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수수료 경쟁력, 외국인 고객 유치, 비대면 서비스 강화 등 필요
해외송금시장에 저축은행도 진입할 길이 열리면서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급성장하고 있는 소액 해외송금 시장에 저축은행이 뛰어들었다. 최근 정부가 저축은행의 해외송금 시장 진출을 허용함에 따라 기존 핀테크 업체들과의 일전이 예상된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소액해외송금업자의 올해 1분기 해외 송금액은 3억6500만 달러(약 4253억원)를 기록했다. 지난 2017년 4분기 1400만 달러(약 165억원)에 비해 무려 26배나 증가한 수치다. 또 올해 1분기 해외송금 건수는 55만건에 달했다.

이 기간 해외송금업자의 수도 크게 늘었다. 지난 2017년 7월 금융회사가 아닌 핀테크 업체도 건당 3000달러, 연간 3만 달러 이하의 해외송금을 허용하는 제도가 시행된 직후 4개였던 해외송금업자는 현재 25개 업체로 급증했다.

여기에 정부가 저축은행의 시장 진출을 허용함에 따라 소액 해외송금 시장은 둔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3일부터 자산 1조원 이상 저축은행이 건당 5000달러, 연간 5만달러 범위에서 해외 송금과 수신을 가능하게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외국환거래규정 개정안’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해외송금 서비스를 개시할 수 있는 자산 1조원 이상 저축은행은 20곳이다. 이 중 해외 송금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밝힌 저축은행은 웰컴저축은행 1곳이다. 웰컴저축은행은 올해 하반기 해외송금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DB저축은행은 해외송금 서비스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DB저축은행은 지난 2017년 소액해외송금 전문 핀테크업체 ‘센트비’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아울러 지난 2003년에는 세계저축은행협회(WSBI) 정회원으로 가입했고 유럽 및 동남아 저축은행과 업무 제휴를 체결해 협력 관계도 강화했다.

SBI저축은행, OK저축은행, 한국투자저축은행 등도 해외송금 서비스를 검토 중이다.

그러나 저축은행들의 해외송금 서비스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기존 업체와의 수수료 경쟁이나 외국인 고객 유치 측면에서 어려움이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카카오뱅크는 해외송금 수수료가 5000원~1만원 수준이고 케이뱅크가 송금액에 상관없이 4000원에 해외송금 수수료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과 SK텔레콤이 합작해 세운 핀테크 업체 ‘핀크’는 송금액과 관계없이 5000원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저축은행들은 일부 지역에서만 영업점을 둘 수 있는 ‘지역의무대출규제’ 등으로 인해 현재 외국인 고객 수도 많지 않다. 웰컴저축은행의 국내 거주 외국인 고객 수는 약 600명이고 SBI저축은행 약 500명, OK저축은행 약 400명, 한국투자저축은행이 약 150명에 불과하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역의무대출 규제로 일부 지역에만 있는 영업점 상황을 고려해 인터넷 웹 사이트, 스마트폰 앱에 외국인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저축은행중앙회는 해외송금 서비스를 실시하기 위해선 시스템망 구축 시 적지 않은 자금이 투입될 것을 감안해 저축은행중앙회 망을 이용하는 26개 저축은행사들의 의견을 이달 안에 청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시스템 방식을 국제결제시스템망(SWIFT)로 할지, 핀테크 업체 제휴로 할지에 대해서도 회원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할 계획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외국환 취급이 수익성에 방점이 찍혀있다고 보긴 어려울 것 같다”며 “저축은행을 이용하는 고객들을 위한 서비스 확대 차원으로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형일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