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동에 신규 수주한 삼성ENG·현대건설 등도 영향권
[한스경제=권혁기 기자] 아시아 남서부와 아프리카 북동부 지역인 중동(中東)에 전운이 감돌면서 건설업계의 해외 수주가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29일 해외건설중소기업수주지원센터 집계 결과 지난해 국내 중소 건설사들의 이라크 수주 금액은 8340만1000달러(한화 약 980억7123만원)였다. 아랍에미레이트(2억6804만달러), 베트남(2억2727만3000달러), 사우디아라비아(1억3572만2000달러), 홍콩(1억2745만9000달러), 쿠웨이트(1억2444만4000달러)에 이은 6번째 국가다.
이라크에 진출한 국내 건설사는 현대건설, 대우건설, 한화건설, GS건설, SK건설, 포스코건설, 한국가스공사, 항공우주산업, IKC건설 등 14개사다.
현대건설과 GS건설, SK건설 등은 공동으로 카르발라 정유공장에 660여명을 파견한 상황이다.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중인 한화건설은 400여명을 보냈다.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2006년 이후 최악이었다. 업계에서 예측하는 수주액 규모는 200억달러 내외로, 해외건설협회는 오는 31일 작년 해외건설 수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반면 올해는 삼성엔지니어링, 현대건설 등이 신규 수주에 성공하는 등 반등할 전망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와 18억5000만달러(2조1000억원) 규모의 '하위야 우나이자 가스 저장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했고, 알제리에서도 스페인 업체와 함께 정유 플랜트 공사도 수주했다.
지난해 이라크 바스라 지역에 위치한 해수공급시설 플랜트 공사 관련 낙찰의향서를 받은 현대건설은 지난 14일 카타르에서 1조2000억원 규모 수주에 성공했다.
그러나 중동에서 전쟁이 발발할 경우 해외 수주에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쿠웨이트 등 이란과 이라크 인근 국가에도 영향을 미쳐, 공사 자재 조달, 공사 발주 등에 지장을 끼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선이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란 사태로 인한 불안감 조성으로 건설업종은 코스피 대비 5.0%포인트 언더퍼폼(특정 주식의 하락률이 시장 평균보다 더 클 것이라고 예측하기 때문에 해당 주식을 매도하라는 의견)을 기록했다"며 "이란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 수주 기대 프로젝트 및 중동 내 발주 지연 우려로 현대, 대우, 삼성엔지니어링 등 주가 부진 지속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반면 미국과 이란의 분쟁이 국내 건설업계에 위기이자 기회라는 분석도 있다.
박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이란 분쟁에 따른 중동지역 지정학적 위험 증가가 유가상승 및 건설업종 지수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지난 십여년간 미국-이란 분쟁시 수차례 거론된 바 있으나 실제 봉쇄로 이어진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실제 봉쇄로 이어진다면 국내 건설사의 최대 해외 발주처들인 중동 국가 진행공사 조달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영향을 미칠 국가는 UAE, 바레인, 카타르, 쿠웨이트, 이라크 및 사우디 일부 지역 등 중동 대부분이 해당된다"고 전제한 뒤 "이번 사태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이 장기적으로 이어진다면, 산유국(발주처) 재정 개선에 따른 발주 증가 및 마진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2000년 초중반 중국의 원유 수요 증가 및 이란 핵시설 건설 시작에 따른 중동 위기 고조 등에 힘입어 국제유가는 2008년 배럴당 140달러대까지 치솟은 바 있으며, 동기간 건설업종은 2000년 이후 최고 호황기를 누렸다.
박 연구원은 "현재의 위기가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권혁기 기자 khk020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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