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를 해도 멋있는 야구를 했으면 한다"
[횡성=한스경제 김호진 기자] "하나부터 열까지 기본기, 기본기, 기본기를 강조합니다."
한국프로야구 KBO리그 NC 다이노스 출신 마낙길(34) 노원구 유소년야구단 감독은 최근 떠났던 일본 연수에서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일본 프로 선수들이 어떻게 훈련하고 경기에 임하는지는 과거 프로 생활을 하면서도 익히 들어 잘 알고 있었지만, 유소년 선수들이 뛰는 모습은 처음이라고 한다. 마낙길 감독은 "일본 유소년 감독들은 어떤 시합이든 훈련이든 기본기, 기본기, 기본기"라고 강조했다.
마 감독이 이끄는 노원구는 한국스포츠경제가 주최하고 대한유소년연맹(회장 이상근)이 주관하는 2023 한국컵 전국유소년야구대회에 참가했다.
노원구는 이번 대회 주니어리그(16세 이하)와 유소년 청룡(13세 이하), 꿈나무 백호·현무(이상 11세 이하), 새싹리그(9세 이하) 등에 참가했다. 아쉽게도 출전한 리그 모두 결승전 진출에 실패했다. 다만, 전국 최강으로 꼽히는 남양주 야놀(감독 권오현)과 팽팽한 접전을 펼치는 등 이번 한국컵을 통해 한 단계 성장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 감독은 "남양주 야놀은 강팀 중의 강팀이다. 거의 모든 팀이 야놀이랑 맞붙는다고 하면 주눅이 든다. 그러나 선수들에게 '우리가 열심히 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강팀이라는 타이틀만으로 주눅이 들 수 있는데 선수들이 잘 따라와 줘서 고맙다"고 전했다.
유소년야구연맹 수장인 이상근 회장은 한국컵이 국내 최대 유소년대회를 넘어 글로벌 유소년야구 축제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지난 18일 본지와 통화에서 그는 "세계 유소년야구를 선도하는 한국유소년야구 중심으로, 한국컵을 세계 유소년야구 축제로 키우고 싶다. 또 실력에 상관없이 사립고교와 공립고교가 함께 출전하는 일본의 고시엔 대회처럼 유소년야구단과 더불어 리틀야구단, 초등학교 야구부가 함께하는 최고의 유소년야구대회로 만들고 싶다"고 소신을 밝혔다.
마 감독은 연맹의 취지에 맞게 노원구의 발전을 위해 최근 일본으로 연수를 다녀왔다.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9라운드(전체 86순위) NC 다이노스에 지명돼 프로 생활까지 한 그는 "너무 놀랐다"고 했다. "일본 유소년야구를 이번에 가서 처음 봤는데, 지도자들의 지도 부분이 우리나라와 너무 달랐다. 기본기를 하나부터 열까지 하나도 안 빠뜨리고 가르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우리나라는 날씨가 더우면 선수들이 힘들어해서 훈련을 줄이는데, 일본은 전혀 안 그런다. 모든 게 꼼꼼하게 잘 돼 있다. 기본기를 반복하니 시합 때 실수가 전혀 없다"며 "일본에서 보고 배운 점을 우리 선수들에게 잘 가르치려고 한다. 캐치볼을 하기 전에 어깨 체조를 하던지 본 훈련 전에 복근, 하체, 유연성 등을 나눠서 진행하고 있다. 제가 노원구 감독을 맡은 지 2년 정도 됐는데 큰 부상이 없어졌다. 기본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음에도 또 일본으로 가 연수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마 감독이 아이들에게 바라는 점은 '자신감'이다. "수비 때 실수하더라도 세게 던져라, 타석에선 헛스윙 삼진으로 아웃되더라도 초구부터 과감하게 스윙하라고 한다. 아이들이 실수하더라도 멋있게 했으면 한다"면서 "그러다 보면 분명히 성장하게 돼 있다. 막연하게 '우승하자' 이런 게 아니라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끝으로 "제 꿈은 지도자였다. 어릴 때 저를 지도해 주셨던 감독님들이 해주셨던 말들을 하나둘씩 접목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노원구를 맡게 됐다. 프로팀의 스카우트 제의도 오지만 정중히 고사했다. 저는 아이들이 좋다. 저를 잘 따라와 줘서 매우 고맙다. 아이들이 부상 없이 야구를 재미있게 했으면 한다"고 했다.
김호진 기자 hoo1006@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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