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클린스만, 아시안컵에서 얻은 소득 전혀 없었다
대표팀, 요르단과의 4강을 하루 앞두고 몸싸움까지 벌여
눈 앞으로 다가온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을 위해 분위기 반전 필요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KFA 제공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KFA 제공

[한스경제=류정호 기자] 무능한 능력과 불성실한 태도로 비난의 화살을 받는 위르겐 클린스만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 약속했던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 도전도 실패로 끝났다. 이제는 클린스만 감독이 짐을 싸야 할 때다.

한국은 지난 7일(이하 한국 시각)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메드 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AFC 아시안컵 4강전에서 요르단에 0-2로 무기력하게 패했다.

한국은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황희찬(울버햄프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황금 세대’를 앞세워 우승 후보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는 데 걸린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조별리그부터 휘청거렸다. 한 수 아래로 여기던 바레인, 요르단,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1승 2무를 했다. 16강에 진출했으나 허울뿐인 무패 성적이었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6실점을 했다. 이는 한국이 아시안컵에 참가한 이래 가장 많은 조별리그 실점이다. 대회 내내 휘청이던 수비는 16강부터 발목을 잡았다.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 8강 호주전, 4강 요르단전 모두 선제 실점을 허용하며 끌려다녔다. 대회 종료 후, 한국은 최다 실점팀이란 불명예 기록을 썼다.

2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호주의 경기. 호주 크레이그 구드윈에게 선취골을 허용하자 대표팀 선수들이 허탈해 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호주의 경기. 호주 크레이그 구드윈에게 선취골을 허용하자 대표팀 선수들이 허탈해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 기본적인 수비 대형을 유지하는 것조차 힘들었다. 수비진을 보호하고, 공격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미드필더의 간격도 넓었다.

1년여 전 한국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H조 1차전 상대였던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경기는 0-0으로 마쳤지만, 선수단이 “이기지 못해 아쉽다”는 평을 남겼을 정도로 훌륭한 경기를 치렀다.

대등한 경기를 치를 수 있게 한 원동력은 촘촘한 ‘미드 블록’ 덕분이었다. 우루과이전 종료 후, FIFA가 발표한 한국의 미드 블록은 39m-24m였다. 이는 상대 공격 차단에 효과적이었고, 수비진 보호와 공격 전개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이런 미드 블록을 아시안컵에선 찾아볼 수 없었다. 한국은 대회 내내 미드필더 진영이 너무 넓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벤투호(왼쪽)와 클린스만호의 미드 블록. /FIFA, AFC 제공

실제로 8강 호주전 종료 후 AFC가 발표한 한국의 미드 블록은 41m-31m였다. 중앙 미드필더 간 거리는 너무 넓었고, 곧 과부하가 걸렸다. 결국 한국은 토너먼트 진출 후 매 경기를 연장전까지 이어간 끝에 4강에서 유효 슈팅 하나도 날리지 못하며 쓰라린 결과를 받아들였다.

전술 활용 폭도 낙제점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10월 초부터 경기에 나서지 못한 이기제(수원 삼성)를 중용했다. 이기제는 조별리그 1, 2차전에 선발 출전했으나 후반 초반 교체로 경기장을 떠났다. 이를 두고 교체 카드를 낭비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선수 운용 폭도 좁았다. 소집 선수 26명 중 중앙 수비수 김지수(브렌트퍼드), 김주성(FC서울)을 비롯해 측면 공격수 문선민(전북 현대), 중앙 미드필더 이순민(대전 하나 시티즌), 골키퍼 송범근(쇼난 벨마레)은 단 한 차례도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부상에서 회복해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3차전에서 약 15분가량을 소화한 김진수(전북 현대)는 토너먼트에서 볼 수 없었다. 매 경기 큰 변화 없는 선발 명단은 재앙을 불러왔다. 선수들의 체력은 한정적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의 장점이라고 알려졌던 선수단 관리는 어떨까. 클린스만 감독과 대한축구협회는 아시안컵 대회 기간 좋은 팀 분위기를 유지한다고 자부했다. 실제로 공격수 조규성(미트윌란)은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들어준다”고 밝혔다.

요르단과의 4강전에서 손가락에 테이핑을 하고 경기에 나선 손흥민. /연합뉴스
요르단과의 4강전에서 손가락에 테이핑을 하고 경기에 나선 손흥민. /연합뉴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영국 매체 더 선은 14일 “손흥민은 충격적인 아시안컵 탈락 전날 팀 동료와 몸싸움을 벌이다 손가락이 골절됐다”고 보도했다.

더 선은 “한국 선수단은 요르단과의 4강전을 앞두고 저녁 식사 자리에서 다툼을 벌였다”며 “일부 젊은 선수들이 식사 후 탁구를 즐기기 위해 자리를 뜨려고 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팀 결속의 기회로 삼아야 할 식사 자리를 일찍 떠나는 선수들에게 불만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이어 “손흥민이 지적한 젊은 선수 중에는 파리 생제르맹의 에이스 이강인도 있었다”며 “손흥민은 탁구하기 위해 일어난 몇몇 젊은 선수들에게 돌아와서 앉으라고 했다. 이후 손흥민에게 무례한 말들이 오갔다. 순식간에 선수들이 식당으로 쏟아져 들어왔다”고 밝혔다.

대한축구협회도 이러한 다툼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일부는 사실”이라며 “4강전 하루 전 손흥민이 탁구를 하러 가는 선수들에게 ‘경기 전날이니만큼 자중하자’고 말했다. 그 과정에서 언쟁과 마찰이 벌어졌다. 젊은 선수들과 마찰이었다”고 밝혔다.

한국은 대륙 최고 대회에서 소득은 없었다. 과정과 결과, 선수단 단합 등 그 무엇 하나 제대로 얻은 것 없다.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 모든 것이 망가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클린스만 감독과 더 이상 같이 갈 이유가 없다. 

류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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