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7일 KBS와 신년 대담…취임 3년차 국정 운영 구상 밝힐 것으로 보여
지지율 반등 계기 될까…野 "성난 민심의 파도를 제대로 인식하길"
윤석열 대통령이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제공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저 윤석열, 경청하고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 국민의 말씀을 경청하는 대통령이 되겠다"(2021년 11월 5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 수락 연설)

"대통령은 언론에 자주 나와 기자들로부터 귀찮지만 자주 질문을 받아야 하고 솔직하게 답해야 한다. (대통령직에) 취임해 특별한 일이 없으면 주 1회 정도 기자들을 기탄없이 만나도록 하겠다"(2022년 2월 11일 대선 후보 TV토론회)

"언론과 소통이 궁극적으로 국민과 소통이다. 앞으로도 민심을 가장 정확히 읽는 언론 가까이에서 제언도, 쓴소리도 잘 경청하겠다"(2022년 4월 6일 신문의날)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지난 1968년 '연두 기자회견'을 최초로 개최하며 관행처럼 이어져 내려왔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 취임한 대통령이 첫 신년 기자회견을 열지 않은 경우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윤 대통령 둘 뿐이다. 신년 기자회견과 취임 이듬해 신년 기자회견을 모두 건너뛴 경우는 윤 대통령이 유일하다. 

신년 기자회견은 대통령이 새 해 국정방향을 제시하고,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국민들의 궁금증을 직접 듣는 자리로 국민통합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과정이며, 역대 정부에서도 대통령실의 여느 행사보다도 비중있게 여겨졌다. 

게다가 윤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국민과 소통을 강조해왔던 터였다. 대통령실 용산 이전의 이유 중 하나가 국민과 소통이라며 헌정사 최초로 대통령이 출근길에 기자들과 자유롭게 질의응답하는 약식 기자회견(도어스테핑)을 도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2022년 8월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 이후 1년 6개월간 기자회견을 하지 않았다. 기자들과 공개 문답도 MBC 기자와 대통령실 비서관 사이에서 벌어진 공개 설전 이후인 2022년 11월 21일부로 중단된 이후 한 번도 없었다. 지난해 5월 10일 취임 1주년 때도 공개 기자회견을 생략했다.

올해 취임 3년 차를 맞은 윤 대통령의 신년 대담은 녹화였다. 윤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 대신 7일 한국방송공사(KBS)와 단독 대담 형식으로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하지만 KBS와 대담도 생중계가 아니라 촬영해 내보내는 녹화 방송이다.

윤 대통령의 소통에 문제가 있다는 점은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30일부터 2월 1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 평가는 29%, 부정 평가는 63%로 각각 집계됐다.

특히 부정 평가 이유로 △경제·민생·물가(19%) △소통 미흡(11%) △독단적·일방적(7%) △외교·김건희 여사 문제(이상 6%) △전반적으로 잘못한다·거부권 행사(이상 5%) △경험·자질 부족·무능함(4%) △통합·협치 부족(3%) 등이 꼽혔다.

취임 3년차 국정 운영 구상이 담길 촬영분은 그동안 민생토론회에서 행정 서비스 서류 완전 전산화, 대형마트 공휴일 의무 휴업 규제 폐지, 단통법 폐지,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연장, 의료개혁을 위한 4대 정책 패키지 등을 내놓은 만큼 신년 대담도 민생 정책 설명 등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아울러 핵심 국정 과제인 3대(노동·교육·연금) 개혁 추진 계획, 저출생 문제 해결 등도 주요 주제로 꼽힌다.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가 영상을 통해 설 메시지를 남겼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가 영상을 통해 설 메시지를 남겼다. /대통령실 제공

민감한 현안에 대한 입장 표명도 주목된다.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논란에 대한 입장이 여론의 관심사다. 제2부속실 설치나 특별감찰관 임명 등 제도적 보완 장치를 제시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또 취임 후 모두 5차례, 9건의 법안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에 대한 추가 설명도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이) 생중계되는 기자회견을 통한 쌍방향 소통을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다"라며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5일 브리핑에서 "언론과 소통이 국민과의 소통이라며 질문 받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해놓고 땡윤뉴스만 틀어대는 방송사를 지정해 대담을 진행한다니 국민께 부끄럽지도 않나"라며 "녹화 대담 뒤에 숨는다고 김건희 여사 의혹을 피해갈 수 없다. 국민과 진정한 소통을 거부한 대통령의 대담은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들을 더욱 키울 뿐이다. 성난 민심의 파도를 제대로 인식하기 바란다"고 질타했다.

김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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