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송남석] ‘34세, 입사 후 5년.’ 이른바 금수저들이 기업의 ‘별’로 지칭되는 임원을 다는 평균 모습이다.

국내 50대 그룹 오너일가는 입사 후 불과 4.9년 만에 임원에 오르고 평균 29.1세에 입사해 33.8세에 임원이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또 13.4년 뒤인 42.5세에 사장 이상의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르는 파격 승진 과정을 거쳤다.

일반 회사원들이 평균 28.6세에 입사해 52.5세에 임원이 되기까지 24년이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무려 20년이나 압축된 셈이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대목은 자녀세대의 경우 임원승진에 걸리는 기간이 4.2년으로, 부모세대의 5.6년보다 1.4년이 더 짧다는 점이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총수가 있는 상위 50대 그룹(2016년 6월 말 자산 기준) 오너일가 및 배우자 208명의 경영참여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분석됐다고 8일 밝혔다.

▲ 50대 그룹 오너일가와 일반 회사원 임원 승진 기간, 그래픽=이석인 기자 silee@sporbiz.co.kr

오너 일가는 후대에 오면서 임원 승진 기간도 단축됐다. 창업 1~2세대에 해당하는 부모세대는 평균 29.5세에 입사해 5.1년이 지난 34.6세에 임원이 됐지만, 자녀세대는 28.8세에 입사해 33세에 임원이 됐다. 임원 승진 기간이 4.2년으로, 부모세대보다 0.9년이 짧아진 것.

임원이 된 후 CEO로 승진하는데 걸리는 기간도 단축됐다. 부모세대는 입사 후 13.6년이 흐른 뒤인 43.1세에 사장 이상의 직위에 올랐지만, 자녀세대는 입사 후 11.8년 후인 40.6세면 CEO로 승진했다.

오너 일가라도 대개는 초급간부 등으로 현장실무를 익히는데 처음부터 임원으로 직행하는 사례도 상당수에 달했다. 조사대상 208명 가운데 9.1%인 19명이 다른 회사 경력이 전무한 상태에서 곧바로 임원으로 입사했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정유경 백화점부문 총괄사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조석래 효성그룹 전 회장 ▲OCI그룹 일가인 한상준 유니드 부사장 ▲이건영 유니온 회장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장세욱 시그네틱스 부사장 ▲장세준 영풍전자 부사장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 ▲정몽진 KCC 회장 ▲조원국 한진중공업 전무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 등이 임원으로 바로 입사한 케이스다.

입사 후 1년이 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초고속 임원 승진을 한 오너 일가로는 ▲정교선 현대홈쇼핑 부회장(0.8년) ▲한경록 한솔제지 상무(0.9년) ▲조현상 효성 사장(0.9년) 등이 꼽힌다.

이어 2년이 내 임원이 된 오너 일가는 ▲조현준 효성 회장(1.0년) ▲조현문 효성 전 부사장(1.0년)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1.3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1.4년) ▲이수영 OCI 회장(1.8년) ▲문성욱 신세계인터내셔날 부사장(1.8년)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1.9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1.9년) 등이 있다.

오너일가 중 가장 젊은 나이에 임원을 단 이는 불과 24세에 임원으로 입사한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이다. 이어 25세 임원으로는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 ▲구자경 LG 명예회장 ▲윤석민 SBS미디어그룹 부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이 꼽힌다.

반면 가장 늦은 나이에 임원이 된 이는 63세에 임원이 된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이었으며 그 뒤로 ▲구자균 LS산전 회장(47세) ▲박의숙 세아네트웍스 회장(46세) ▲박혜원 오리콤 부사장(45세)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43세) 순이었다.

입사와 동시에 CEO가 된 이는 신창재 교보 회장이 유일하다. 의사출신인 신 회장은 43세에 부회장으로 교보에 입사해 1.9년 뒤인 45세에 회장 자리에 올랐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0.3년)과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0.9년)도 입사 후 CEO가 되는데 채 1년이 걸리지 않았고 ▲구자균 LS산전 회장(2년) ▲박의숙 세아네트웍스 회장(2년) ▲조석래 효성그룹 전 회장(3.5년)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4.1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4.1년) ▲정교선 현대홈쇼핑 부회장(4.8년) 등도 입사 후 CEO까지의 기간이 짧았다.

송남석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