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 클린스만, 입국 기자회견에서 거취 여부 질문에 "사퇴는 없다"고 일축
- "나는 이 팀이 옳은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손흥민, 선수 생활을 하며 좋은 기회가 있을 때 우승했으면"
- "대회 종료 후 분석 시작했다...다가올 월드컵 2연전 잘 준비할 것"
- "해외 업무 방식, 비판은 존중하나 방식에는 변화 없을 것"
아시안컵을 마치고 기자회견에 나선 클린스만 감독. /연합뉴스
아시안컵을 마치고 기자회견에 나선 클린스만 감독. /연합뉴스

[한스경제=류정호 기자] 한국 축구 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사퇴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에서 64년 만의 우승에 도전했으나 요르단과의 4강전에서 ‘충격패’를 당하며 탈락한 한국 축구 대표팀이 모든 일정을 마치고 8일(한국 시각)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대표팀을 맡은 이후 선수들의 개인 능력에만 의존한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이는 아시안컵 본선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은 조별 예선과 토너먼트를 합쳐 총 6경기에서 10실점을 기록했다. 대회 내내 휘청이던 수비가 결국 발목을 잡았고, 클린스만 감독은 해결책을 내놓지 못한 채 대회를 마무리지었다.

이에 많은 축구 팬은 클린스만 감독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사퇴는 없다”고 힘줘 말했다. 다음은 클린스만 감독과의 일문일답.

한국 축구 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 축구 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 많은 사람이 이번 대회 결과를 비판하고 있다. 사퇴 의사가 있는지 궁금하고, 그렇지 않다면 팀을 이끌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좋은 질문이다. 이 팀을 이끌어 행복하게 생각한다. 나 또한 여러분처럼 우승하고 싶었다. 요르단과의 4강전까진 결과를 가져오면서 보답을 드렸다. 하지만 4강전에서 요르단을 만났을 땐 분명 요르단이 더 좋은 팀이었으며, 결승전에 진출할 자격이 있는 팀이었다. 4강전을 치르기 전까지는 13경기 무패 기록을 세웠다. 긍정적인 부분도 있었다. 감독으로서 지금, 이 시점에서 생각할 것은 긍정적이었던 점을 생각하며 코앞으로 다가온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을 잘 준비하겠다.

- 13경기 무패 기록을 언급했는데, 6경기 10실점은 전례 없는 기록이다. 특히 수비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했다고 생각하는가?

그래도 4강전에 진출해 실패라고 얘기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얼마나 어려운 대회였는지 몸으로 느끼고 왔다. 중동에서 개최하다 보니 출전한 동아시아 팀(한국, 일본, 중국, 홍콩)들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중동 팀들은 홈에서 치르는 것과 같은 분위기에서 경기를 치렀다. 4강에 진출한 것은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긍정적인 부분들이 많았기 때문에 그런 점을 기억하고 싶다.

- 2019 아랍에미리트(UAE) 대회에서는 8강에서 탈락했지만, 당시 파울루 벤투 감독에 대한 사퇴 요구는 없었다. 사퇴 요구가 나온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지난 1년 동안의 성장 과정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 새롭게 발견한 부분도 있다. 부임 후 어린 선수들을 발탁해 출전 시간을 늘리며 다음 월드컵을 바라보고 있다. 이런 감정적인 부분은 축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희로애락은 일부라고 생각한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전, 호주와의 8강전을 통해 많은 분이 행복해하셨을 것으로 생각한다. 당연히 대회에서 탈락하면 여론은 뒤집힐 수 있다. 축구인으로서 40년간 활동하면서 대회에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왔을 때 얼마나 많은 비판을 받는지 알고 있다. 극단적인 발언도 나올 수 있다. 하지만 비판을 감수하고 받아들여야 지도자다. 중요한 것은 팀의 성장 과정이다. 나는 이 팀이 옳은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7일(한국 시각)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 한국과 요르단 경기에서 0-2로 패배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손흥민(오른쪽)을 안아주고 있다. /연합뉴스
7일(한국 시각)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 한국과 요르단 경기에서 0-2로 패배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손흥민(오른쪽)을 안아주고 있다. /연합뉴스

- 주장 손흥민이 대표팀 은퇴를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남겼다. 이후 대화를 나눈 것이 있는가? 대회 전에는 “유명해도 트로피가 없으면 소용없다”는 발언도 남긴 것으로 알고 있다.

손흥민과 주기적으로 문자로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지금도 우리 팀의 주장이며, 세계적인 선수다. 이런 선수가 아쉽게 대회에서 탈락한다면 감정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3월에도 한국의 주장으로 팀에 합류할 것이다. 이번 아시안컵에서는 아쉽게 우승컵을 놓쳤지만, 선수 생활을 하며 좋은 기회가 있을 때 우승했으면 좋겠다.

- 이번 대회 종료 후, 대한축구협회(KFA) 정몽규 회장과 거취에 대한 대화가 오갔는가?

현지에서 두 번 만나 커피를 마시며 많은 대화를 나눴다. 대회를 치르면서 긍정적이었던 부분을 확인하고, 실점이 많은 점을 보완하기 위한 분석을 시작했다. 앞으로 다가온 태국과의 월드컵 예선 2연전을 잘 준비할 것이다.

- 3월 A매치 일정이 정해졌다. 외국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방식을 고수할 것인가?

다음 주에 출국해 짧은 휴식을 취하고 이강인, 손흥민, 김민재의 경기를 살펴볼 예정이다. 긴 시간 자리를 비울 수는 없다. 계속 강조하지만, 대표팀 감독은 프로팀 감독과 다르다. 업무수행 방식에 대한 비판을 존중하지만, 방식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다.

- 한국은 4강전에서 단 한 차례의 유효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한국을 맡기 전에도 이런 경험이 있었는가?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었는가?

요르단과의 경기를 다시 보면서도 느꼈지만, 기회를 전혀 만들지 못했다. 실망스러웠다. 상대의 거친 수비와 밀집 수비에 상당히 고전했다. 이런 경우가 처음은 아니다. 상당히 실망스러웠다. 이런 상대를 다시 만났을 때 어떻게 풀어나갈지 고민해야 한다. 영상을 다시 보면서도 상당히 화가 났다. 4강전에서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

류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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