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출신인 안양 정관장의 렌즈 아반도. /KBL 제공
필리핀 출신인 안양 정관장의 렌즈 아반도. /KBL 제공

[세부(필리핀)=한스경제 박종민 기자] 2022-2023시즌 프로농구 올스타전 덩크 콘테스트에서 ‘필리핀 특급’ 렌즈 아반도(26·안양 정관장)가 선보인 360도 회전 투핸드 덩크는 2000년 미국프로농구(NBA) 덩크 콘테스트에서 나온 제리 스택하우스(50)의 덩크를 떠올리게 했다. 약 1m에 달하는 서전트 점프로 KBL 코트에서 NBA의 화려한 플레이를 구현하는 선수 중 한 명이 바로 아반도다.

동아시아 슈퍼리그(EASL)가 한창 진행 중이던 9일 필리핀 세부의 한 호텔에서 따로 만난 아반도는 KBL에서 뛰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EASL에 출전한 일본(치바 제츠), 대만(뉴타이페이 킹스) 등 팀들을 봤다. KBL은 쉬운 리그가 아니고 터프한 리그다. 다른 리그들과 경쟁할 수 있는 리그다”라고 평가했다.

필리핀 세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 중 하나는 맨발로 길거리 농구를 즐기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다. 십 수년 전 아반도도 그런 아이들 중 한 명이었다. 아반도는 “팬분들에게 영향을 크게 받는다. 한국에서 필리핀까지 비행기로 3시간이 넘는 길을 와 응원해주시는 팬분들도 있다. 많은 성원을 보내주시는데 그런 걸 보고 동기부여를 얻어 농구를 하게 된다”고 고마워했다.

실제로 아반도는 필리핀 입국과 출국 때 팬들은 물론 공항 직원들로부터 숱한 사진 촬영 요청을 받았다. 정관장이 코트를 누빈 EASL 준결승전과 3·4위전에서 아반도를 응원하는 팬들의 함성 소리는 남달랐다.

안양 정관장의 렌즈 아반도(왼쪽). /EASL 제공
안양 정관장의 렌즈 아반도(왼쪽). /EASL 제공

정관장 구단 관계자는 “아반도는 말 수가 많은 편은 아니다”라고 귀띔했다. 그러나 모국인 필리핀과 농구에 대한 질문엔 또박또박 말을 이어갔다. 그는 8일 서울 SK와 EASL 준결승전(79-94 패) 때 20분41초를 뛰면서 11득점 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당시 경기력에 대해선 “전반전까지 몸 상태가 80~90% 수준이었는데 경기 다 뛴 후 (허리 등) 부상당한 부분에 고통을 더 느꼈다.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았기 때문에 최고의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다. 좋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수비적인 부분에서 더 신경 써야 할 것 같다. 백투백 포지션 수비에서 실수한 부분들이 있었다. 연속되게 포지션 실점을 한 부분들이 존재했다. 그런 부분들을 주의해 수비를 열심히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ASL을 3위로 마무리한 정관장은 13일 오후 7시 안양체육관에서 고양 소노와 홈 경기를 벌인다. 정관장은 14승 31패 승률 31.1%로 9위에 머물러 있다. 아반도는 “더 몸을 끌어올려야 할 것 같다. 정관장과 팬분들을 위해 최대한 승수를 쌓으려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박종민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