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규제 지역 미포함 김포·파주·천안 중심으로 '풍선효과' 가능성
인근 공인중개사 전화 문의 빗발… 전문가 "서울로 움직일 수도"
김포한강신도시 한 아파트 단지 일대 모습(본 기사와 무관). /연합뉴스

[한스경제=김준희 기자] 정부가 6.17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지 하루 만에 또 다른 풍선이 부풀어 오르고 있다. 추가 규제를 피해간 김포와 파주, 천안 등에 수요가 쏠리고 있다. 같은 현상이 반복되면서 ‘이제는 면역력이 생긴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부동산 정보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 ‘호갱노노’에 의하면 실시간 인기 아파트 지역 검색어 20위 내에 ▲김포시 운양동 ▲김포시 풍무동 ▲김포시 장기동 ▲김포시 고촌읍 ▲천안시 서북구 성성동 ▲파주시 동패동 ▲김포시 걸포동 등 김포와 파주, 천안 지역이 꾸준히 오르내리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7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비규제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하면서 내린 조치다. ▲경기 ▲인천 ▲대전 ▲청주 중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했다.

사실상 수도권 전 지역이 규제 대상이 됐다. 규제 지역에 대한 효력은 관보 게시일인 19일부터 곧바로 발생한다. 신규 지정된 조정대상지역에서 19일 이후 분양권을 취득할 경우 전매 시점이 소유권이전등기 시까지로 강화된다.

‘풍선효과’를 잡기 위해 정부가 꺼내든 카드다. 함영진 직방 랩장은 “인천 송도와 군포, 안산, 시흥, 고양, 평택, 충북, 청주, 대전 등지로 투기 수요가 옮아가면서 해당 지역 내 풍선효과가 발생하지 않도록 집값 불안이 야기된 대부분 지역을 규제 대상으로 묶는 초강수를 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발표한지 하루도 안 돼 이번 대책에 포함되지 않은 비규제 지역을 대상으로 투자자들이 몰리는 모양새다. 포털사이트 뉴스 댓글과 커뮤니티 등에선 벌써부터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되지 않은 김포와 파주, 천안 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부동산 커뮤니티 유저들도 "김포는 (집값) 폭등 확정인 것 같다", "규제 대상에 묶이지 않은 김포와 파주, 천안으로 (수요가) 유입되지 않겠느냐"는 반응이다. "계속 이렇게 규제 대상을 늘리다 보면 나중에 주택 거래 자체를 금지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김포를 두고는 ‘금(金)포’가 됐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있다.

인근 부동산은 쉼없이 울리는 전화 응대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이날 기자가 전화 연결을 시도한 김포와 파주 인근 공인중개사는 대부분 ‘바쁘다’며 인터뷰를 거절했다. 어렵게 연결된 김포시 운양동 인근 공인중개소 직원 A씨는 “전화 문의는 아무래도 발표 직후에 많아진 게 사실”이라며 “실제로 거래가 이뤄지는 건 아니지만 가격을 알아보는 차원에서 문의하는 전화가 많이 온다. 심지어 ‘갭투자할만한 곳이 있느냐’고 물어보는 손님도 있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파주시 동패동 인근 공인중개소 직원 B씨 또한 “발표날 이후부터 전화량이 급격히 많아졌다. 평소보다 2배에서 3배는 되는 것 같다”며 “물건을 거둬들이는 사람도 많고, 호가도 뛰고 있다. 호가는 평소보다 2000~3000만원 정도 오른 것 같다. 실제 계약 성사 직전까지 갔다가 매도자가 금액을 더 비싸게 불러서 취소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두더지 잡기 게임’과 같은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 한 곳을 잡으면 다른 곳이 반드시 튀어 오르는 모양새다. 전문가들 또한 도돌이표처럼 되풀이되는 ‘규제 이후 풍선효과’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함영진 직방 랩장은 “장기적인 집값 안정을 위해선 대체투자처 발굴과 어렵더라도 도심 지역 꾸준한 주택 공급을 통한 정비사업 공급방향 모색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학회장(경인여자대학교 교수) 역시 “단기적으로는 수요 억제 정책이기 때문에 효과를 거두겠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 봤을 땐 새로운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수요가 다시 서울로 움직일 수도 있다고 본다”고 전망을 드러냈다.

김준희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