권이 3분기 내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 인가에 다시 나설 수 있다고 보고 있지만 구체적인 시행 계획은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당장 키움증권이 직면한 실적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선 국내 증시가 반등하는 것이 유일한 희망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불안정한 국제 정세로 악화되기만 하는 증시 환경이 4분기에 반등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가 남는 상황이다.

김호연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