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최태원, 구광모, 김승연, 허태수 등 총수 주창에 도입 잰걸음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각사 제공, 픽사베이

[한스경제=권혁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재계 경영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스마트 워크를 비롯한 다양한 근무환경 조성에 재계 총수들이 직접 팔 걷고 나섰다. 특히 주요그룹들은 올초 신년사에서 경영 핵심 키워드를 '디지털으로의 전환'으로 밝힌바 있어 코로나19에 따른 근무환경 변화가 빠르게 확산될 전망이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후 직접 한달동안 재택근무를 경험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위한 계기로 삼아달라"고 당부하며 업무 시스템의 변화를 주문했다.

최 회장은 지난달 24일 열린 수펙스추구협의회 화상회의에서 재택근무로 생활 패턴에 큰 변화가 생긴 워킹 맘을 예로 들며 "환경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데이터 축적 등을 통해 체계적인 워크 시스템으로 정착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강조했다.

지난 1일 재택근무를 종료하고 정상 근무 체제로 돌입한 SK그룹은 '스마트워크'를 6월 1일까지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일괄적으로 출퇴근 하던 기존과 달리 각자의 상황에 맞게 근무 시간을 설정하는 '스마트워크' 체제에서 회의는 가급적 화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하고, 보고도 최대한 비대면으로 진행하고 있다.

업무 효율 제고를 위해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사이를 '협력 시간(Co-Work Time)'으로 정해 회의나 보고, 협업이 필요한 일은 이 시간을 활용한다.

LG그룹도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주도로 디지털 전환이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구 회장은 신년사에서 "고객의 마음을 정확하고 빠르게 읽기 위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지혜도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구 회장은 지난달 27일 주주총회에서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고객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빠르게 읽어내고 과감하고 새로운 시도로 고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LG만의 진정한 고객가치를 제대로 실천하는 한 해를 만들어 가겠다"고 공언했다.

구 회장이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나서자, LG그룹 주요 계열사는 ▲CEO 주도 하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전략 도출 ▲디지털 역량 확보를 통한 사업 체질과 문화 개선 ▲사업방식의 혁신을 통한 고객가치 극대화 등을 올해 과제로 삼았다.

LG화학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메신저 기반 협업 솔루션인 '팀즈(Teams)'를 지난 4월 1일부터 한국, 중국, 미국, 폴란드 등 전 세계 사업장의 사무기술직 임직원 1만8500명을 대상으로 전면 도입했다. LG화학은 팀즈 도입으로 디지털 업무공간이 마련되면 비대면(Untact), 무중단(Unstoppable), 무제한(Unlimited)의 3U 업무 시스템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일하는 방식과 관련된 제도는 물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의 일환인 업무 시스템까지 혁신해 글로벌 인재들이 선망하는 수준의 '스마트 워크' 문화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디지털을 강조하고 나섰다. 김 회장은 "디지털 기술이 경영의 모든 것을 바꾸고 있다"며 "올해가 그룹 디지털 혁신의 원년이라는 각오로 각 사에 맞는 디지털 변혁을 추진해 실질적인 변화와 성장의 기회로 이끌어야 한다"고 피력한 바 있다.

GS그룹도 허태수 신임 회장이 취임 후 첫 신년모임에서 ▲디지털·글로벌 역량을 갖춘 인재 확보 및 육성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강화 ▲애자일(Agile)한 조직문화 구축 ▲'오픈 이노베이션'의 생태계 조성 등을 당부하면서 그룹 디지털화에 잰걸음을 내고 있다.  허태수 GS 회장은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통해 GS그룹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허 회장은 디지털·글로벌 역량을 갖춘 인재 확보·육성도 주문했다.

허 회장의 주문에 GS리테일은 올해 1월 인공지능(AI) 기술 기반 미래형 편의점을 개설했으며, 2월에는 GS칼텍스가 네이버와 디지털 전환 사업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GS칼텍스는 네이버의 클라우드(가상 저장 공간) 시스템을 활용해 미래형 주유소에서 수집된 고객들의 주유, 전기차 충전 등의 데이터를 안전하게 관리하는 통합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GS그룹은 올해 2분기 중 미국 실리콘밸리 투자법인 설립도 마무리할 예정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혁신은 언제나 중요한 화두였다. 특히 디지털은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시대적 흐름"이라며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디지털 전환이 더욱 빨라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권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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