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욕심이 없었던 건 아니고, 지금도 없는 게 아니다. 다만 약 4년이란 짧지 않은 시간을 견디며 그 방향과 방식이 달라졌을 뿐. ‘두 남자’ 이후 약 1년 만에 신곡 ‘시력’을 내고 돌아온 박재정은 스물 둘이란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단단했다.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박재정을 만난 건 때 이른 무더위가 시작되던 시기. 열어 놓은 창문으로도 바람은 시원스레 들어오지 않았다. 박재정은 잠시 창 밖을 내다보며 “저기가 삼청동이냐”고 물었다. 강북으로 오면 마음이 편해진다는 박재정은 어린 시절을 돈암동을 무대 삼아 뛰어다녔다고 한다.
“좋은 스피커로 들으면 노래 맛이 더 살겠다”고 하자 에디킴은 반색했다. 흔히 그냥 지나치기 쉬운 사운드에까지 공을 들였기 때문이다. 단어 하나, 멜로디 하나에까지 에디킴의 고심이 들어간 곡 ‘쿵쾅대’가 세상에 나왔다.“시작은 ‘아이고 어떡해 나 반한 것 같애’였어요. 그 부분부터 시작해서 뒷부분이 진행돼요. 도입부의 익살스러움을 계속 이어나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노래를 쭉 연출했어요.”‘쿵쾅대’는 듣기는 쉬워도 막상 부르기는 쉽지 않은 노래다. ‘아이고’, ‘쿵쾅대’, ‘신나라’ 등 익숙하지만 의외로 평소 잘 발음하지 않는 단어들
배우 김강우가 열아홉 살이나 어린 후배에게 ‘프로’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다름 아닌 종영극 tvN ‘써클: 이어진 두 세계’(써클)에서 호흡을 맞춘 여진구를 향해서다. 극중 현재와 미래에서 대학생 김우진(여진구)과 형사 김준혁(김강우)으로 변신, 의문의 사건을 추적했다. 2037년의 준혁은 우진의 형 김범균(안우연)으로 밝혀졌다. 김강우는 실제로도 여진구에게 형제 같은 애틋한 마음이 생겼다고 털어놨다.“(여)진구는 우선 선하다. 배우가 선하다고 해서 다 좋은지는 모르겠지만…. 원래 천성이 선한 사람을 좋아한다.
김수현이 영화 ‘리얼’(6월 28일 개봉)로 4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복귀작이자 중국 알리바바픽쳐스로부터 투자를 받은‘리얼’은 115억원짜리 블록버스터로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됐다.그러나 막상 베일을 벗은 ‘리얼’은 개연성 없는 스토리와 황당무계한 전개로 ‘괴작’으로 불리며 혹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영화의 원톱 주연인 김수현은 ‘혹평의 무게’를 견뎌야 했다. 작품의 결함을 혼자 떠안아야 했던 부담감 탓일까? 김수현은 ‘리얼’ VIP 시사회 도중 눈물을 흘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무대 인사를 도는데 맨 앞줄에 연출팀, 제
장장 20년이다. 이준익 감독이 조선의 아나키스트 박열을 영화로 만들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박열은 이 감독이 영화 ‘아나키스트’를 제작하면서 알게 된 독립운동가이자 조선의 아나키스트다. 무려 20년 만에 빛을 보게 된 영화 ‘박열’(28일 개봉)은 이 감독의 장인정신이 고스란히 묻어난 작품이다. 오로지 역사적 고증을 기반으로 탄생된 이 영화는 장면 하나하나에 이 감독의 노력이 담겨 있다.“20년 전에 ‘아나키스트’를 제작하면서 처음 알게 된 인물이 박열이다. 제국주의의 심장인 도쿄에서 내각을 상대로 대법원까지 가서 투쟁한 인물이다
지난해를 뜨겁게 달군 걸그룹 블랙핑크가 돌아왔다. ‘붐바야’, ‘휘파람’, ‘불장난’에 이어 다시 한 번 여름을 뜨겁게 물들일 신곡은 ‘마지막처럼’이다. 일각에선 블랙핑크를 YG엔터테인먼트를 이끌어 갈 다음 주자라고 한다.최근 서울 마포구의 한 팝업 전시장에서 만난 블랙핑크는 이런 칭찬에 대해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이들의 꿈은 언젠가 다른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처럼 ‘무대에서 음악을 함께 만들어가는 아티스트가 되는 것’이다.투애니원이 해체하면서 현재로선 YG엔터테인먼트의 유일한 걸그룹인 블랙핑크는 ‘YG의 유일한 걸그룹’이
