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출중한 실력과 올곧은 성품에 푹 빠진 한국 야구팬들
오타니 직접 보기 위해 17일 경기에 1만4671명 팬들 모여
기대 모은 오타니, 키움 상대로 2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친 뒤 경기 마무리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운데). /연합뉴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운데). /연합뉴스

[고척=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최고 스타인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의 매력에 한국 야구팬들이 푹 빠졌다. 팬들은 일본인 오타니의 매력에 대해 최고의 실력과 함께 훌륭한 인성을 꼽는다.

MLB는 매년 야구의 세계화와 리그 홍보를 위해 미국이 아닌 해외에서 정규 시즌 개막전을 치러왔다. 1999년 멕시코 몬테레이, 2000·2004·2008·2012·2019년 일본 도쿄, 2001년 미국령 푸에르토리코 산후안, 2014년 호주 시드니에서 개막전이 열린 바 있다. 올해는 서울에서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라는 명칭으로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개막 2연전을 펼치고, 개막 시리즈에 앞서 한국 대표팀, KBO리그 팀과 연습 경기를 벌인다.

서울 시리즈 방한 선수 중 가장 화제를 모은 선수는 단연 오타니다. 오타니는 MLB 6시즌 통산 투수로 38승 19패 평균자책점 3.01을 기록했고, 타자로 171홈런 437타점 통산 타율 0.274를 마크했다. LA 에인절스 소속이던 2021년과 2023년에는 MLB 역사상 처음 2차례나 만장일치로 아메리칸리그(AL)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지난해 12월에는 전 세계를 뒤흔드는 초대형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그는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약 9324억 원)라는 미국 프로스포츠 역대 최대 규모의 계약에 사인했다.

MLB 서울시리즈를 앞두고 만난 팬. /강상헌 기자
MLB 서울시리즈를 앞두고 만난 팬. /강상헌 기자

오타니는 다저스 선수단과 함께 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오타니의 입국 소식에 인천국제공항은 야구팬 수백 명과 취재진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오타니가 입국 수속을 마치고 입국장에 들어서자 미리 대기 중이던 야구팬들과 취재진의 카메라 플래시가 계속해서 터졌다. 이어 함성과 환호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한국 야구팬들이 오타니에게 열광하는 이유에는 실력만 있는 것이 아니다. 훌륭한 인성도 한몫한다. 한국에서 오타니가 보여준 행보에서도 좋은 인성이 드러났다. 그는 16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오게 돼 기쁘다. 고등학생 때부터 한국은 제일 좋아하는 나라 중 한 곳이었다. 이렇게 야구를 통해 한국에 돌아와 뛸 수 있게 돼 굉장히 기쁘고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좋은 경험이 되길 바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의 외교적 관계가 경색돼 있는 가운데 오타니의 발언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오타니의 출중한 실력과 올곧은 성품에 푹 빠진 야구팬들은 오타니를 직접 보기 위해 17일 다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연습 경기가 펼쳐지는 고척스카이돔으로 향했다. 이날 고척스카이돔엔 경기가 시작되기 3시간 전인 오전 9시부터 팬들로 가득했다. 1만4671명의 팬들 중 상당수는 고척스카이돔 한쪽에 걸려 있는 오타니의 홍보물 앞에서 사진을 찍는 등 특별한 순간을 만끽했다.

팬들이 길게 줄을 서고 있는 고척스카이돔 굿즈숍. /강상헌 기자
팬들이 길게 줄을 서고 있는 고척스카이돔 굿즈숍. /강상헌 기자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의 유니폼과 구단 관련 물품 등을 파는 굿즈숍에도 긴 줄이 늘어섰다.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굿즈숍에 입장하기 위해선 최소 30분 이상 줄을 서야 했다. 최고 인기 품목은 단연 오타니의 유니폼이었다. 현장에서는 오타니의 유니폼이 빠르게 매진되는 것을 막기 위해 1인당 오타니 티셔츠 4벌과 유니폼 2벌만 구매할 수 있도록 제한을 두기도 했다.

굿즈숍에서 오타니 유니폼을 구매한 팬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준희(24) 씨는 “야구를 정말 좋아한다.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 팬이다. MLB는 경기를 챙겨보기보다는 하이라이트를 주로 봤다. 다저스는 친숙한 팀이어서 더 자주 봤다”며 “오타니를 처음부터 좋아했던 건 아니다. 하지만 오타니가 성장하는 과정을 보면서 ‘다시는 안 나올 선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관심을 가지게 됐다. 인성도 너무 훌륭하다. 한국에 와서 하는 행동들을 보면서 더 정이 갔다. 스며든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사진 촬영을 하기 위해 줄을 서 있는 김태익(31) 씨도 오타니의 인성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태극기를 계속 올려주는 것도 그렇고 인터뷰 등을 보니 한국과 일본의 관계를 초월한 슈퍼스타가 아닌가 싶다. 프로 마인드가 완벽한 선수라는 생각이 든다. 정말 대단하다. 뭐 하나 흠이 없는 선수인 것 같다”고 감탄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 /연합뉴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 /연합뉴스

키움과 경기에서 오타니가 타석에 서자 관중은 환호와 함께 오타니의 응원 구호인 “It’s SHO-time(쇼헤이의 시간)”을 연호했다. 다만 오타니의 시원한 한 방은 나오지 않았다.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그는 2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친 뒤 경기를 마쳤다. 팀이 3-0으로 앞선 2회초 1사 1, 3루 상황에서는 헬멧이 벗겨질 정도로 강한 스윙을 시도했지만 헛스윙으로 물러났다. 팬들도 오타니가 연속 삼진으로 물러나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오타니의 한 방은 아직 터지지 않았지만, 당분간은 오타니로 인해 고척스카이돔이 떠들썩할 예정이다. 17일 키움전에서 14-3 승리를 거머쥔 다저스는 18일 한국 대표팀과 연습 경기를 치른다. 이후 파드리스와 MLB 개막전 2연전(20~21일)을 소화한다.

강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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