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1일 자경위에선 무슨일이...
은행장 비롯 자회사 CEO 대거 교체
자경위 "인적쇄신 통해 시너지 극대화 기대"
신한금융지주 본관 모습과 조용병(위) 회장, 위성호(왼쪽 아래) 현 신한은행장, 진옥동 신임 신한은행장 내정자. /사진=신한금융지주 제공

[한국스포츠경제=권혁기 기자] 신임 신한은행장이 지난 21일 전격 발표됐다. 현(現) 위성호 행장, 신임 진옥동 행장 내정자도 공식 발표가 있기전까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이 본인과 측근들의 주장이다. 신임 은행장을 비롯해 자회사 CEO를 전격 교체한 지난 21일 신한금융지주에선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시간별로 추적했다. 또 신한금융그룹 자회사 CEO 교체 발표 직후부터 23일까지 신한금융그룹과 금융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토대로 시기상 이례적인 신한은행장 교체 배경을 짚어봤다. <편집자 주>

-2018년 12월21일 오후 4시50분, '임시이사회'

신한금융지주 본관 임시이사회가 소집돼 있던 시각. 기자들은 바빠졌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신한은행장 교체 소식이 전해져 나오기 시작했다. 위성호 현 신한은행장은 2017년 3월7일 취임했고 임기는 2년. 내년 3월7일이 임기 만료였던 상황이다. 위 행장은 취임 후 신한은행 수익을 개선시켰고 우리은행이 독식했던 서울시산하 각 구청 금고 일부를 유치했다. 최근 전 정권에 뇌물공여 관련 위증 등의 혐의가 인정돼 과거사위로부터 검찰 조사 의견이 나오긴 했으나 재판이 아직 시작조차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위 행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 이유다. 그러나 이사회 직전 열렸던 신한금융지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이하 자경위)에선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을 전격적으로 신임 은행장으로 내정했다. 이 시각 열린 이사회에선 진 은행장 내정자를 비롯한 4명의 자회사 CEO 교체 건을 승인했다. 이에 앞서 조용병 회장이 신한금융그룹 인적쇄신을 통한 그룹 발전 방향 등에 대한 CEO교체 배경설명이 있었다.

-같은날 오후4시, CEO내정자 금융당국에 통보

신한금융지주 자경위가 끝난 직후 이사회가 소집됐고 CEO교체 안건이 만장일치로 승인된 시각. 신한금융지주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은행장을 비롯한 CEO교체를 통보했다. 관례상 금융당국에 CEO교체 및 신임 내정자를 알린 것이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의 공식입장은 없었다. 금융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이날 오후 신한금융지주로부터 은행장 등 CEO교체에 대해 들었으나 특별한 입장은 없었다”면서 “민간 은행 인사관련 정보는 알려 올 경우 확인하는 정도일 뿐 개입할 수 있는 근거가 전혀 없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지주 자경위 타임라인. /사진=신한금융지주, 편집=권혁기 기자

-같은날 오후1시~3시, 자경위 개최

이날 오전까지 임기가 만료되는 신한은행 부행장과 자회사 임원들의 교체건에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던 자경위가 열렸다. 자경위는 조용병 회장이 의장을 맡고 있고 이만우, 주재성, 김화남, 히라카와 유키 사외이사 등 5명으로 구성돼있다. 자경위는 다른 금융지주사들의 은행장추천위원회 역할을 비롯해 자회사 CEO추천 안건을 논의하는 신한금융그룹내 자회사 경영진 인사 의결기구다. 자경위가 끝난 후 위 행장은 단임으로 물러나게 된다는 것을 조 회장과 독대하고 알게 됐다. 자경위가 열리기 전까지 은행장 교체관련 아무런 정보가 외부에 흘러나오지 않았다. 이같은 신한금융지주 자경위의 결정은 시기상으로 이례적이다. 보통 자회사 CEO들의 임기가 3월인만큼 내년 초 CEO 교체 안건이 논의될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임기 중 불구속 기소돼 퇴진한 이백순 전 행장과 건강상 이유로 물러났던 고(故)서진원 전 행장을 제외하면 위 행장의 연임 실패가 매끄럽지만은 않다. 그러나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절차상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결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전례만 보고 인사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자경위는 "퇴임하게된 (자회사)경영진 중 경영능력이 출중한 분도 있어 가슴 아픈 결정이었다"면서 “그러나 신한의 더 큰 도약을 위해서는 이런 결정이 그 어느 때보다 꼭 필요한 시기였다는데 뜻이 모아졌다”고 인사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 회장과 위 행장 모두 재판을 받거나 검찰 수사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주주와 사외이사들이 회장 중심의 강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신한금융그룹이 대내외 적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인식 속에 조직을 회장 중심으로 재편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위 행장측 주변 인사들은 말을 아꼈다. 금융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위 행장은 신중한 성격인데다 조직을 우선 생각하는 성품인만큼 섣부른 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자경위에서는 신한금융투자 사장에 김병철 신한금투 부사장을, 신한생명 사장에는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을 내정했다. 또 신한캐피탈 사장에는 허영택 신한은행 부행장,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에는 이창구 신한은행 부행장, 신한아이타스 사장에는 최병화 신한은행 부행장, 신한신용정보 사장에는 이기준 신한은행 부행장을 각각 내정했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과 김영표 신한저축은행장, 유동욱 신한DS 사장, 김희송 신한대체투자운용 사장은 연임에 성공했다.

권혁기 기자

관련기사

키워드

#신한은행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