지난해 겨울 타임슬립 멜로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로 감성 연기를 보여준 변요한이 약 6개월 만에 타임루프 영화 ‘하루’(15일 개봉)로 돌아왔다.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사고로 잃은 아내를 구하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펼치는 민철 역으로 극에 달한 연기를 보여줬다. 땡볕 더위 속 아스팔트 위에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심혈을 기울인 변요한의 열연은 스크린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났다.“‘하루’를 촬영하며 다부져 보이기 위해 근육 운동을 하면서 일부러 살을 찌웠다. 지금은 복싱을 하면서 6kg을 감량했다. ‘하루’의 민철은 피부가 희면 안
황치열은 2007년 데뷔했다. 이름을 알리기까지 꼬박 8년 여가 걸렸다. 한국과 중국을 넘나드는 대형 가수가 되기까지 10년 여가 지나야 했다. 1, 2년도 힘들다는 무명 시절을 10여 년이나 견딘 황치열은 “근성은 치열”이라며 웃었다.최근 새 앨범 ‘비 오디네리’를 발표한 황치열을 만났다. 마주 않은 테이블에는 직접 사인한 CD가 놓여 있었다. 황치열은 :재킷부터 구성까지 정말 신경을 많이 쓴 CD”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황치열은 2007년 2월 디지털 싱글 ‘치열’을 내고 데뷔해 그다지 큰 주목을 끌지 못 했다. 몇 개월 후인
이제훈은 연기에 대한 욕심과 열정이 굉장한 배우다. 욕심 없는 배우가 어디 있겠냐 만은 이제훈의 열정은 결코 일반적이지 않다. TV 화면이나 스크린을 통해서도 에너지가 느껴질 정도니까. 연기를 대하는 열정적인 태도는 영화 ‘박열’(28일 개봉)의 박열과 닮았다. 일제에 뜨겁게 저항하며 삶을 불태운 박열처럼 이제훈 역시 오직 연기 하나를 바라보며 뜨겁게 살았다.“스크린이나 브라운관에 나오는 배우들의 모습을 늘 동경했다. 실제로 ‘내가 연기를 해 볼까?’든 건 20대 초반이었다. 결코 이른 나이가 아니었기 때문에 먹고 사는 문제에 대
어딘가 사연이 있는 듯한 처연한 얼굴에 조용한 말투, 이따금씩 터져 나오는 날 선 반응을 기대했다면 그 반대다. 캐릭터란 옷을 벗은 이유영은 처연보단 청초에 가까웠고, 조용하기보다는 엉뚱했다. 종영극 ‘터널’ 속 신재이가 감정을 숨기는 데 익숙했다면, 그를 연기한 이유영은 표현하고 싶은 게 많은데 자신에게 허락된 선이 어디까지인지를 몰라 헤매고 있었다.“드라마 인터뷰를 처음 해 봐서 아직 적응 단계예요. 제가 하는 말들이 어떤 식으로 기사화되는지, 사람들이 그 글을 읽고 어떤 반응을 하는지. 아직 신기하기도 하고 조심스러워지는 부
"어렸을 때부터 춤을 추는 게 재밌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춤 추고 노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네요."Mnet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즌 2에서 김동한은 처음부터 주목 받았던 멤버는 아니다. 잘생긴 외모 외에 어떤 특장기가 있는지 시청자들은 알기 힘들었고, 그 잘생기 외모마저 자주 노출되지 않았다. 그랬던 김동한은 '콜 미 베이비'에서 센터를 맡으며 70위권에서 30위권으로 순위가 수직 상승했다."78등을 하고 37이 되고 다시 35등이 되고… 마
오랜만에 다시 만난 김명민은 여유와 위트가 철철 넘쳤다. 가벼운 농담과 유머로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이끌었다. 본래 인터뷰를 할 때 ‘분위기 메이커’로 활약하는 김명민이지만, 예전보다 여유로움은 더욱 배가됐다. 삶을 대하는 태도도 한층 유연해졌다. 마흔 다섯의 김명민은 나이가 든 뒤 여유와 행복이 찾아왔다고 했다.“여유는 나이에서 오는 것 같다. 예전에는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았는데, 요즘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기도 한다. 나이가 드니 책임감이 생긴다. 주연배우로서 단순히 해야 할 일이 연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젊었을 때는 이
백아연의 노래는 특별하다. 차트 ‘역주행’을 이루며 일순간에 백아연을 스타로 만든 ‘이럴거면 그러지 말지’부터 ‘쏘쏘’, 신곡 ‘달콤한 빈말’까지 달콤하기 그지 없는 멜로디 속에 씁쓸함을 녹여내는 재주가 있다. 기껏 분위기 잡아 놓고 “나 여자 친구 생겼어”라고 말하는 ‘썸남’을 보며 마음 아파하는 대신 “새똥 맞아라. 택시에 지갑도 놓고 내려라”(‘넘어져라’의 가사 일부)며 입술을 삐죽인다. 백아연의 노래는, 노래이기 이전에 하나의 일상어이며, 때론 우리의 일기다.“가사를 좀 현실적으로 쓰려고 하는 편이에요. 너무 단어를 꾸미거
