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혹은 네이버?...금융권 잠식하는 IT공룡들
카카오, 혹은 네이버?...금융권 잠식하는 IT공룡들
  • 김동호 기자
  • 승인 2020.05.18 16:32
  • 수정 2020-05-18 16:55
  • 댓글 0

거대 금융플랫폼 성장 가능성 높아
카카오와 네이버가 금융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그래픽 김민경기자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카카오와 네이버, 국내를 대표하는 두 정보통신(IT)기업의 금융시장 공략이 가속화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비대면) 경쟁력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면서, 카카오와 네이버가 거대 금융플랫폼으로 성장할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경쟁력을 앞세워 일찍감치 금융시장 공략에 나선 카카오는 이미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증권까지 안정적인 금융 라인업을 갖춘 상태다. 불과 3년 남짓한 시간 동안 1200만명의 고객을 확보하며 금융시장 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카카오뱅크는 작년 흑자전환에 성공, 올해는 이익의 폭을 확대하고 있다.

카카오의 금융권 내 행보를 지켜보던 네이버도 작년부터 본격적인 시장 공략을 위한 준비에 나섰다. 네이버의 금융시장 공략을 위한 선봉장은 네이버파이낸셜이 맡았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작년 11월 네이버에서 네이버페이 사업부문이 분사돼 설립된 독립법인이다. 네이버는 네이버파이낸셜의 성장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내 증권업계 자기자본 기준 1위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와 손잡았다. 

◆ 카카오, 카카오뱅크 필두로 금융라인업 갖춰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먼저 온라인 및 모바일 플랫폼의 힘이 금융시장에서도 통한다는 사실을 보여준 곳은 카카오다.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출발한 카카오뱅크는 이용의 편리함을 앞세워 1200만명의 고객을 확보, 무서운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기존에 두터운 주거래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던 시중 은행들도 이제는 카카오뱅크의 성장세를 외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특히 5~10년 후 금융소비자의 주축으로 자리잡게 될 10~30대 소비자의 상당수가 인터넷은행을 선호하고 있다는 사실은 카카오뱅크의 미래를 더욱 밝게 하고 있다. 여기에 올 상반기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인해 언택트 서비스에 대한 니즈도 폭발하면서 금융플랫폼의 가치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는 곧 실적으로 이어졌다. 카카오뱅크가 지난 6일 발표한 1분기 당기순이익은 1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1.3% 급증했다. 카카오뱅크는 작년 당기순이익 137억원을 기록하며, 연간으로 첫 흑자를 달성한 바 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수익을 통해 주요 비용을 감당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카카오뱅크가 새로운 영역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카카오뱅크 고속성장의 비결은 역시 1200만명에 달하는 가입자다. 온라인과 모바일에 익숙한 가입자들의 예금과 대출 수요가 기존 은행에서 점차 카카오뱅크로 이동하면서 카카오뱅크의 운용자금 규모도 급증했다. 카카오뱅크가 영업을 시작한 2017년 4조원대를 기록했던 대출 규모는 현재 16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이에 따른 순이자 수익은 지난 1분기 기준 84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카카오 계열사인 카카오페이 가입자가 3000만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카카오뱅크의 성장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카카오뱅크의 막강한 영향력에 주목한 증권사와 카드사들은 앞다퉈 카카오와 손을 잡으려 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작년 3월부터 카카오뱅크를 통한 주식계좌 개설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를 통해 가입한 한국투자증권 계좌개설 가입자는 현재 150만명을 기록 중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 주요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의 계열사다.

이를 본 다른 증권사들도 카카오뱅크에 손을 내밀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2월부터 카카오뱅크 연계 주식계좌 개설에 나섰다.

카드사들도 카카오뱅크와 사업 협력에 나섰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삼성카드, 씨티카드는 지난 달 27일 카카오뱅크 제휴 신용카드 4종을 선보였다. 이전까지 카카오뱅크는 체크카드만을 제공했다. 하지만 금융플랫폼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면서 신용카드 제휴사업도 시작한 것이다. 카카오뱅크와 협업해 출시한 제휴 4종의 신용카드는 출시 열흘 만에 10만장 이상이 발급됐다.

여기서도 카카오뱅크의 경쟁력이 십분 발휘됐다. 일반적인 제휴 신용카드의 경우 온라인신청을 하려면 제휴사 홈페이지에 접속한 후 카드사의 웹이나 모바일페이지로 연결해 본인인증 후 신청정보 입력, 카드사 상담전화, 서류 제출 등 통상적으로 6단계를 거쳐야만 한다. 하지만 카카오뱅크의 경우 앱에서 간단한 정보 입력과 인증만으로 신용카드를 발급 받을 수 있다. 기존방식보다 훨씬 빠르고 간편한 셈이다.

◆ 네이버, 한발 늦었지만 막강한 경쟁력 보유

네이버는 카카오보다 한발 늦게 금융시장 공략에 나섰다. 하지만 그 파장은 결코 가볍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의 금융사업을 주도할 네이버파이낸셜과 미래에셋대우의 시장 경쟁력을 결코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네이버파이낸셜 네이버페이의 경우 이미 30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네이버는 인터넷검색시장의 1위 사업자로, 대다수 상품과 서비스의 인터넷 및 모바일 검색이 네이버를 통해 이뤄진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금융상품과 서비스 역시 네이버를 통해 검색되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렇기에 검색을 통한 상품 및 서비스 연계에 있어 네이버의 경쟁력은 상당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이 가장 먼저 선보이는 금융상품은 바로 '네이버통장'이다. 네이버통장은 미래에셋대우의 자산관리계좌(CMA) 통장 형태로, 이달 말 출시될 예정이다. CMA의 장점을 살려 예치금에 따른 수익뿐 아니라, 통장과 연결된 네이버페이를 이용하면 포인트 적립까지 얻을 수 있는 비대면 금융 상품이다.

네이버통장 가입자들은 네이버페이 전월 결제 실적을 기준으로 최대 연 3%(100만원 이내, 세전)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전월 네이버페이 결제 실적이 월 10만원 이상인 경우에는 연 3%, 월 10만원 미만인 경우에는 연 1% 수익률이 적용된다.

주목할 부분은 네이버페이와의 연동이 강화됐다는 점이다. 네이버통장으로 페이포인트를 충전한 후 네이버쇼핑과 예약, 디지털 콘텐츠 구매 등을 포함한 각종 결제처에서 네이버페이를 이용할 경우, 결제금액의 최대 3%까지 포인트 적립이 가능하다. 이는 기존의 포인트 적립 비율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네이버페이를 자주 이용하는 사용자의 경우 네이버통장을 이용하면 연 3%의 수익률과 3%의 포인트 적립을 동시에 누릴 수 있게 된다. 두 혜택을 모두 누린다면 6% 수준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셈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우선 네이버통장을 앞세워 이용자들에게 제공하는 혜택을 강화하고, 커머스와 금융을 연결하는 새로운 서비스 경험을 통해 테크핀 경쟁력을 키워나간다는 전략이다.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는 "이용자 혜택을 강화한 네이버통장을 시작으로 하반기에는 투자상품, 보험, 예·적금 등 다양한 금융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네이버파이낸셜이 지닌 양질의 데이터 경쟁력과 기술을 금융 상품에 접목해 향후에는 고객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별화된 금융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향후 네이버와 카카오의 일전은 피할 수 없는 수순이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온라인 금융은 여전히 성장성이 높은 시장"이라며 "핀테크 업계에서 카카오진영(카카오뱅크-한국투자금융지주)과 네이버진영(네이버-미래에셋대우)의 경쟁 구조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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