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탄탄한 고객층이 긍정적 요인
카카오뱅크가 PLCC로 신용카드업에 진출할 가능성이 커졌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카카오뱅크가 신용카드업 라이선스를 독자적으로 취득하는 대신 다른 카드사와 협력해 내년 초 사업에 진출할 가능성이 커졌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현재 신한카드, 삼성카드, KB국민카드, 씨티카드 등 4개 카드사와 제휴를 확정했다. 카카오뱅크는 신용카드업 진출과 관련해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 중이다.

카카오뱅크가 계획하고 있는 카드업 진출 방안은 PLCC 형태다. PLCC는 ‘상업자 표시 전용 카드’로 불리는데 보통 카드사 로고를 숨기고 제휴한 기업의 브랜드를 사용해 그 기업에 최적화된 혜택을 제공한다.

지난해 카카오뱅크는 신용카드 사업 진출 계획을 철회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철회 이유를 신용카드 업황 불황과 카드 수수료 인하, 카카오뱅크의 기존 사업 확대로 해석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는 올해 신용카드업 재진출에 나섰다. 외부적으론 올해 카드 업계가 카드 수수료 인하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나름 괜찮았고, 내부적으론 기존 사업 확대를 위한 자본확충이 가능해진 것이 이유로 분석된다.

국제회계기준(IFRS) 올해 상반기 8개 전업카드사 순이익은 9405억원으로 전년 9668억원 대비 2.7% 하락하는 데 그쳤다. 카드 수수료 인하 여파로 올해 순이익 규모가 7000억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 것에 비교하면 양호한 결과다.

또 지난 7월 금융위원회가 카카오의 카카오뱅크 주식보유 한도 초과 보유 승인을 의결하면서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에 대한 보유 지분을 34%까지 늘릴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카카오뱅크의 최대 주주로 카카오가 올라설 길이 열렸으며 자본 확충이 용이해져 공격적인 경영 활동이 가능해졌다.

실적 개선도 한몫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2분기 9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지난해 카카오뱅크는 21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 66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카드업계도 카카오뱅크가 신용카드 시장 적응에 성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카카오가 탄탄한 고객층을 확보해 어느 정도 수요도 확보해놨다는 것이다.

지난 7월 카카오뱅크는 출범 2주년 만에 계좌 개설 고객 1000만명을 달성했으며 6월 말 기준 수신 17조5700억원, 여신 11조3300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카카오뱅크 모바일 앱을 이용하는 고객이 시중은행 모바일 앱 이용 고객 수를 넘어섰다. 지난달 기준 은행 모바일 앱 총 설치 기기 수는 카카오뱅크가 880만7230대로 가장 많았다. 이어 KB국민은행이 807만1989대, NH농협은행이 759만9007대, 신한은행이 679만2332대 순이었다.

지난 7월 기준 모바일 뱅킹 앱 월 사용자(MAU)도 카카오뱅크가 609만1216명으로 가장 많았다. KB국민은행이 586만4064명, NH농협은행이 567만3442명, 신한은행이 515만6501명으로 뒤를 이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용카드 업계가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분주한 상황이지만 카카오뱅크는 출시하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높은 인기를 얻고 있을 정도로 충성고객이 많다”며 “카카오뱅크가 내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에 이에 앞서 몸집 키우기에 나섰다”고 말했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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