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서울 기후동행카드, 판매 시작 이틀 만에 누적 판매량 10만장 돌파
직장인·학생 인기 높아…"교통비 조금이라도 아낄 수 있어"
오세훈 서울시장이 29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시청역 역사 고객안전실에서 3000원짜리 실물 기후동행카드를 구입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오세훈 서울시장이 29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시청역 역사 고객안전실에서 3000원짜리 실물 기후동행카드를 구입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서울 시내 대중교통을 월 6만원대로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가 본격적인 시범 사업에 들어갔다. 판매 시작 이틀 만에 누적 판매량 10만장을 돌파하는 등 '매진행렬'을 이어가는 중이지만 서울과 같은 생활권인 경기도와 인천 지역 시민들은 불만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 시행 첫날인 지난 27일부터 28일 오후 5시까지 일평균 7만명의 시민들이 기후동행카드를 사용했으며,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한 건수는 총 34만건(버스 19만 7000여건, 지하철 14만 9000여건)이라고 밝혔다.

특히 23일부터 사전 판매를 시작한 기후동행카드는 27일까지 모바일이 7만 6000여장, 실물카드가 12만 4000여장 팔렸으며, 총 판매량은 28일 오후 5시 기준 20만장을 넘어섰다.

기후동행카드는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적용한 무제한 대중교통 통합 정기권이다.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 시범사업으로 750억원의 예산이 들어가며 50만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추산했다.

이 카드를 발급받으면 서울 지하철과 버스, 따릉이 등을 6만원대에서 무제한 이용할 수 있지만 현재는 서울을 대상으로만 시범 추진하고 있다. 인천도 서울시와 협의를 통해 도입할 예정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공개되진 않았다.

서울시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29일 오후 9호선 국회의사당역에서 만난 30대 직장인 A씨는 "기후동행카드를 바로 구매했다. 기존에 월 11~12만원 정도를 교통비로 썼는데 1, 2만원 정도를 아낄 수 있게 됐다"며 "무제한 이용인 점도 장점인 거 같고 계속해서 이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반응도 '긍정'이 주를 이뤘다. "비용도 할인하고 환경도 지키는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다", "직장인도 그렇지만 학교도 가고 아르바이트도 하는 학생들이 혜택을 많이 볼 것 같다", "좋은 카드는 전국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일부 판매처에서 준비한 물량이 동나면서 중고거래 사이트에 '기후동행카드를 구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반면, 경기에서 서울로 출·퇴근을 하는 탓에 기후동행카드 이용이 불가능한 시민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서울시 서초구 소재 백석대학교 대학원 예비 대학원생 B씨(경기도 시흥시 거주)는 "취지는 좋지만 수도권 모든 지역 통합 사용이면 좋겠다"면서도 "대중교통은 매년 적자에 시달린다고 하는데 세금이 지나치게 이용되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커뮤니티에서는 "(경기·인천과) 제대로 협의도 하지 않고 서울시 혼자 무작정 시행하는 거 아니냐", "진짜 시민을 위한 게 맞는지 우려스럽다", "(대중교통) 가격을 내리면 되는 거 아니냐. 대한민국은 서울공화국이다", "나중에 교통비 오를 게 분명하다" 등의 부정적 반응도 적지 않았다.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가 아직 시범 운영 중이고 올해 상반기 중으로 수도권 통합 교통카드를 빠른 시일 내에 도입하겠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인천시는 지난해 11월 서울시의 기후동행카드에 동참하는 '인천시-서울시 교통 현안 해결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식'을 진행, 올해 상반기를 목표로 기후동행카드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윤종장 국토부 도시교통실장은 "시행 초기인 만큼 부족한 점에 대해서는 시민 의견을 반영해 지속적으로 서비스 개선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약속했다.

대중교통 정기권은 이미 전국적인 확산이 예고됐기 때문에 기후동행카드의 안착 여부가 더욱 중요하다. 정부의 K패스, 경기 더경기패스, 인천 I패스 등이 저마다 다양한 혜택을 내세워 5월부터 선보일 예정이다.

지하철 2호선 시청역을 찾아 현장점검에 나선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과 같은 생활권인 경기도가 기후동행 적용 범위 대상에서 제외돼 일부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것과 관련해 "최대한 빠른 속도로 경기도의 지자체들과 협의를 해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수도권 시민) 한 분이라도 더 불편 없이 쓰실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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