멜로에 특화된 남자 이상윤이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을 했다. 장르물에 속하는 SBS 종영드라마 ‘귓속말’을 통해서다. 이상윤은 극중 악마의 귓속말에 흔들려 자기합리화를 하며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고 마는 이동준을 연기했다. 하지만 선의의 피해자인 신영주(이보영)를 만난 후 결국 자신을 내던지며 모든 것을 원점으로 되돌린다.초반 대립각을 형성한 신영주와 동지에서 연인이 되면서 이동준의 ‘고생길’은 훤히 열렸다. 악의 무리들과 맞서 싸우며 이리 치이고 저리 치였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감정 소모가 상당했다. 이상윤은 연신 “정말 힘든
배우 공현주는 막장 드라마에 대한 소신이 뚜렷했다. 최근 종영한 SBS 일일극 ‘사랑은 방울방울’에서 한채린 역을 맡아 악녀의 진수를 보여줬다. 왜 막장 드라마는 욕하면서도 본다고 하지 않나. 요즘 일일ㆍ주말극은 막장 논란을 피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공현주 역시 “하루에 울고 소리 지르는 장면만 30신 가까이 될 때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어느새 막장 소재는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무기가 됐다.“막장 소재는 논란이 많지만 반대로 원하는 시청자들도 있지 않나. 더 극적인 갈등이 나와야 채널을 고정하고 재미있게 보는 것 같다. 나 역
"78등이었던 사람을 30등대로 올려주신 게 국민 프로듀서잖아요. 35등으로 호명될 때의 그 기분은 아직도 잊지 못 해요. 40몇 등이 오른다는 건 정말 거의 불가능한 일이잖아요."최근 방송되고 있는 Mnet '프로듀스 101'은 서바이벌 프로그램 답게 드라마보다 더 극적인 순간들을 여러 차례 만들어냈다. 중소형 기획사인 위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 김동한은 그 드라마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78등으로 방출 위기에 몰렸던 김동한은 35등까지 생존하는 다음 투표에서 35등 턱걸이로 재도전 기회를 얻었다. 한 주 만에
배우 박해진은 촬영 현장에 늦는 법이 없다. ‘시간 엄수’를 철칙으로 하는 배우를 위해 매니저도 늘 약속 시간 10분 전에 도착한다. 그러니까 꽉 막힌 도로에서 늦어 어쩔 줄 모르다 경호원의 손을 잡고 도로를 뛰는 JTBC 드라마 ‘맨투맨’ 속 여운광(박성웅) 같은 일은 박해진에겐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박해진은 ‘맨투맨’의 종영 인터뷰에서도 정확했다. 정시에 취재진을 안내했고 다음 인터뷰를 준비할 시간을 넉넉하게 가졌다. 인터뷰 내용에 있어서도 그랬다. 다소 짓궂은 질문에도 “이런 질문은 좀…”이라거나 대답은 하되 “
배우 최강희는 평생 로코(로맨틱 코미디)만 할줄 알았다. 동안 외모를 지녔을 뿐 아니라 연하 배우들과 케미도 뛰어났기 때문. 의외로 아줌마 연기도 잘 어울렸다. KBS2 종영극 ‘추리의 여왕’에서 결혼 8년 차 평범한 주부지만 뛰어난 추리력을 가진 아줌마 탐정 하설옥으로 완벽 변신했다. 40대 여배우가 어쩜 이리 사랑스러울까. 최강희는 자신만의 매력을 추가해 새로운 아줌마 캐릭터로 만들었다.“‘추리의 여왕’을 통해 얻은 게 정말 많다. 연기 스펙트럼이 넓어졌다. 다시 땅 고르기를 하는 느낌이 들었다. 아줌마, 로코 연기 둘 다 자
“주인공에서 내려오는 준비를 하고 있다.”배우 권상우는 담담했다. 한류스타로 어마어마한 인기를 누렸지만 예전만 못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동료배우 손태영과 2008년 결혼하면서부터 이런 생각을 했단다. KBS2 종영극 ‘추리의 여왕’에서 여주인공 최강희에 초점이 맞춰진 데 대해서도 신경 쓰지 않았다. 요즘은 “주인공 제안이 오는 것만으로 감사하다”고 했다. 이렇게 엄살을 피워도 권상우는 제 몫을 다해냈다. “내 분량이 적어도 잘 보이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제목이 ‘추리의 여왕’이라고 해서 꺼려지는 건 없었다. ‘인
‘악녀’(8일 개봉)는 김옥빈의 진가가 돋보이는 영화다. 모든 액션을 거리낌없이 직접 소화한 것은 물론이고 다양한 감정 연기까지 표현하며 ‘원톱’ 주연으로서 완벽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박쥐’(2009년)에 이어 또 한 편의 인생작이 탄생한 셈이다. 영화의 시작과 끝이 김옥빈의 ‘독무대’로 장식된다.사실 ‘악녀’는 한국 영화계의 흐름에는 어울리지 않는 영화다. 언제부터였는지도 모를 만큼 철저히 남성 중심적인 충무로에서 여성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장르도 멜로나 드라마가 아닌 액션이며 주인공은 ‘여성 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