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정치 혐오 범죄 확산 우려
"정치가 사회갈등 증폭 시키는 현실이 문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건물에서 괴한에게 습격 당하는 장면이 담긴 CCTV 화면을 배 의원실이 공개했다. /배 의원실 제공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건물에서 괴한에게 습격 당하는 장면이 담긴 CCTV 화면을 배 의원실이 공개했다. /배 의원실 제공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서울 강남 도심에서 괴한의 습격을 당했다. 지난 2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피습을 당한지 23일 만이다. 여야의 극단 대립과 혐오가 정치인에 대한 테러를 불러일으켰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정쟁만 벌이는 정치권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자성하고 선진화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이어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도 피습을 당하면서 정치 테러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3개월 앞두고 많은 후보자들이 선거운동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서 피습 사태가 언제든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정치권에서는 반복되는 테러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여야 모두 공천 내홍을 겪고 있고 진영 대립이 격화돼 언제든 유사한 사건이 재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6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우리 정치가 상대를 증오하고 잘못된 언어로 국민에게도 그 증오를 전파하는 일을 끝내지 않는 한 이런 불행한 사건은 계속해서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음모론, 혐오 표현, 근거 없는 비방, 가짜뉴스형 선동 같은 언어적 폭력이 물리적 폭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어 "정치권 전체가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우리 민주주의는 만연한 폭력에 질식당할 것이다. 증오의 정치는 멈춰야 한다. 증오의 악순환이 정상적인 정치를 파괴할 정도에 이르기 전에 각 정당이 스스로를 정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것이 명백한 정치 테러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연초부터 연이어 불행한 일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는데 당국에 특단의 대책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민주당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모든 형태의 폭력과 테러에 반대한다. 더불어 혐오를 반대하는 국민과의 연대를 더 크게 넓혀가겠다"라고 전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입장문을 통해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다”라며 “정치인에 대한 테러 행위가 이어지고 있는 최근의 사태에 대해 심각한 우려의 말씀을 드린다. 속히 서로를 적대하는 극단의 정치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치권 모두가 각별한 경각심을 갖고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되살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정치테러 재발에 대한 긴급 지시문으로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에 대한 테러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범죄행위로서 절대로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라며 "이와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국회의원 등 주요 인사에 대한 안전 확보와 유사범죄 예방에 전력을 쏟아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정치인에 대한 폭력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랐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안타까운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근거없는 의혹제기는 그렇지 않아도 극심한 진영 간 갈등과 국민의 불안만 키울 뿐이다. 차분히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면서 "근거 없는 음모론은 극단적 대결과 폭력의 악순환만 부추길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김준우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모든 정당 대표들에) 공존 정치와 정치폭력 추방 선언에 함께 할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정치의 영역에 폭력이 끼어들 자리는 없다는 것을 제 정당 대표들이 선언함으로써, 사회에 팽배해진 대결구도를 종식시키고 공존이 가능한 정치의 문을 열 수 있도록 관심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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