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키움 vs 다저스전에서 송성문 맹타 인상적
류중일호 vs 파드리스전에선 투수들 맹활약
샌디에이고 감독, 원태인 인상적인 선수로 선정
원태인. /연합뉴스
원태인. /연합뉴스

[고척=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프로야구 KBO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슈퍼스타들을 상대로 기량을 마음껏 뽐내며 경쟁력을 증명해 냈다.

서울 고척스카이돔은 최근 야구 열기로 뜨겁다. 17일부터 21일까지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가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MLB는 매년 야구의 세계화와 리그 홍보를 위해 미국이 아닌 해외에서 정규 시즌 개막전을 치러왔다. 올해는 서울이다.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고척스카이돔에서 개막 2연전(20~21일)을 펼친다.

MLB 정규 시즌 개막전에 앞서 스페셜 매치가 펼쳐졌다. 다저스와 파드리스가 각각 한국 대표팀, KBO리그 팀과 한 차례씩 연습 경기를 벌였다. 특히 이 맞대결은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과 상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과 동시에 MLB 진출의 꿈을 안고 있는 선수들에게는 일종의 쇼케이스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17일 키움 히어로즈와 다저스의 경기의 주인공은 송성문이었다. 송성문은 다저스와 연습 경기에서 8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송성문. /연합뉴스
송성문. /연합뉴스

7회 2사 1, 2루 찬스에 타석에 들어선 송성문은 에반 필립스와 11구 승부를 벌인 끝에 좌익수 키를 넘기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기록했다. 송성문의 안타로 다저스 핵심 불펜인 필립스가 강판됐다. 그는 송성문에 점수를 내준 뒤 얼굴이 시뻘게지며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비록 경기는 키움이 3-14로 완패했으나 송성문의 활약은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경기 후 만난 그는 “평생 한 번 승부하기 어려운 MLB 선수들과 경기해서 행복했다. 시합을 나가서 안타도 2개 치고 하면서 기분 좋은 추억이 하나 생긴 것 같다”고 웃었다.

최근 고우석(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 KBO리그 선수들의 MLB 진출 소식이 이어지면서 보다 많은 선수들이 더 큰 무대를 목표를 삼고 있다. 송성문에게도 이날 경기가 큰 꿈을 꾸게 되는 동기부여가 됐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그는 웃으면서 “큰 꿈은 생기지 않았다. 한국에서 더 잘하는 게 우선이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이어 펼쳐진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과 파드리스의 경기에선 투수들의 활약이 눈부셨다. 원태인(삼성 라이온즈)은 2이닝 동안 49개의 공을 던져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최고 구속은 149㎞가 나왔다. 특히 주 무기인 체인지업으로 MLB 타자들을 상대로 헛스윙 삼진을 2개나 유도하며 토종 에이스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신민혁. /연합뉴스
신민혁. /연합뉴스

경기 후 원태인은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선수들과 경기하니 게임을 하는 것 같았다. 큰 경험이 될 이번 경기를 즐기고 싶었다. 매니 마차도를 삼진으로 잡고 싶었는데 그게 실현됐고, 기분이 좋아서 웃음이 나왔다”고 미소 지었다.

원태인은 전날 다저스 투수 타일러 글래스노우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글래스노우와 나눈 이야기에 대해 그는 “글래스노우의 주 무기가 커브다. 내가 가장 부족한 구종이라 어떻게 던지는지 물어봤고, 글래스노우가 자세히 알려줬다. 파드리스와 경기에서 바로 써봤다. 안타를 맞기는 했지만 의미 있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 실트 파드리스 감독도 경기 후 인상적인 선수로 원태인을 꼽았다. 그는 “대담하게 잘 던졌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는 원태인과 상대한 뒤 ‘체인지업이 정말 좋더라’라고 말했다. 제이크 크로넨워스는 ‘원태인의 변화구가 갑자기 휘어들어 왔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팀의 3번째 투수로 출격한 신민혁(NC 다이노스)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2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냈다. 슬라이더와 포심 패스트볼을 결정구로 활용해 마차도와 김하성을 연속 삼진 처리한 장면이 백미였다.

문동주. /연합뉴스
문동주. /연합뉴스

선발 투수로 나선 문동주(한화 이글스)는 많은 기대를 모았으나 아쉬움이 남는 피칭을 보여줬다. 그는 이날 파드리스를 상대로 2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4볼넷 2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시속 약 155㎞까지 찍혔다.

불안정한 제구력이 문제였다. 문동주의 투구 수 38개 중 스트라이크는 15개에 불과했다. 1회 2사 만루 상황에서는 투수와 포수의 사인이 안 맞는 장면이 나왔다. 문동주가 주릭슨 프로파에게 초구 패스트볼을 던졌으나 포수 김형준(NC 다이노스)이 잡지 못했다. 결국 공은 심판의 마스크를 맞고 포수 뒤로 빠졌고 그 사이 3루 주자 잰더 보가츠가 홈을 밟으며 실점했다. 이 실점으로 인해 결국 한국 대표팀은 파드리스에 0-1로 아쉽게 패했다.

경기 후 만난 문동주는 “1회 때는 제가 생각한 대로 잘되지 않았다. 긴장한 건 크게 없었다. 오히려 긴장을 더 하고 들어갔어야 했나 싶다. 그게 부족했던 것 같다”고 경기를 되돌아봤다.

실트 파드리스 감독은 문동주의 위기관리 능력에 대해 주목했다. 그는 “문동주는 1회 흔들리기는 했지만 이를 극복하고 위기에서 빠져나와 2회를 무실점으로 막았다. 제구력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강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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