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유통채널 오프라인 매출 감소와 대조적
“구독경제 확산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당분간 여러 채널 공존할 것”
코로나 19로 유통업계 오프라인 매출은 감소하고 있는 반면 식품업계의 온라인 매출을 상승세를 보였다. 사진은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식품업계의 자사 온라인 몰 매출과 정기구매 고객 증가로 구독경제 확산이 빨라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오프라인 소비가 위축되는 상황도 이를 부추기는 것으로 분석된다.

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대상과 롯데푸드, CJ제일제당 등의 자사 온라인몰 매출이 지난해보다 증가했다.

대상의 자체 온라인 쇼핑몰 ‘정원e샵’은 지난 1~2월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가집 김치’와 ‘청정원 집으로온(ON) 볶음밥’ 등 가정간편식(HMR)과 발효식품이 인기를 끌었다. 라면과 통조림 등에 이어 발효식품 매출까지 코로나19로 늘어난 셈이다.

대상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라면과 통조림 등 장기간 보관이 용이한 제품군의 매출이 먼저 늘었다”라며 “소비자가 외식과 외출을 자제했지만 다양한 먹거리에 대한 수요는 그대로 유지되면서 온라인으로 구매 가능한 제품군의 매출이 크게 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롯데푸드도 자사에서 운영하는 파스퇴르몰의 지난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분유 제품군 매출이 이 기간 동안 두드러지게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자사 온라인몰을 통한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라며 “자사 몰 구매를 통해 더 믿을 수 있는 제품 구매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7월 ‘CJ온마트’를 ‘CJ더마켓’으로 리뉴얼하는 등 온라인 채널을 계속해서 강화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코로나19가 한국을 덮치면서 반사효과를 봤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온라인 시장 확대는 오래전부터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해왔다”며 “CJ제일제당은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 관련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었고 이번 코로나19로 매출이 일정 부분 상승하는 영향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식품기업들의 온라인 몰에서 정기 구매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 ‘정원e샵’의 지난 1분기 정기구매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300% 늘었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20% 늘어난 규모다. CJ제일제당도 햇반 등 일부 품목에 대한 정기 구매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업계가 하나 둘 자체 온라인 채널 강화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일각에선 구독경제의 확산이 가속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대형할인점, 백화점 등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쿠팡 티몬 등 온라인 플랫폼도 필요 없어지는 것 아니냐 전망이다.

‘구독경제’란 소비자가 정기적으로 비용을 지급하고 원하는 상품을 배송 받거나 일정 기간 서비스를 이용하는 형태의 경제모델이다.

상품을 정기적으로 원하는 시기에 배송하는 것도 구독경제의 하나다. 소비자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향후 소비 트렌드의 주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업계는 온라인 채널 강화의 필요성과 그 대세는 인정하면서도 온·오프라인 유통 플랫폼이 사라질 정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TV가 현대사회에 등장한 뒤에도 신문과 라디오는 오랜 시간 미디어 환경에서 공존하고 있다”라며 “기업별 자체 온라인 채널과 온·오프라인 플랫폼도 이처럼 공존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내다봤다.

이어 “온·오프라인 플랫폼도 소비자가 다양한 상품을 한 번에 마주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분명한 장점이 존재한다”라고 설명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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