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현대중공업그룹, 코로나19 극복 성금 12억원 기탁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 '톡톡'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은 "어려울수록 함께 나눌 때 희망은 배가 된다"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그룹 제공

[한스경제=권혁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발주가 감소하고 지연 사례가 속출하는 등 전 세계 선박업계가 불황을 겪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회사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2월 세계 선박 수주의 70%를 차지했지만, 3월에는 4%로 급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감이 엄습하고 있는 가운데에도 현대중공업그룹은 '상생'의 길을 걷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은 지난달 그룹 전 임직원에게 "코로나19 예방 조치로 불편함이 크겠지만 서로 조심하고 격려하면서 국가적 재난 상황을 반드시 이겨내자"는 메시지를 발송했다.

권 회장은 "지난 6년간 '생존'이라는 절체절명의 목표를 위해 노력해왔다.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조선 3사는 과거와는 달리 많은 소통과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회복해 나가고 있고 대우조선 인수작업도 순조롭게 진행해가고 있다"며 "이렇듯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코로나19라는 예기치 못한 복병을 만나 각 사가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피해 최소화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비상상황에 대비한 조치를 반드시 실천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어 "코로나19 싸움에서 승리하자"며 "정주영 현대 창업자의 타계 19주기를 맞아 생전의 모습이 더욱 가슴속 깊이 다가온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정주영 창업자가 생전에 쓴 글 '새봄을 기다리며' 중 일부 문구를 인용해 "지금의 어려움을 벗어나면 희망찬 봄이 찾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속적인 성장을 통한 기업가치 증대를 추구, 글로벌 기업시민의 소임은 인류 공영의 가치를 인정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것이라고 피력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2월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확산하자 그룹1%나눔재단을 통해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성금 10억원을 전달했다. 이와 별도로 대구에 본사를 둔 현대중공업지주 로봇사업부문 현대로보틱스도 대구·경북지역에 써달라며 2억원을 이 협회에 기탁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4월 강원도 산불 피해복구활동과 성금을 지원한 바 있으며, 세월호 피해자 구난활동과 성금 지원, 일본 대지진, 브라질 홍수 등 그동안 피해를 입은 국내외 지역에 성금과 장비 지원 등 구호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1%나눔재단은 올해 초 그룹사 임직원들의 급여 1%나눔으로 만들어졌다. 재단 이사장을 겸하고 있는 권오갑 회장은 "지금과 같은 때일수록 아픔은 나누고 힘은 합쳐 위기를 이겨내야 한다"며 "임직원들의 급여 나눔으로 이뤄진 성금이 이번 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에게 힘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현대로보틱스 대표 서유성 부사장도 "대구에 본사를 둔 기업으로, 지역분들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는데 작으나마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임직원은 대한적십자사 울산혈액원과 함께 지난 2월에 이어 3월 5일과 6일 이틀간 사내에서 2차 단체헌혈을 진행했다. /현대중공업 제공

현대중공업 임직원들은 혈액 수급 위기 해소를 위해 단체 헌혈에 나서기도 했다. 현대중공업은 대한적십자사 울산혈액원과 함께 지난달 5일과 6일 이틀간 사내에서 2차 단체헌혈을 진행했다.

이번 헌혈에는 현대중공업 외에 현대건설기계와 현대중공업MOS 등 울산지역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 임직원들도 참여했다. 특히 한영석 현대중공업 사장 등 경영진들이 직접 헌혈에 나서 임직원들의 동참을 이끌었다.

한 사장은 "많은 임직원들이 코로나 19 위기를 극복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헌혈에 참여했다"며 "현대중공업은 지역사회가 코로나19를 이겨내는 데 힘을 보태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코로나19로 헌혈이 크게 줄어 혈액이 부족하다는 소식을 듣고 지역 기업체 최초로 지난 2월 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단체헌혈을 실시했다. 당시 헌혈 신청자가 700여명이 몰려 전원이 참여하지 못하고 260여명만 헌혈을 하고 나머지 인원은 이번에 추가 실시하게 됐다. 한 사장은 1차 헌혈 행사 때 참여하지 못했다. 해외 출장으로 한달간 헌혈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한영석·가삼현 공동 대표이사 사장은 담화문을 통해 "사회적 거리 두기, 마스크 착용 등 개인 예방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달라"며 "코로나19 사내 감염 차단을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두고 가용한 모든 조치를 다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7일 코로나19의 여파로 농산물의 판로가 단절되고 가격이 급락해 어려움이 가중된 농어민을 돕고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차원에서 각 계열사의 임직원이 참여하는 '농어촌 살리기 캠페인'을 진행했다.

먼저 판로 확보가 시급한 농수산물을 구매해 그룹사 임직원용 식자재로 활용하기로 했다. 또 '친환경 농산물 세트'를 사들여 울산·대구·경북·전남 등 그룹의 사업장이 있는 지역의 취약계층 2000가구에 전달할 예정이다.

아울러 그룹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농수산물 사기 캠페인을 진행하는 한편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예의주시하며 농어촌 일손돕기 운동도 펼쳐 나가기로 했다. 권오갑 회장은 "어려울수록 함께 나눌 때 희망은 배가 된다"면서 "이번 캠페인이 기업과 농어촌이 상생하는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출발점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하루 뒤인 8일에는 현대중공업이 울산 지역사회를 위한 지원에 나섰다. 조용수 총무·문화 부문장과 정천석 동구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마스크 전달식을 갖고, 울산 동구청에 KF94 보건 마스크 1만장을 기탁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매출 감소에 따른 피해와 함께 충분한 마스크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소상공인들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마스크를 지원하기로 했다"며 "울산시민 모두가 이번 위기를 극복하고, 하루빨리 일상생활을 되찾을 수 있도록 현대중공업도 힘을 보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중공업그룹 조선부문 중간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24일 진행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난해 매출 15조1825억원, 영업이익 2901억원의 실적을 냈다고 발표했다.

비록 올 1분기 수주 실적은 좋지 못하지만 올해는 장미빛 전망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안에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세계 최고 조선 그룹으로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인공지능(AI)·빅데이터·사물인터넷(IoT)를 비롯한 4차산업혁명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화에 힘을 쏟고 있다. 선박의 실시간 운항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경로를 제안하는 '통합 스마트십 솔루션(ISS)'을 적용한 LNG운반선 수주와 함께 스마트조선소 고도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말 스마트 시대 성장 거점이 될 연구개발(R&D)센터 착공에도 들어갔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조선부문 수주목표를 159억100만달러, 해양플랜트 부문은 19억9000만달러로 잡았다.

권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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