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카카오뱅크, 인니 디지털은행 '슈퍼뱅크' 지분 투자
동남아 슈퍼앱 '그랩'과 슈퍼뱅크 론칭 및 서비스 협업
카카오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 최초로 글로벌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제공
카카오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 최초로 글로벌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제공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은행권이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시장을 벗어나 글로벌 시장에서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특히 지리적으로 가깝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동남아시아 시장은 가장 주목받는 지역이다. 이 중 인도네시아는 세계 4대 경제 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곳이다. 인도네시아는 3억명에 육박하는 거대 인구를 지녔으며 아직까지 금융 침투율이 상대적으로 낮아 매력적인 시장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 국내 주요 은행들은 현지 은행의 인수 및 협업 등을 통해 시장 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에 <한스경제>는 올해 주요 금융권의 미래 먹거리를 찾아 소개할 예정이며, 그 다섯 번째로 카카오뱅크의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 현황 및 성과, 그리고 계획 등을 짚어보았다. <편집자주>

카카오뱅크(카뱅)가 인터넷전문은행 최초로 글로벌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카뱅은 디지털뱅킹 수요가 높은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디지털은행의 전략적 지분 투자를 통해 동남아시아 진출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인도네시아는 인구가 2억 7000만명에 달하는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이지만, 금융인프라는 미약한 편이다. 세계은행(WB)의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네사아 15세 이상 인구의 절반 가량은 은행 계좌가 없는 상황으며 1만 8000여 개에 달하는 섬으로 구성돼 있어 은행 서비스가 미치지 않은 지역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인구의 약 54%가 MZ세대로 휴대폰 보급률은 10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스마트폰 사용 인구 비중이 높아, 아시아에서 디지털뱅킹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국가로 꼽힌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오른쪽)와 티고르 M.시아한(Tigor M.Siahaan) 슈퍼뱅크 대표가 인도네시아에서 양사 협력 추진을 위한 만남을 가졌다. /카카오뱅크 제공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오른쪽)와 티고르 M.시아한(Tigor M.Siahaan) 슈퍼뱅크 대표가 인도네시아에서 양사 협력 추진을 위한 만남을 가졌다. /카카오뱅크 제공

금융권에 따르면, 카뱅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디지털 은행인 '슈퍼뱅크'에 전략적 지분 투자를 통해 글로벌 진출을 구체화하고 있다. 

카뱅이 지분을 투자한 '슈퍼뱅크'는 동남아시아 최대 슈퍼앱인 '그랩'과 '싱가포르텔레콤'의 컨소시엄 최대주주이다. 여기에 인도네시아 현지 1위 미디어 기업인 '엠텍(Emtek)'에 지분을 투자해 몸집을 불리고 있다. '엠텍'은 인도네시아 최대 미디어 플랫폼 기업으로 공중파 1·2위 채널과 1위 OTT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다.

'그랩'은 동남아시아 8개국에서 모빌리티·배달·e-월렛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싱텔'은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등, 21개국의 모바일 가입자를 보유한 글로벌 통신 기업이다. '그랩'과 '싱텔'은 합작을 통해 지난 2022년에 싱가포르에 디지털뱅크인 GXS(GXS Bank)를 설립하기도 했다. 

카뱅은 슈퍼뱅크에 10%의 지분투자와 함께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사용자 경험(UX) 혁신을 비롯해 여수신 상품 및 서비스 기획 과정도 협업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동남아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사업 경험을 축적해 글로벌 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다. 

카뱅은 그랩과 동남아시아 시장에서의 디지털 뱅크 설립과 서비스 협업에 대한 논의를 오랜 기간동안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남아시아 내 모밀리티, 금융 각 분야에서 에코시스템 파워를 갖춘 그랩이 주요 파트너로 카뱅을 선택한 것은 카뱅이 글로벌 시장에서 미래 디지털뱅크의 성공 모델로 주목받고 있음을 의미한다.

카뱅과 그랩은 슈퍼뱅크 론칭을 포함해 다각적으로 협력 관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카뱅의 독보적인 모바일 금융기술 역량과 그랩의 성공적인 동남아시아 사업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카카오뱅크-그랩 간의 서비스 연동을 통한 사용자 편의성 강화, 사업 제휴와 기술 개발 부문에서의 협력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한 초석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윤호영 카뱅 대표이사는 "슈퍼뱅크 지분 투자를 시작으로 전략적인 서비스 제휴 및 기술 협력을 통해 '글로벌 디지털뱅크 네트워크 구축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에 카뱅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카카오뱅크가 미래 은행의 성공모델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다양한 기회를 모색해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며 "카카오뱅크의 모바일 뱅킹 기술력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이고 금융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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